가수 루시드폴(Lucid Fall, 조윤석)이 앨범 발매 소감을 밝혔다.
루시드폴은 오는 12일 두 번째 앰비언트 앨범 'Being-with'(비잉-위드)를 발매한다. 정규 10집 '목소리와 기타' 발매 이후 약 1년 만에 선보이는 앨범이다. 루시드폴은 발매 전 서울 한 갤러리에서 기자와 만나, 앨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루시드폴은 "앨범을 내야겠다고 생각해서 낸 앨범은 아니에요. 4년 전 '너와 나' 나올 때 스스로 과도기였어요. 싱어송라이터로서만 음악을 냈었죠"라고 운을 띄웠다.
그는 "노래를 만드는 루시드폴과 소리를 탐구하는 루시드폴은 자아적으로 갈라졌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1년에 한 번씩 음악을 내고 있죠. 거의 매일 음악적인 작업을 하고 있더라고요. 소리를 녹음한다거나 해가 뜨기 전에 음악 장비로 작업을 한다든지 말이죠"라고 이야기했다. 루시드폴은 "노래를 만드는 것은 꾸준히 할 수 있는 일은 아니에요. 비유하자면 육식동물이 먹이를 사냥하는 것과 마찬가지죠. 근데 소리를 만드는 작업은 초식 동물이 풀을 뜯는 것처럼 꾸준히 할 수 있어요"라고 미소 지었다.
변화하는 음악 작업 방식에 대한 고민도 엿들을 수 있었다. 루시드폴은 "저도 리스너의 입장이에요. 지금을 사는 한국 사람이기도 하죠. 다른 것은 모르겠고 음악을 만드는 입장에서 사람들이 어떤 음악을, 어떤 매력으로, 어떤 방식으로 듣고 있는가에 대해 고민을 해요"라고 밝혔다.
이어 "스피커로 듣던 시대의 음악이 있었어요. 요즘에는 몇 명이나 그렇게 들을까요. 대부분이 이어폰을 통해 노래를 듣겠죠. 방식이 완전히 달라지고 있는데 음악을 만드는 엔지니어의 입장에서 부모님 세대의 음악 듣는 방식의 사고를 갖고 계신 분도 계시더라구요"라고 했다.
그는 "입체 음악이라고 하죠. 어떻게 하면 가사를 잘 전할 수 있을까 고민해요. 이전에 옳다고 생각한 것이 요즘은 틀린다고 생각할 수 있잖아요. 지하철에서 노이즈 캔슬링 음악을 듣는데, 다이내믹 게이지가 넓은 음악을 만들면 안 들리는 소리가 더 많은 것처럼 말이죠"라고 설명했다.
또 "항상 고민인 것은 노래가 음악이냐는 질문이에요. 어떤 분은 맞고 어떤 분은 틀리시겠죠. 저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가사가 있기 때문이죠. 음악이 언어와 가장 먼 곳에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에요"라고 말했다. 루시드폴은 "노래는 음악 같으면서도 가장 음악 같지 않은 이질적인 느낌을 받았어요. 반대로 순수하게 청감적으로 사람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음악이 있어요. '소리 음악'이 어울리겠네요. 다르게 말씀드리면 가사에서 해방된 음악을 하고 싶다는 욕심이 항상 있었어요"라고 언급했다.
그는 "제가 음악 교육을 받은 사람은 아니에요. 가사가 붙는 음악은 내가 갈 길이 아니라는 생각했죠. 이런저런 계기로 이런저런 음악을 만들면서 소리가 음악이 되는 작업을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어요"라고 덧붙였다.
소리 음악을 통한 욕심도 드러냈다. 루시드폴은 "누군가에는 아니지만, 누군가에게는 의미가 있는 소리. 그런 경험을 드리고 싶어요. 가사가 있는 음악의 자아, 소리 음악으로 하는 자아. 이제는 투트랙으로 하는 사람이 된 거죠"라고 했다.
더불어 "이번에는 가장 비노래 음악으로 찾아왔어요. 앞으로도 계속 이런 방식으로 음악 작업을 하지 않을까 싶네요"라고 말했다. 새 앨범을 이루는 여덟 마디 모티프가 반복되며 변주되는 과정이 돋보이는 'Mindmirror'(마인드미러)를 시작으로 현악기 사운드를 길게 늘어뜨려 소리의 재탄생을 보여 주는 'Aviiir'(아비르), 바닷속 소리부터 재래시장에서 만난 사람들의 소리 등 다양한 소리가 모여 새로운 서사를 만들어내는 'Microcosmo'(미크로코즈모), 온화하고 따뜻한 분위기로 위로를 전하는 'Transcendence'(트렌센던스) 등 루시드폴의 섬세한 감각이 깃든 곡들이 수록된다.
타이틀곡 'Mater Dolorosa'는 공사장의 거친 소리를 모아 만든 음악이다. 루시드폴은 '고통받는 어머니'라는 제목의 의미처럼, 인간의 욕망으로 신음하는 지구, 그리고 함께 고통받는 모든 생명을 위한 연민과 연대의 메시지를 전하고자 한다.
'Being-with'는 루시드폴이 현존하는 다양한 소리를 재료 삼아 만든 다섯 편의 음악 모음집으로, 우리의 주변을 둘러싼 모든 것들과의 '공존'을 생각하게 한다. 세밀한 감성을 바탕으로 앰비언트계 독보적인 뮤지션으로 자리매김한 루시드폴은 공감각적인 사운드로 리스너들에게 여운을 선사할 예정이다.
