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무, 김대호./사진제공=SBS, MBC
전현무, 김대호./사진제공=SBS, MBC
'예능 베테랑' 전현무도, '대세 예능인' 김대호도 트로트 열기를 꺾지는 못했다. MBC 예능 '나 혼자 산다' 멤버들의 집안싸움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다. '강심장' 브랜드만 가진 채 이도저도 아닌 정체성으로 재미를 잃은 SBS '강심장VS'와 뻔한 열애 리얼리티의 답습을 보인 MBC '솔로동창회 학연'이다.

전현무와 김대호는 지난 5일 동시간대 지상파 예능으로 맞붙었다. 전현무는 문세윤, 엄지윤, 조현아와 함께 '강심장VS' MC를 맡았고, 김대호는 이석훈, 유병재, 권은비 등과 함께 연애 프로그램 '학연' MC로 나섰다.
'강심장VS', '학연' 포스터./사진제공=SBS, MBC
'강심장VS', '학연' 포스터./사진제공=SBS, MBC
그러나 첫 회 성적은 기대이하였다. '강심장리그VS'는 2.0%로, 지난 시즌인 강호동, 이승기 진행의 '강심장리그' 최저 시청률인 2.2%보다도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학연'은 1.2%로, 바통을 이어준 '심야괴담회'의 평균 시청률인 2%대보다도 떨어졌다.

반면 동시간대 방송되는 트로트 예능들은 승승장구다. TV조선 '화요일은 밤이 좋아'는 3.3%로 지난주에 비해 0.8% 포인트 하락하기는 했지만, 지상파 예능보다도 높은 시청률을 보였다. MBN '현역가왕'은 2회 만에 6.8%에서 8.5%로 상승해 화요일 전체 예능 시청률 1위를 차지했다.

저조한 시청률을 보였던 자리에 들어왔다는 리스크 부담도 있지만, '강심장VS'과 '학연'이 좋지 않은 성적표를 받은 이유는 그만큼 시청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오지 않기 때문이다.
사진=SBS '강심장VS' 방송 화면.
사진=SBS '강심장VS' 방송 화면.
'강심장VS'는 기존의 '강심장'과 전혀 다른 구성을 택했다. 게스트끼리 토크 대결을 벌이고 투표를 통해 '강심장'을 선정하던 방식을 버리고 상반된 성향의 두 집단 연예인들이 토크를 벌이는 형식을 취했다. 첫 회 주제는 '입 짧은 녀석들 VS 입 터진 녀석들'이라는 주제로 대식가와 소식가 연예인들이 출연했다.

그러나 '소식좌'들의 이야기는 이미 나올 만큼 나온 뻔한 것들이었다. 몸무게 이야기, 얼만큼 적게 먹는지에 관한 내용이었다. 신기루, 이국주 역시 뚱뚱한 몸매로 인한 에피소드를 주저 없이 꺼내놨다. 찬반 토론이라고는 설정 아래 진행됐지만, 대결의 의미 자체가 거의 보이지 않았다. '강심장'이라는 프로그램 이름 역시 내용과 전혀 어울리지 않았다. '강심장'이라는 정체성도 잃고, 뻔한 극과 극 토론으로 재미마저 놓쳐버렸다.
사진=MBC '학연' 방송 화면.
사진=MBC '학연' 방송 화면.
'학연'은 학창시절 친구를 만나 사랑의 인연을 찾는 프로그램. '솔로지옥', '환승 연애' 등과 같은 연애 리얼리티지만, '학연'만의 매력적인 포인트를 찾기 힘들다. 학창시절 동창들의 사랑이라는 것이 차별점이지만, 이미 전 연인, 첫사랑 등을 다시 만나는 포맷들이 너무나도 많았기에 새로울 게 없었다. 김대호는 "7년 넘게 연애를 못했다"며 '학연'을 연애 세포 제세동기로 좀 활용하고 싶다는 의지를 보였지만, 아직 큰 활약을 보이진 못했다.

'강심장VS'와 '학연'은 이제 막 첫발을 뗐다. 시작은 저조했지만, 충분히 반등의 기회는 있다. 다만 시청자들을 사로잡을 만한 매력적인 포인트가 없는 지금, 강력한 한방 없이는 현재의 성적을 벗어나기 힘들 수 있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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