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가 화려한 닻을 올렸다.
5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우동 영화의 전당에서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이 열렸다. 사회는 류준열, 전여빈이 맡았다.
코로나19 여파로 축소됐던 부산국제영화제의 분위기는 달라졌다. 3년 만에 완전 정상화를 선언한 것. 관객은 사회적 거리 두기 없이 좌석을 가득 채웠다.
사회를 맡은 MC 류준열은 과거 혼자서라도 부산국제영화제를 방문하기도 했다고. 그는 "영화제가 배우에게 얼마나 큰 힘이 될 수 있는지 그때가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관객 앞에 서니까 마음이 웅장해진다. 이번 영화제는 팬데믹을 딛고 3년 만에 정상적으로 개최된다. 영화를 극장에서 보는 즐거움을 오랜만에 느낄 기회가 될 것"이라며 "여러분이 추앙할 영화를 찾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전여빈은 "'죄 많은 소녀'로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관객과 만나고 좋은 평가를 받으면서 '내가 배우가 되기를 참 잘했다'고 느낀 점도 있다. 더 나아가 '참 괜찮은 배우가 되고 싶다'는 소망까지도 품게 됐다"고 했다.
또한 전여빈은 "지난 3년간 팬데믹 때문에 많은 관객을 만날 수 없어서 안타까웠다. 올해는 모두 만나게 돼 정말 기쁘다. 영화의 전당 야외극장을 꽉 채워준 여러분의 모습이 감격적이다"고 전했다.
개막과 함께 올해 5월 세상을 떠난 배우 고 강수연을 추모하는 시간도 마련됐다. 피아니스트 김정훈의 연주에 맞춰 고인의 출연작과 함께 활동 모습이 공개됐다. 또한 올해 아시아 영화인상 수상자인 양조위가 무대 위에서 트로피를 받았다.
아시아 영화인상은 매해 아시아영화 산업과 문화 발전에 있어 가장 두드러지게 활동을 보인 아시아 영화인 또는 단체에 수여하는 상. 특히 평소 양조위의 팬이라고 밝혔던 한예리가 시상을 맡아 눈길을 끌었다.
시상에 앞서 한예리는 "영화는 제게 다양한 경험을 하게 해줬다. 저는 스크린 속에서 무해한 얼굴에 고독하고 처연한 눈빛을 가진 한 배우를 오래도록 존경하고 흠모해왔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말하지 않는 순간에도 끊임없이 관객에게 이야기를 건넨다. 그의 몸짓은 여백을 남겨두는 동시에 헤아릴 수 없는 크기의 슬픔을 연기한다"고 덧붙였다.
그뿐만 아니라 한예리는 "수많은 인생을 투과한 스크린 속 그는 언제나 온전하게 아름답고 강인한 배우였다. 저는 그의 연기 앞에서 늘 가장 순수한 관객이 되고, 닮고 싶은 면모들을 기쁘게 발견하는 동료가 된다. 오늘 이 자리에서 제가 가장 흠모하는 위대한 배우를 이야기할 수 있어 영광"이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양조위는 "영광스러운 상을 주셔서 감사하다. 한국 팬을 다시 만날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 올해도 성공적인 영화제가 되기를 기원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개막작은 이란 하디 모하게흐 감독의 '바람의 향기'다. '바람의 향기'는 이란의 외딴 시골 마을에 하반신 장애가 있는 남자가 전신 마비 아들을 간호하며 살아가는 이야기다. 연출을 맡은 하디 모하게흐 감독은 2015년 영화 '아야즈의 통곡'으로 부산국제영화제 뉴 커런츠 상, 국제영화비평가연맹 상을 받았다.
한편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이날 개막해 오는 14일까지 열린다. 공식 초청작 71개국 243편을 비롯해 '커뮤니티 비프' 111편 등 총 354편을 상영한다.
강민경 텐아시아 기자 kkk39@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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