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원의 까까오톡》
'힘쓰는 예능' 무더기 등장
'헛심' 쓰다 처참한 시청률
'대결'에만 초점 맞춘 실수
'힘쓰는 예능' 무더기 등장
'헛심' 쓰다 처참한 시청률
'대결'에만 초점 맞춘 실수
《김지원의 까까오톡》
'까놓고, 까칠하게 하는 오늘의 이야기'.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가 연예·방송계 이슈를 까다로운 시선으로 신랄하게 비판합니다.
힘쓰러 나왔는데 제대로 된 힘은 발휘하지도 못하고 고꾸라지고 있다. 최근 쏟아져 나오고 있는 씨름, 팔씨름 등을 소재로 한 '힘 쓰는 예능'들의 이야기다. 시청자들은 '힘쓰는 데' 무관심한데 제작진만 의욕이 앞서 '애먼 짓'을 하고 있다.
지난 25일 첫 방송된 JTBC 새 예능 '오버더톱'은 전국의 팔씨름 고수들이 모여 오직 팔 힘 하나로 대한민국 팔씨름 최강자를 가리는 국내 최초 팔씨름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다. '싱어게인-무명가수전', '투유 프로젝트-슈가맨', '효리네 민박' 등 JTBC 대표 프로그램을 제작한 윤현준 CP가 기획을, 박성환 PD가 연출을 맡았다.
첫 방송에서 참가자들은 일반부, 학생부, 운동선수부, 연예셀럽부로 나눠 본선 진출 대결을 벌였다. 연예셀러부로는 문세윤, 김재원, 하제용, 장경호 등이 출연했다. 레슬링, 투포환, 카누, 럭비, 유도, 스키, 격투기 등 운동선수들도 팔씨름 대결에 참가했다. 뿐만 아니라 육가공업, 수의사, 배관공, 유치원 선생님, 소방관 바리스타, 성악가 등 22세부터 58세까지 다양한 직군의 일반인 참가자들이 등장했다.
참가자들은 다채로운 반면 방송은 다소 단조로웠다. '팔씨름하는 그림'만 반복됐기 때문. 건장한 체구의 남성들이 맞붙는 장면뿐이었기에 제작진은 참가자들의 '사연'으로 스토리를 해소해나가고자 했으나 이 역시 빈약해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기엔 부족했다. 게다가 아마추어와 프로가 함께 대결하는 방식은 형평성에 어긋났다는 반응을 불러왔다. 한국 팔씨름 랭킹 1위인 대학생 지현민 씨가 학생부로 참가했기 때문.
첫 방송 전 진행된 제작발표회에서 '서포터즈' 이진호는 "JTBC에 '오버더톱' 포스터들이 걸려있는데, 강호동 형님이 지나가다가 보더니 재밌냐고 묻더라. 재밌을 것 같다고 했더니 본인이 나가면 되겠다고 해서 절대 안 된다고 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강호동, 마동석 형님이 와도 호락호락하지는 않을 것 같다"며 '힘'에 초점을 맞춘 모습을 보였다. MC 전현무는 “체급도 의미가 없다. 서사도 너무 탄탄하다. 예전에 즐겨 읽었던 무협지를 다시 읽는 느낌이다. 이건 또 하나의 새로운 세계”라고 했지만 아직까지는 그 자신감의 이유를 찾기 어려웠다. tvN STORY·ENA는 '오버더톱'보다 앞서 힘 쓰는 예능 '씨름의 제왕'을 선보였다. '씨름의 여왕' 스핀오프 격인 '씨름의 제왕'은 김동현, 줄리엔 강, 모태범, 황충원, 최영재, 강재준, 샘 해밍턴 등 참가자들이 천하장사 타이틀을 두고 격돌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 '씨름의 제왕'은 0% 시청률을 근근이 이어가고 있는 상황. '힘 겨루기'에만 집중한 나머지 예능성을 잃고 그야말로 '씨름 대결'로만 전락한 것이 시청자들의 관심에서 멀어진 이유다.
피구 대결을 벌이는 채널A '강철볼-피구전쟁'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강철부대' 시리즈 출연진이 피구에 도전하는 예능. 치열한 경쟁을 벌여 소수의 최정예선수만이 팀 강철볼의 자리에 앉게 되는 과정을 담는다. '강철부대'는 특수부대 출신 예비역들이 극한의 미션을 수행해내는 과정을 통해 '인간 승리'의 모습을 보여주며 큰 인기를 끌었다. 출연진은 같지만 '강철부대'는 '메가 히트'를 친 반면 '강철볼-피구전쟁'은 시청률이 0%까지 떨어졌다. 출연진이 흘린 땀방울이 무색하게 '힘만 쓰는 모습'에 초점을 맞춘 연출이 시청자의 호응을 얻지 못했기 때문이다.
