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해,남궁민,진선규./사진=텐아시아DB
한해,남궁민,진선규./사진=텐아시아DB
봄날을 맞이하기까지 긴 시간이 걸렸다. 지금은 사랑받는 스타지만, 누구나 그렇듯 무명 시절을 겪었다. 들어오는 일이 없으니 소득도 없어 생활고를 겪는 일이 부지기수. 이때 당한 설움은 아직 선명하다.

래퍼 한해는 현재 브랜뉴뮤직의 비등기 이사로 재직 중이다. 다만 그도 고시원 생활을 떠올리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13일 방송된 KBS2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에 출연한 한해는 "브랜뉴 처음 들어올 때가 생각난다"며 "고시원에서 생활할 때 하루는 너무 이상한 냄새가 났다. 일주일이 지나고, 열흘이 지나도 나더라"라고 밝혔다.
./ 사진=KBS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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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취의 원인은 옆방에 살던 사람이 죽어서 나는 것이었다. 한해는 "더 비참한 건 그걸 알고도 돈이 없어서 다른 곳으로 이사 갈 수가 없었다. 고시원 주인이 그나마 비어있는 방 중에 조금 떨어진 방으로 배정해줬다"고 털어놨다.

한해는 현재 예능을 비롯해 여러 가수와 협업해 앨범도 발매하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여기까지 오기에 우여곡절이 많았다. 그는 본래 그룹 블락비로 데뷔할 예정이었으나, 무산되고 팬텀으로 연예계 첫발을 내디뎠다.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고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그러다 Mnet 서바이벌 프로그램 '쇼미더머니'에 출연해 대중에게 이름을 알리고 랩 실력도 인정받았다.

열심히 달려온 한해는 최근 무대출로 한강뷰 아파트에 입성했다. 반지하, 고시원, 원룸을 전전하다 10년 만에 얻은 집이다. 그는 "버는 족족 저금하고 연금도 들면서 열심히 모았다. 처음으로 저축 통장을 다 털어서 대출 없이 아파트에 입성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사진=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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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이 없어 절망했던 이도 있다. 영화 범죄도시로 인생 역전한 배우 진선규의 무명 시절은 무려 13년이다. '범죄도시'를 거쳐 '극한직업', '승리호', '공조2', 드라마 '경이로운 소문2'등 신스틸러로 눈도장 찍으며 꽃길을 걷고 있는 그에게도 극심한 생활고를 겪었던 과거가 있다.

진선규가 극단 활동 당시 월급은 30만원뿐이었다. 선배 집에 얹혀살며 아르바이트로 홀로 생활을 이어온 그가 결혼하니 더욱 가혹한 현실이 기다리고 있었다. tvN 예능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한 진선규는 "카드도 끊겨봤다. 한번은 쌀이 떨어진 적도 있었는데 진짜로 쌀독을 보니 쌀이 없었다. 쌀이 떨어진다는 걸 인지 못 하는 세대 아니냐"라고 이야기했다.
./사진=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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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행 보증 배우 남궁민은 무명 시절 욕받이였다고. 그는 촬영장에서 무시와 핍박은 기본, 말도 안 되는 대우를 받았다. 남궁민이 예를 들어 설명한 상황은 이렇다. 현장에서 바람이 불어 조명대가 쓰러져도 아무런 잘못이 없는 남궁민이 혼나야 했다. 그는 "야 이 XX야. 너 때문에 지금’이라고 하더라. 모든 NG의 근원 요소는 저였다. 그때 제가 ‘죄송합니다. 잘못했습니다. 다시 하겠습니다’ 이 세 가지 말을 맨날 큰소리로 하니 항상 제가 타깃이었다"라고 당시 설움을 전했다.

힘들었던 상황을 버틸 수 있었던 건 오로지 연기에 대한 열정이었다. 욕을 먹으면서도 연기를 하니 집에 돌아갈 때마다 행복했다고 한다. 유재석도 그의 이야기를 듣고 "나 같으면 현장에서 눈물이 펑펑 날 것 같은데, 정신력이 대단하다"고 감탄했다.

고생 끝에 낙이 온다고 했다. 결국 한 우물만 판 이들은 모두에게 사랑받는 스타가 됐다. 긴 무명 시절을 버틴 만큼 꽃길도 오래도록 걷길 바라는 팬들이 많다.

김서윤 텐아시아 기자 seogug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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