숏코미디 유튜브 채널 '내얘기' 정찬민♥임수현 부부 단독 인터뷰
정찬민·임수현 부부.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정찬민·임수현 부부.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유튜버 정찬민·임수현 부부가 커버곡 콘텐츠는 수익 창출이 되지 않게 설정해 뒀다고 밝혔다.

최근 서울 중림동 텐아시아 사옥에서 유튜버로 활약하고 있는 개그맨 정찬민, 연극배우 임수현 부부를 만났다. 지난해 4월 결혼한 두 사람은 부부 숏코미디를 주제로 한 유튜브 채널 '내얘기'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4월 15일 개설된 이 채널은 현재 구독자 17만 명을 넘겼다.

두 사람의 콘텐츠 주제는 결혼 생활이다. 스쳐지나가는 일상의 작은 순간들을 캐치해 콩트식으로 만든 영상은 많은 이들의 공감을 자아낸다. 스케치 코미디 영상을 주로 만들었던 두 사람은 최근 커버곡 콘텐츠도 시작했다. 결혼 생활을 주제로 '사건의 지평선', '올포유', '디토' 등을 개사한 콘텐츠는 가사뿐만 아니라 실제 결혼 생활과 '싱크로율'이 높아 인기를 끌고 있다.

정찬민은 "제가 새로운 콘텐츠를 생각하던 중 수현이에게 '뭘 할까' 물었더니 '노래를 해보는 게 어떠냐'더라. 저도 음악 만드는 걸 좋아하고 수현이도 음악을 좋아한다. '개사해서 해보자'고 하길래 '그게 뭐가 재밌냐. 20년 전에 개그맨들이 개사해서 연말 무대 공연을 하는 것도 아니고'라고 핀잔을 줬다. 그런데 한편으론 수현이가 이 정도까지 추천하는 걸 보면 되려나 싶었다. 수현이가 감이 좋다. 실패하면 과감히 버리면 되지 않겠나 싶었다"고 밝혔다.

첫 개사 영상은 '올포유'로, 설날 에피소드를 담은 '설포유'였다. 정찬민은 "그걸 올리고 주위에서 연락을 엄청 받았다. DM도 많이 받았다. 다른 데서도 많이 퍼갔는데, 다른 스케치 코미디 영상들보다 조회수가 훨씬 올라갔다. 친구들도 연락와서 웃기다고 하더라. 구독자가 많이 늘었다"고 말했다.

임수현의 뛰어난 가창력과 청아한 목소리, 아름다운 비주얼에 구독자들의 칭찬 댓글이 쏟아지기도 한다. 임수현은 "노래 부르는 걸 좋아한다. 원래 꿈은 뮤지컬 배우였는데, 그만큼의 노래 실력이 안 된다"며 쑥스러워했다. 정찬민은 "이 채널 하면서 자괴감이 든다. 내가 개그맨이고 내가 더 연출하는데 인기는 수현이가 있다. 다들 예쁘고 노래도 잘한다고 칭찬한다"며 질투했다. 임수현은 "오빠가 보컬 레슨을 받으려고 알아보고 있다. 상담도 받았다"며 웃었다.

정찬민은 "피부관리도 받을 거다. 결혼 전 라이벌은 저 자신이었는데, 결혼하니 라이벌이 수현이가 됐다"며 아내에게 경쟁의식을 드러냈다. 이어 "윤형빈, 정경미 부부도 마찬가지일 거다"며 동료 개그맨 부부를 언급해 웃음을 더했다.

임수현의 능청스럽고 실감나는 연기에 연극배우인 그를 개그우먼으로 오해하는 이들도 많다. 임수현은 "개그우먼이라고 오해를 많이 받는다. 그럴 때마다 오빠가 '네, 맞아요' 해버린다"며 웃었다. 정찬민은 "수현이가 개그우먼 친구도 많고 성향이나 순발력, 센스도 개그우먼을 능가한다. 본능적으로 웃음 포인트를 찾는다. 전형적으로 개그우먼을 해야 하는 사람"이라며 임수현의 개그감을 치켜세웠다. 그러면서 "개그계에서는 가요계 JYP보다 제가 안목이 좋다. 수현이는 '개그우먼 신내림'을 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임수현은 "개그우먼들을 높게 평가한다. 나는 그 정도의 능력이 없는데 이렇게 얘길 하니 당황스럽기도 하다. 괜히 사칭하는 것 같다"며 웃었다.

연출, 편집, 개사는 누가 담당하고 있을까. 정찬민은 "스케치 코미디의 경우 편집은 해주는 분이 계신데 커버곡 영상은 연출, 촬영, 편집 다 제가 한다. 가사는 둘이 같이 쓴다. 6대 4의 비율 정도다. 개그를 짤 때와 비슷하다. 웃긴 게 나오면 계속 수정하고 말맛이 돋보이게 제가 마무리한다. 그렇게 한 곡이 '불법 개사' 되어 나온다"고 말했다.

저작권 문제는 없냐고 묻자 정찬민은 "혹시나 싶어 수익 창출을 막아뒀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커버곡 콘텐츠를 시작하면서 수익은 오히려 줄었다"고 털어놔 폭소를 안겼다. 임수현도 "커버곡 콘텐츠 만들 때 비용이 많이 들어간다. 스케치 코미디로 번 돈을 거기 투자하고 거기서 써버리게 된다. 부자가 될 수 없는 구조가 계속된다"고 거들어 웃음을 더했다.

브루노 마스의 'Leave the door open'을 개사한 영상 콘텐츠에는 100만 원이 들어갔다고 한다. 정찬민은 "주변에서 우스갯소리로 커버곡 콘텐츠 만들려고 스케치 코미디 한다더라. 취미 생활을 위해서 스케치 코미디 영상을 만든다고 하더라"며 웃었다. 그러면서도 "100만 원 이상의 가치를 얻었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퀄리티 좋다는 칭찬을 많이 하더라"며 뿌듯해했다. 이어 "채널에 올라가는 영상도 필모그래피라고 생각한다. 지금은 어떤 이유로 뜨지 않더라도 나중에 인정 받을 거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주식처럼 계속 조회수 확인을 한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뉴진스의 '디토'를 커버한 영상은 여성 구독자들에게 특히 인기가 있다고 한다. 정찬민은 "얼마 전에 길을 가는데 한 어머니와 딸이 그걸 보고 있더라. 제가 앞에 있는 줄도 모르고 말이다. 딸이 엄마에게 '부부 디토야'라면서 모녀가 보며 깔깔 대고 웃는데 뿌듯하더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뉴진스에게는 죄송하다. 멋진 그룹인데 폐를 끼친 건 아닌지 모르겠다. 사람들이 '디토'를 듣는데 자꾸 우리가 개사한 게 떠오른다더라"고 덧붙였다.

정찬민은 "음악 콘텐츠는 준비할 때부터 설렌다. 한번은 '내가 미친놈 같다' 생각이 든 게, 보통 촬영하고 나면 '이젠 편집해야 하는데'라며 피곤하다고 생각돼야 하는데, 나는 촬영하고 집 가는 길이 너무 설레는 거다. '집 가서 빨리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품이 완성돼 갈 때 짜릿하지 않나"라며 행복한 표정을 지었다. 임수현은 못 말리겠다는 듯 고개를 가로저어 웃음을 안겼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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