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빈의 연중일기≫
우빈 텐아시아 기자가 연예계의 기록을 다시 씁니다. 화제가 되는 이슈를 분석해 어제의 이야기를 오늘의 기록으로 남깁니다.
'여배우' 혹은 '여가수' 키워드는 어떠한 형태로든 이슈가 된다.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주체가 여성 연예인이라면 길가의 돌멩이처럼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인다.
여성 연예인의 사건이 사생활과 관련됐다면 루머 전파 속도는 더 빨라진다. 사실관계는 중요치 않다. 주어진 단서만 얼추 맞으면 마치 진실인 것처럼 말한다. 단물 빠진 껌처럼 씹다 뱉으면 그만인 가십거리이기에 항변권도 허락되지 않는다.
생각 없이 뱉은 껌은 수많은 고통을 남긴다. 루머 당사자, 연예인의 가족, 연예인의 팬들과 소속사 직원까지 고스란히 피해를 본다. 하도 검색을 하느라 자동완성이 된 검색어는 끝까지 괴롭게 한다.
카더라의 대부분은 한쪽의 일방적인 주장 또는 제보에만 의존한다. 반론도 쉽지 않다. 지저분한 카더라라면 반박하더라도 잃는 게 많아 그저 조용히 지나가거나 루머 유포자를 고소하는 방법 뿐이다.
최근에도 이런 사건이 발생했다. 키워드는 '50대 여배우 불륜' 또는 '50대 여배우 혼인빙자'다. 비연예인 남성인 오 씨는 50대 여배우 A씨와 불륜관계였다고 주장하면서 A씨를 혼인빙자·특수협박 혐의로 고소했다.
오 씨는 A씨에게 아이 교육비, 골프 비용 등을 부담하고 차도 사줬다면서 결혼하겠다는 말을 믿고 지난해 4월 이혼했으나 A씨가 이혼을 미뤘다며 약정금 청구 소송을 냈다고 주장했다.
A씨의 소속사는 변호사를 통해 오 씨를 공갈미수·무고죄·명예훼손·스토킹 처벌법 위반·소송 사기 미수 위반 등으로 고소했다. 오 씨의 주장은 사실무근이며 그에게 돈을 받은 적도 없다는 것.
오 씨는 지난 21일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었으나 "그간 보도된 모든 정황은 나의 사업 욕심에서 비롯된 일"이라며 돌연 입장을 바꿨다. 그려먼서 "한 여배우가 일생동안 쌓아온 명예를 실추하게 만들었다. 이 모든 상황에 대한 그 어떠한 처벌도 달게 받겠다"고 사과했다.
오 씨의 주장이 보도된 건 9월 14일. 일주일 만에 1990년대에 데뷔한 50대 여배우는 모두 소환됐다. 직접적인 피해를 입은 배우는 '50'만 입력해도 자동완성이 되며 유튜버가 이름을 박제한 김정영. 이에 김정영의 소속사 에스더블유엠피는 22일 "해당 유튜버는 확인되지 않은 허위 사실을 ‘단독’이라는 타이틀을 제목에 사용해 마치 실제 사실인 것처럼 영상을 올려 해당 배우와 가족들을 힘들게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허위 사실 유포와 악의적인 루머로 피해자에게는 크나큰 고통을 주는 반면, 해당 유튜버는 이러한 악질적인 영상을 통해 개인 영리를 취하고 있는 비합리적인 사안에 대해 당사는 모든 강력한 법적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과거에도 '여배우'가 엮인 여러 카더라가 터져나왔다. 유튜버 연예부장 김용호는 '조국이 밀어준 여배우가 있다'면서 조국 여배우 후원설을 방송했다. 이때도 조국 여배우로 여러 배우가 지목돼 루머로 곤혹을 치렀다. 조국의 허위사실 유포로 인한 명예훼손 고소로 김용호는 징역 8개월을 선고받았다. 여배우 뿐만 아니라 여가수들이 루머와 사실확인이 되지 않은 폭로글로 일방적 괴롭힘을 당했다. 지난 2월에는1988년생 3인조 걸그룹 멤버가 남편과 불륜을 저지르고 낙태 비용까지 청구했다는 온라인 글이 퍼졌다. 걸그룹 출신 상간녀라는 자극적인 제목은 먹잇감으로 충분했다. 진위 여부는 생각도 하지 않고 3인조 걸그룹을 찾아내 루머를 생성하기 바빴다. 그 결과 가비엔제이의 제니와 서린이 직접 억울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여성 연예인은 업계의 약자다. 사실관계와 상관없이 루머의 대상이 되기 쉽고 루머로 순식간에 대중의 눈 앞에서 사라진다. 사생활 폭로나 다른 논란에 휘말로도 재기가 용이한 남성 연예인과 달리 복귀도 쉽지 않다.
