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유나의 오예≫
오늘, 주목할 만한 예능
'나는 솔로', 인기에 취해 놓치지 말아야 할 것
오늘, 주목할 만한 예능
'나는 솔로', 인기에 취해 놓치지 말아야 할 것
≪태유나의 오예≫
'콘텐츠 범람의 시대'. 어떤 걸 볼지 고민인 독자들에게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가 '예능 가이드'가 돼 드립니다. 예능계 핫이슈는 물론, 관전 포인트, 주요 인물,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낱낱히 파헤쳐 프로그램 시청에 재미를 더합니다.
"남규홍표 프로그램은 일단 재미있고 시간낭비는 없다. 밀도 높은 만족감과 중독성, 계속 즐겨주시라."
SBS Plus·ENA 예능 '나는 솔로' 남규홍 PD가 최근 기자들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스스로 밝힌 내용이다. '나는 솔로'의 제작 행태를 놓고 여러 문제제기가 나오자 이에 대해 자화자찬으로 답한 셈이다. '나는 솔로' 16기를 둘러싼 논란이 계속될수록 제작진만 신이 났다. 출연자들의 논란에 방관하고 관망하더니, 이제는 논란을 부추기기까지 한다. 16기 영숙이 '나는 솔로' 최대 빌런으로 꼽히고 있지만, 어쩌면 더한 빌런은 제작진이 아닐까. '나는 솔로' 16기 방송은 끝났지만, 여전히 출연자들의 이슈로 뜨겁다. 옥순은 영숙을 상대로 법적 대응을 예고했고,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16기 출연자간 나눈 카카오톡 대화가 연이어 공개됐다. 영숙은 옥순을 포함한 같은 기수의 다른 출연자들도 공개 저격, 차단하기에 이르렀다.
영숙의 폭주하는 '관종' 행보에 대중들도 피로감이 쌓이는 상황. 나영석 PD에게 유해진과의 예능 러브콜을 보내고, 돌연 전남편 사진을 공개하고, 의대생도 못 만나봤냐는 발언들로 스스로 논란을 만들어냈다.
덕분에 '나는 솔로'의 화제성과 시청률은 승승장구다. 16기는 끝났지만, 여전한 화력으로 관심은 17기로 자연스레 이어졌다. 17기 역시 '핑크 머리 의사', '게이 전남친', '2년 반 기다린 옥순' 등의 키워드로 주목 받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풀무질이 더 필요했던 걸까. '나는 솔로' 제작진은 유튜브 채널을 통해 16기 출연자 일부가 모여 최종회를 함께 시청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을 공개했다. 여기에는 현숙의 "솔로였으면 영호"라는 발언에 불편한 기색을 내비치며 자리를 박차는 영식의 모습이 적나라하게 담겼다.
방송이 끝난지 일주일이나 지난 시점에, 실제로 3개월 교제 후 이별한 커플이었던 현숙과 영식의 적나라한 감정을 비하인드 영상으로 풀어낼 필요가 있었는지는 의문이다. "정직하고 공정한 편집"이 원칙이라는 남규홍 PD는 이 모든 것까지 보여주는 게 정직하다고 생각한 걸까.
남 PD는 서면 인터뷰를 통해 "악플을 남기겠다면 제발 수준 높게 해주시라"고 했다. 그러면서 "순화 편집은 방향만 맞으면 한다"고도 했다. 내용이 부실하거나 왜곡되면 하지 않는다는 말을 덧붙이면서 말이다. 또 "16기 촬영을 마치고 10기의 기록과 인기를 뛰어넘지 않을까 예상했다"며 "16기의 인기와 기록은 또 깨질 것"이라고 확신했다. 악플 테러를 당하는 출연진에게 그저 "담대하게 견디시라"는 말 밖에 하지 못한다는 남 PD. 지금껏 출연자들의 논란에서 적극적으로 수습을 하려는 태도를 취한 적은 있었나 묻고 싶다. 순화 편집은커녕 악마의 편집으로 출연자들을 더욱 내몰았으니 말이다.
