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든 건 다 잊었어요"…우려 사라진 '잼버리 K팝 콘서트' [TEN르포]
"몸은 무거워도 마음은 가벼워요. 세계 각지에서 만난 좋은 친구들과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낸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제 눈으로 좋아하는 연예인들을 본다니 설레기도 하고요"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가 11일 폐영식과 ‘K팝 슈퍼 라이브’를 끝으로 막을 내린다. 이날 오후 2시부터 전국에 흩어져 있던 잼버리 대원들이 서울월드컵경기장으로 모이기 시작했다.

대원들의 표정은 밝았다. 이들은 흐릿한 날씨와 습한 온도에도 들뜬 마음으로 행사장을 밟았다. K팝 스타들의 무대를 직접 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내리는 빗물은 오히려 그간의 고생을 씻겨 내리는 듯 했다.

잼버리 K팝 콘서트는 개최 당일 전날까지만 해도 여러 이슈를 낳았다. 태풍 '카눈'의 영향으로 갑작스럽게 개최 장소가 바뀌거나 콘서트 출연 라인업이 변경되는 등 행사의 성공적인 마무리가 불투명한 상황이었다.
"힘든 건 다 잊었어요"…우려 사라진 '잼버리 K팝 콘서트' [TEN르포]
습하고 더운 날씨도 한몫했다. 8개 도시에서 모여든 대원들의 체력이 걱정되는 순간이었다. 다만, 모든 우려는 대원들의 밝은 표정으로 해소됐다. 서울월드컵경기장 앞 각국의 대원들은 깃발을 들고 행진했다. 박수와 힘찬 함성, 노랫소리가 이곳저곳에서 터져 나왔다.

모여든 취재진을 향해 밝게 웃는 이가 있는가 하면, 카메라 앞에서 포즈를 취하는 이도 있었다. 대원들 상당수가 10대다. 미숙한 축제 진행을 꼬집기보다는 잼버리 축제가 끝난다는 아쉬움, K팝 콘서트에 대한 기대감뿐이었다.

일본에서 왔다는 히카리(14) 양은 "어렸을 적부터 한국에 오고 싶었어요. 저에게는 특별한 시간이었죠. 함께한 대원들, 행사를 진행해주신 분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어요"라며 미소 지었다.

한국 국적의 김수정(가명·15) 양은 "외부에서 축제에 대해 부정적인 이야기가 많았잖아요. 사실 그런 느낌은 많이 없었어요. 다들 행복하게 축제를 즐긴 것 같아요. 또 콘서트도 하잖아요. 정말 설레고 좋아요"라고 이야기했다.
"힘든 건 다 잊었어요"…우려 사라진 '잼버리 K팝 콘서트' [TEN르포]
물론, 행사 전반의 환경적 요소를 지적하는 이도 있었다. 폴란드에서 온 나탈리아(16) 양은 "진짜 날씨가 너무 습해요. 전라도에서 올라왔는 데 5시간은 걸린 것 같아요. 행사 마지막까지 제 몸이 잘 버텼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했다. 또한 한 대구스카우트연맹 소속 50대 봉사 요원도 "경기장에서 콘서트를 하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 현지 야영장에서 다양한 경험을 하는 게 참 중요해요"며 "그런 점이 아쉬워요"라고 밝혔다.

행사의 마지막 순간인 만큼, 경기장 안팎으로 삼엄한 경비가 눈에 띄었다. 경찰 600명이 인파 관리와 질서 유지를 담당한다. 소방 인력 200명과 의료진 40명도 배치됐다. 여기에 장갑차와 MP5 기관단총을 소지한 경찰특공대가 경계 근무 중이다. 경기장 내 주차장에는 중앙119구조본부 소속의 수송 차량과 화재 진압용 소방차, 특수구조단 소속의 구급차들 집결돼 있었다.

지난 1일 개막한 새만금 잼버리는 오늘(11일)을 끝으로 막을 내린다. 오후 5시 30분부터는 폐영식을, 이어 오후 7시에는 두 시간 동안 콘서트를 진행한다. 이날 공연에는 아이브와 뉴진스, NCT드림, 마마무, 몬스타엑스 유닛인 셔누·형원, 강다니엘, 더보이즈, 있지, 제로베이스원, 권은비, 조유리, 홀리뱅, 싸이커스, 피원하모니, 리베란테, ATBO, 카드, 프로미스나인, 더뉴식스 등 총 19개 팀이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윤준호 텐아시아 기자 delo410@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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