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아의 세심》
업타운, 13년 만의 가요계 귀환
박진영 "가장 사랑하는 1980년대 배경"
레트로 내세웠지만 MZ세대에게는 공감 어려
박진영, 업타운 / 사진=JYP엔터테인먼트, 티캐스크이엔티 제공
박진영, 업타운 / 사진=JYP엔터테인먼트, 티캐스크이엔티 제공
《김세아의 세심》
김세아 텐아시아 기자가 연예계 이슈를 '세'심하고, '심'도있게 파헤쳐봅니다.

패션부터 음악까지 2023년을 관통할 키워드는 단연 'Y2K(Year 2000)'다. 말 그대로 2000년대 감성이 대한민국은 물론 전세계를 강타했다. MZ세대에게도 레트로 바람이 분 지금, 수 많은 가수들이 '그 때 그 시절'을 추억하며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그룹 업타운이 오랜만의 귀환을 알렸다. 그 '업타운' 맞다. 업타운은 1일 정오 25주년 베스트 앨범 'Back II Analog(백 투 아날로그)'를 발매했다. 이는 업타운이 2010년 발매한 'Uptown 7 (Surprise!)(업타운 7(서프라이즈!)' 이후 13년 만에 발매하는 앨범이다.

13년 이라는 시간이 흐른 만큼 업타운은 원년 멤버 정연준을 비롯해 3대 여성 보컬 루비(Ru.B, 김보형)와 객원 멤버 베이빌론으로 새롭게 팀을 구축했다. 과거 객원보컬로 윤미래와 제시가 거쳐간 바. 이번 앨범에서는 아이돌 출신의 루비와 주로 힙합씬에서 피처링으로 이름을 알린 베이빌론이 합류하면서 2023년 버젼의 새로운 스타일을 시도한 것.
/ 사진 = 티캐스크이엔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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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이 합류한 이번 앨범에는 'My Style(마이 스타일)', '다시 만나줘' 그간의 업타운 곡을 리메이크한 곡들이 실렸다. 물론 신곡도 있다. 타이틀곡 'Back II Analog(백 투 아날로그)'는 아날로그적인 1980년대 소울펑크 콘셉트의 곡이다. 업타운 측은 "기존의 업타운 색깔을 유지하면서 랩보다 소울느낌의 멜로디 비중을 늘려 '쉽게 따라 부를 수 있는 음악'으로 변화를 모색했다"고 설명했다.

'백 투 아날로그'라는 제목처럼 노래에서는 '그 시절 감성'이 잔뜩 묻어난다. 1997년 데뷔해 대중적으로 사랑을 받았던 그 때 그 시절 함께했던 동년배들에게는 추억을 선사할 수 있는 곡이다.

다만 아직까지 음원 성적과 화제성 측면에서 아쉬움을 자아내고 있다. 발매 당일인 1일 오후 기준 멜론 차트 톱100과 핫100 모두 업타운의 이름을 찾기 어려웠다. 뮤직비디오 역시 1일 오후 기준 조회수 1000회가 되지 않는 미미한 성적을 기록했다.

물론 발매한 지 몇시간이 채 되지 않은 따끈따끈한 신곡인데다 13년 만의 귀환이기에 벌써부터 성적을 내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2010년 이후로 앨범을 발매하지 않았기에 현재 젊은 세대에게는 이들의 존재가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다.
/ 사진=JYP엔터테인먼트 제공
/ 사진=JYP엔터테인먼트 제공
이들과 비슷한 시기에 데뷔해 새롭게 레트로를 내세운 가수가 또 있다.

박진영은 지난 20일 새 디지털 싱글 '체인지드 맨'을 발매했다. 이는 지난해 개코가 피처링한 'Groove Back'(그루브 백) 이후 약 1년여 만에 선보이는 신곡이다. 박진영은 이번 신곡에 대해 "내가 너무 사랑하는 80년대를 배경으로 했다"라고 설명했다.

그가 가장 사랑하는 1980년대를 배경으로 했다는 뮤직비디오에는 원조 댄스 가수 김완선이 출연했다. 두 스타가 사랑에 빠졌다가 헤어진 뒤 시간이 흘러 다시 마주하는 상황을 묘사한 내용으로 1980년대와 2020년대를 오고 가는 설정이다.

말 그대로 박진영은 1980년대 그 자체를 다시 재현해냈다. 그는 "'체인지드 맨'의 신스팝 사운드가 가요 팬들에게 그 시절 향수와 신선함을 선사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박진영이 사랑하던 그때 그 시절의 감성은 대중들에게 어떻게 들렸을까.

전주에서부터 1980년대의 감성이 물씬 느껴지면서 중독적인 멜로디가 당시를 그리워하던 그의 동년배들의 향수를 자극했을지는 모르겠으나 적어도 '열풍'을 만들어내진 못한 모양새다. '체인지드 맨'은 1일 오후 기준 멜론 차트 핫 100과 톱 100 모두 차트인하지 못하며 아쉬움을 자아냈다.
/ 사진=JYP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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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타운과 박진영 모두 아날로그와 그 시절 감성을 추억하는 레트로를 내세웠지만, 추억 그 이상의 의미있는 성적을 거두진 못하고 있다. 같은 세대에게도 잠깐의 추억 여행 정도에 그쳤고, MZ세대에게는 '진짜 레트로'가 잘 먹히지 않고 있다. MZ세대로서는 이들이 데뷔한 시기부터 젊은 세대에게는 진입장벽으로 느껴졌을 수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업타운은 1997년, 박진영은 1993년에 데뷔했다. 이는 현재 Z세대(1990년대 중반에서 2000년대 초반에 태어난 세대)가 태어나기 전이다.

이들과 같은 시대를 살았던 세대는 그들의 바램대로 그 시절을 추억하는 매개체가 될 수 있었지만 비교적 젊은 2030세대와 Z세대에게서도 공감을 자아내긴 어려웠을 것. 지금 젊은 MZ세대가 원한 건 그야말로 '레트로 감성'이었다. 과거의 향수처럼 포장됐지만 세련된 그 무엇이다. 레트로 시뮬라르크(모방의 세계관)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진짜 레트로'를 내놨다. 이제 관건은 같은 세대에게도 이 컨셉이 먹혀 들지 여부다.

김세아 텐아시아 기자 haesmi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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