한 직장 커뮤니티에는 동종업계 관계자라는 사람이 남 PD의 제작행태를 놓고 "특수한 상황에서 극한의 감정이 몰아치게 만들고 사전에 주량을 물어 주취 상태에서 인터뷰를 한다"며 문제제기를 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자기 프로그램의 출연자에 대한 보호는 의무인데 보호는커녕 누구에게도 들키고 싶지 않을 최악의 모습을 플래시백에 자막으로까지 강조한다"고 비난했다. 이는 관계자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느낄 수 있는 남PD 스타일의 제작행태다. 실제 나는 솔로 방송에서도 출연자들은 술에 취한 상태에서 격한 감정을 내보였고 이는 여과없이 방송에 나갔다. 9년 전, 숱한 출연자 자질 논란을 불러왔던 '짝'이 촬영 중 출연자 사망이라는 사고로 폐지된 바 있다. '짝'은 남규홍 PD의 첫 연애 프로그램이다. 당시 피해자가 지인들과 나눈 대화로 인해 사망 원인이 강압적인 촬영 때문이라는 논란이 일기도 했지만, 수사 결과는 고인의 개인적 사정. 제작진에게 법적 책임은 없는걸로 최종 결론이 났다.
그러나 24시간 녹화되는 한정된 공간, 학벌과 외모 등으로 평가된 남녀들이 모여 감정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심각한 스트레스에 노출될 수 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사고의 원인과 상관없이 '짝' 폐지될 수 밖에 없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9년이 흐른 지금, '나는 솔로' 역시 위태로운 길을 걷고 있다. 출연자 논란은 점점 도를 넘어서고 있고, 이들을 향한 악플 역시 심각한 수위에 달했다. 출연자들의 논란을 앞장서서 막고 조처를 해야 하는 건 제작진의 몫이다. 욕하며 보는 '팝콘' 재미는 분명하다. 그러나 이것이 '독이 든 성배'는 아닐지 진지한 고민과 성찰이 필요할 때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콘텐츠 범람의 시대'. 어떤 걸 볼지 고민인 독자들에게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가 '예능 가이드'가 돼 드립니다. 예능계 핫이슈는 물론, 관전 포인트, 주요 인물,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낱낱히 파헤쳐 프로그램 시청에 재미를 더합니다.
"남규홍표 프로그램은 일단 재미있고 시간낭비는 없다. 밀도 높은 만족감과 중독성, 계속 즐겨주시라."
SBS Plus·ENA 예능 '나는 솔로' 남규홍 PD가 최근 기자들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스스로 밝힌 내용이다. '나는 솔로'의 제작 행태를 놓고 여러 문제제기가 나오자 이에 대해 자화자찬으로 답한 셈이다. '나는 솔로' 16기를 둘러싼 논란이 계속될수록 제작진만 신이 났다. 출연자들의 논란에 방관하고 관망하더니, 이제는 논란을 부추기기까지 한다. 16기 영숙이 '나는 솔로' 최대 빌런으로 꼽히고 있지만, 어쩌면 더한 빌런은 제작진이 아닐까. '나는 솔로' 16기 방송은 끝났지만, 여전히 출연자들의 이슈로 뜨겁다. 옥순은 영숙을 상대로 법적 대응을 예고했고,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16기 출연자간 나눈 카카오톡 대화가 연이어 공개됐다. 영숙은 옥순을 포함한 같은 기수의 다른 출연자들도 공개 저격, 차단하기에 이르렀다.
영숙의 폭주하는 '관종' 행보에 대중들도 피로감이 쌓이는 상황. 나영석 PD에게 유해진과의 예능 러브콜을 보내고, 돌연 전남편 사진을 공개하고, 의대생도 못 만나봤냐는 발언들로 스스로 논란을 만들어냈다.