대결을 하고 싶다면 스포츠 예능이 아닌 스포츠 경기를 하면 된다. 시청자들이 원하고 필요로 하는 것은 단순한 힘 겨루기와 승자와 패자 가르기가 아니다. 스포츠의 박진감과 예능의 재미, 여기에 참가자들 각자만이 가진 사연이 줄 감동까지, 불필요한 데 힘을 쓰기보다 적절한 균형점을 찾아야 할 때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까놓고, 까칠하게 하는 오늘의 이야기'.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가 연예·방송계 이슈를 까다로운 시선으로 신랄하게 비판합니다.
힘쓰러 나왔는데 제대로 된 힘은 발휘하지도 못하고 고꾸라지고 있다. 최근 쏟아져 나오고 있는 씨름, 팔씨름 등을 소재로 한 '힘 쓰는 예능'들의 이야기다. 시청자들은 '힘쓰는 데' 무관심한데 제작진만 의욕이 앞서 '애먼 짓'을 하고 있다.
지난 25일 첫 방송된 JTBC 새 예능 '오버더톱'은 전국의 팔씨름 고수들이 모여 오직 팔 힘 하나로 대한민국 팔씨름 최강자를 가리는 국내 최초 팔씨름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다. '싱어게인-무명가수전', '투유 프로젝트-슈가맨', '효리네 민박' 등 JTBC 대표 프로그램을 제작한 윤현준 CP가 기획을, 박성환 PD가 연출을 맡았다.
첫 방송에서 참가자들은 일반부, 학생부, 운동선수부, 연예셀럽부로 나눠 본선 진출 대결을 벌였다. 연예셀러부로는 문세윤, 김재원, 하제용, 장경호 등이 출연했다. 레슬링, 투포환, 카누, 럭비, 유도, 스키, 격투기 등 운동선수들도 팔씨름 대결에 참가했다. 뿐만 아니라 육가공업, 수의사, 배관공, 유치원 선생님, 소방관 바리스타, 성악가 등 22세부터 58세까지 다양한 직군의 일반인 참가자들이 등장했다.
참가자들은 다채로운 반면 방송은 다소 단조로웠다. '팔씨름하는 그림'만 반복됐기 때문. 건장한 체구의 남성들이 맞붙는 장면뿐이었기에 제작진은 참가자들의 '사연'으로 스토리를 해소해나가고자 했으나 이 역시 빈약해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기엔 부족했다. 게다가 아마추어와 프로가 함께 대결하는 방식은 형평성에 어긋났다는 반응을 불러왔다. 한국 팔씨름 랭킹 1위인 대학생 지현민 씨가 학생부로 참가했기 때문.
첫 방송 전 진행된 제작발표회에서 '서포터즈' 이진호는 "JTBC에 '오버더톱' 포스터들이 걸려있는데, 강호동 형님이 지나가다가 보더니 재밌냐고 묻더라. 재밌을 것 같다고 했더니 본인이 나가면 되겠다고 해서 절대 안 된다고 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강호동, 마동석 형님이 와도 호락호락하지는 않을 것 같다"며 '힘'에 초점을 맞춘 모습을 보였다. MC 전현무는 “체급도 의미가 없다. 서사도 너무 탄탄하다. 예전에 즐겨 읽었던 무협지를 다시 읽는 느낌이다. 이건 또 하나의 새로운 세계”라고 했지만 아직까지는 그 자신감의 이유를 찾기 어려웠다. tvN STORY·ENA는 '오버더톱'보다 앞서 힘 쓰는 예능 '씨름의 제왕'을 선보였다. '씨름의 여왕' 스핀오프 격인 '씨름의 제왕'은 김동현, 줄리엔 강, 모태범, 황충원, 최영재, 강재준, 샘 해밍턴 등 참가자들이 천하장사 타이틀을 두고 격돌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 '씨름의 제왕'은 0% 시청률을 근근이 이어가고 있는 상황. '힘 겨루기'에만 집중한 나머지 예능성을 잃고 그야말로 '씨름 대결'로만 전락한 것이 시청자들의 관심에서 멀어진 이유다.
피구 대결을 벌이는 채널A '강철볼-피구전쟁'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강철부대' 시리즈 출연진이 피구에 도전하는 예능. 치열한 경쟁을 벌여 소수의 최정예선수만이 팀 강철볼의 자리에 앉게 되는 과정을 담는다. '강철부대'는 특수부대 출신 예비역들이 극한의 미션을 수행해내는 과정을 통해 '인간 승리'의 모습을 보여주며 큰 인기를 끌었다. 출연진은 같지만 '강철부대'는 '메가 히트'를 친 반면 '강철볼-피구전쟁'은 시청률이 0%까지 떨어졌다. 출연진이 흘린 땀방울이 무색하게 '힘만 쓰는 모습'에 초점을 맞춘 연출이 시청자의 호응을 얻지 못했기 때문이다.
대결을 하고 싶다면 스포츠 예능이 아닌 스포츠 경기를 하면 된다. 시청자들이 원하고 필요로 하는 것은 단순한 힘 겨루기와 승자와 패자 가르기가 아니다. 스포츠의 박진감과 예능의 재미, 여기에 참가자들 각자만이 가진 사연이 줄 감동까지, 불필요한 데 힘을 쓰기보다 적절한 균형점을 찾아야 할 때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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