윤준호 텐아시아 기자 delo410@tenasia.co.kr
루시드폴은 오는 12일 두 번째 앰비언트 앨범 'Being-with'(비잉-위드)를 발매한다. 정규 10집 '목소리와 기타' 발매 이후 약 1년 만에 선보이는 앨범이다. 루시드폴은 발매 전 서울 한 갤러리에서 기자와 만나, 앨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루시드폴은 "앨범을 내야겠다고 생각해서 낸 앨범은 아니에요. 4년 전 '너와 나' 나올 때 스스로 과도기였어요. 싱어송라이터로서만 음악을 냈었죠"라고 운을 띄웠다.
그는 "노래를 만드는 루시드폴과 소리를 탐구하는 루시드폴은 자아적으로 갈라졌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1년에 한 번씩 음악을 내고 있죠. 거의 매일 음악적인 작업을 하고 있더라고요. 소리를 녹음한다거나 해가 뜨기 전에 음악 장비로 작업을 한다든지 말이죠"라고 이야기했다. 루시드폴은 "노래를 만드는 것은 꾸준히 할 수 있는 일은 아니에요. 비유하자면 육식동물이 먹이를 사냥하는 것과 마찬가지죠. 근데 소리를 만드는 작업은 초식 동물이 풀을 뜯는 것처럼 꾸준히 할 수 있어요"라고 미소 지었다.
변화하는 음악 작업 방식에 대한 고민도 엿들을 수 있었다. 루시드폴은 "저도 리스너의 입장이에요. 지금을 사는 한국 사람이기도 하죠. 다른 것은 모르겠고 음악을 만드는 입장에서 사람들이 어떤 음악을, 어떤 매력으로, 어떤 방식으로 듣고 있는가에 대해 고민을 해요"라고 밝혔다.
이어 "스피커로 듣던 시대의 음악이 있었어요. 요즘에는 몇 명이나 그렇게 들을까요. 대부분이 이어폰을 통해 노래를 듣겠죠. 방식이 완전히 달라지고 있는데 음악을 만드는 엔지니어의 입장에서 부모님 세대의 음악 듣는 방식의 사고를 갖고 계신 분도 계시더라구요"라고 했다.
그는 "입체 음악이라고 하죠. 어떻게 하면 가사를 잘 전할 수 있을까 고민해요. 이전에 옳다고 생각한 것이 요즘은 틀린다고 생각할 수 있잖아요. 지하철에서 노이즈 캔슬링 음악을 듣는데, 다이내믹 게이지가 넓은 음악을 만들면 안 들리는 소리가 더 많은 것처럼 말이죠"라고 설명했다.
또 "항상 고민인 것은 노래가 음악이냐는 질문이에요. 어떤 분은 맞고 어떤 분은 틀리시겠죠. 저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가사가 있기 때문이죠. 음악이 언어와 가장 먼 곳에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에요"라고 말했다. 루시드폴은 "노래는 음악 같으면서도 가장 음악 같지 않은 이질적인 느낌을 받았어요. 반대로 순수하게 청감적으로 사람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음악이 있어요. '소리 음악'이 어울리겠네요. 다르게 말씀드리면 가사에서 해방된 음악을 하고 싶다는 욕심이 항상 있었어요"라고 언급했다.
그는 "제가 음악 교육을 받은 사람은 아니에요. 가사가 붙는 음악은 내가 갈 길이 아니라는 생각했죠. 이런저런 계기로 이런저런 음악을 만들면서 소리가 음악이 되는 작업을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어요"라고 덧붙였다.
소리 음악을 통한 욕심도 드러냈다. 루시드폴은 "누군가에는 아니지만, 누군가에게는 의미가 있는 소리. 그런 경험을 드리고 싶어요. 가사가 있는 음악의 자아, 소리 음악으로 하는 자아. 이제는 투트랙으로 하는 사람이 된 거죠"라고 했다.
더불어 "이번에는 가장 비노래 음악으로 찾아왔어요. 앞으로도 계속 이런 방식으로 음악 작업을 하지 않을까 싶네요"라고 말했다. 새 앨범을 이루는 여덟 마디 모티프가 반복되며 변주되는 과정이 돋보이는 'Mindmirror'(마인드미러)를 시작으로 현악기 사운드를 길게 늘어뜨려 소리의 재탄생을 보여 주는 'Aviiir'(아비르), 바닷속 소리부터 재래시장에서 만난 사람들의 소리 등 다양한 소리가 모여 새로운 서사를 만들어내는 'Microcosmo'(미크로코즈모), 온화하고 따뜻한 분위기로 위로를 전하는 'Transcendence'(트렌센던스) 등 루시드폴의 섬세한 감각이 깃든 곡들이 수록된다.
타이틀곡 'Mater Dolorosa'는 공사장의 거친 소리를 모아 만든 음악이다. 루시드폴은 '고통받는 어머니'라는 제목의 의미처럼, 인간의 욕망으로 신음하는 지구, 그리고 함께 고통받는 모든 생명을 위한 연민과 연대의 메시지를 전하고자 한다.
'Being-with'는 루시드폴이 현존하는 다양한 소리를 재료 삼아 만든 다섯 편의 음악 모음집으로, 우리의 주변을 둘러싼 모든 것들과의 '공존'을 생각하게 한다. 세밀한 감성을 바탕으로 앰비언트계 독보적인 뮤지션으로 자리매김한 루시드폴은 공감각적인 사운드로 리스너들에게 여운을 선사할 예정이다.
윤준호 텐아시아 기자 delo410@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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