덕분에 '나는 솔로'의 화제성과 시청률은 승승장구다. 16기는 끝났지만, 여전한 화력으로 관심은 17기로 자연스레 이어졌다. 17기 역시 '핑크 머리 의사', '게이 전남친', '2년 반 기다린 옥순' 등의 키워드로 주목 받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풀무질이 더 필요했던 걸까. '나는 솔로' 제작진은 유튜브 채널을 통해 16기 출연자 일부가 모여 최종회를 함께 시청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을 공개했다. 여기에는 현숙의 "솔로였으면 영호"라는 발언에 불편한 기색을 내비치며 자리를 박차는 영식의 모습이 적나라하게 담겼다.
방송이 끝난지 일주일이나 지난 시점에, 실제로 3개월 교제 후 이별한 커플이었던 현숙과 영식의 적나라한 감정을 비하인드 영상으로 풀어낼 필요가 있었는지는 의문이다. "정직하고 공정한 편집"이 원칙이라는 남규홍 PD는 이 모든 것까지 보여주는 게 정직하다고 생각한 걸까.
남 PD는 서면 인터뷰를 통해 "악플을 남기겠다면 제발 수준 높게 해주시라"고 했다. 그러면서 "순화 편집은 방향만 맞으면 한다"고도 했다. 내용이 부실하거나 왜곡되면 하지 않는다는 말을 덧붙이면서 말이다. 또 "16기 촬영을 마치고 10기의 기록과 인기를 뛰어넘지 않을까 예상했다"며 "16기의 인기와 기록은 또 깨질 것"이라고 확신했다. 악플 테러를 당하는 출연진에게 그저 "담대하게 견디시라"는 말 밖에 하지 못한다는 남 PD. 지금껏 출연자들의 논란에서 적극적으로 수습을 하려는 태도를 취한 적은 있었나 묻고 싶다. 순화 편집은커녕 악마의 편집으로 출연자들을 더욱 내몰았으니 말이다.
한 직장 커뮤니티에는 동종업계 관계자라는 사람이 남 PD의 제작행태를 놓고 "특수한 상황에서 극한의 감정이 몰아치게 만들고 사전에 주량을 물어 주취 상태에서 인터뷰를 한다"며 문제제기를 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자기 프로그램의 출연자에 대한 보호는 의무인데 보호는커녕 누구에게도 들키고 싶지 않을 최악의 모습을 플래시백에 자막으로까지 강조한다"고 비난했다. 이는 관계자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느낄 수 있는 남PD 스타일의 제작행태다. 실제 나는 솔로 방송에서도 출연자들은 술에 취한 상태에서 격한 감정을 내보였고 이는 여과없이 방송에 나갔다. 9년 전, 숱한 출연자 자질 논란을 불러왔던 '짝'이 촬영 중 출연자 사망이라는 사고로 폐지된 바 있다. '짝'은 남규홍 PD의 첫 연애 프로그램이다. 당시 피해자가 지인들과 나눈 대화로 인해 사망 원인이 강압적인 촬영 때문이라는 논란이 일기도 했지만, 수사 결과는 고인의 개인적 사정. 제작진에게 법적 책임은 없는걸로 최종 결론이 났다.
그러나 24시간 녹화되는 한정된 공간, 학벌과 외모 등으로 평가된 남녀들이 모여 감정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심각한 스트레스에 노출될 수 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사고의 원인과 상관없이 '짝' 폐지될 수 밖에 없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9년이 흐른 지금, '나는 솔로' 역시 위태로운 길을 걷고 있다. 출연자 논란은 점점 도를 넘어서고 있고, 이들을 향한 악플 역시 심각한 수위에 달했다. 출연자들의 논란을 앞장서서 막고 조처를 해야 하는 건 제작진의 몫이다. 욕하며 보는 '팝콘' 재미는 분명하다. 그러나 이것이 '독이 든 성배'는 아닐지 진지한 고민과 성찰이 필요할 때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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