루머는 사실이 아니라 소문일 뿐이다. 물론 허위사실인 줄 알았던 사건이 진실이 되어 논란이 된 적도 물론 존재한다. 그렇다고 한쪽의 일방적인 주장에 살을 보태는 건 또 다른 루머 양산자, 루머 유포자가 될 뿐이다. 무심코 던진 돌에 개구리가 맞아 죽는다고, 무심코 돌을 던지는 행위가 '인격살인'임을 마음에 새겨야 한다.
우빈 텐아시아 기자 bin0604@tenasia.co.kr
우빈 텐아시아 기자가 연예계의 기록을 다시 씁니다. 화제가 되는 이슈를 분석해 어제의 이야기를 오늘의 기록으로 남깁니다.
'여배우' 혹은 '여가수' 키워드는 어떠한 형태로든 이슈가 된다.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주체가 여성 연예인이라면 길가의 돌멩이처럼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인다.
여성 연예인의 사건이 사생활과 관련됐다면 루머 전파 속도는 더 빨라진다. 사실관계는 중요치 않다. 주어진 단서만 얼추 맞으면 마치 진실인 것처럼 말한다. 단물 빠진 껌처럼 씹다 뱉으면 그만인 가십거리이기에 항변권도 허락되지 않는다.
생각 없이 뱉은 껌은 수많은 고통을 남긴다. 루머 당사자, 연예인의 가족, 연예인의 팬들과 소속사 직원까지 고스란히 피해를 본다. 하도 검색을 하느라 자동완성이 된 검색어는 끝까지 괴롭게 한다.
카더라의 대부분은 한쪽의 일방적인 주장 또는 제보에만 의존한다. 반론도 쉽지 않다. 지저분한 카더라라면 반박하더라도 잃는 게 많아 그저 조용히 지나가거나 루머 유포자를 고소하는 방법 뿐이다.
최근에도 이런 사건이 발생했다. 키워드는 '50대 여배우 불륜' 또는 '50대 여배우 혼인빙자'다. 비연예인 남성인 오 씨는 50대 여배우 A씨와 불륜관계였다고 주장하면서 A씨를 혼인빙자·특수협박 혐의로 고소했다.
오 씨는 A씨에게 아이 교육비, 골프 비용 등을 부담하고 차도 사줬다면서 결혼하겠다는 말을 믿고 지난해 4월 이혼했으나 A씨가 이혼을 미뤘다며 약정금 청구 소송을 냈다고 주장했다.
A씨의 소속사는 변호사를 통해 오 씨를 공갈미수·무고죄·명예훼손·스토킹 처벌법 위반·소송 사기 미수 위반 등으로 고소했다. 오 씨의 주장은 사실무근이며 그에게 돈을 받은 적도 없다는 것.
오 씨는 지난 21일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었으나 "그간 보도된 모든 정황은 나의 사업 욕심에서 비롯된 일"이라며 돌연 입장을 바꿨다. 그려먼서 "한 여배우가 일생동안 쌓아온 명예를 실추하게 만들었다. 이 모든 상황에 대한 그 어떠한 처벌도 달게 받겠다"고 사과했다.
오 씨의 주장이 보도된 건 9월 14일. 일주일 만에 1990년대에 데뷔한 50대 여배우는 모두 소환됐다. 직접적인 피해를 입은 배우는 '50'만 입력해도 자동완성이 되며 유튜버가 이름을 박제한 김정영. 이에 김정영의 소속사 에스더블유엠피는 22일 "해당 유튜버는 확인되지 않은 허위 사실을 ‘단독’이라는 타이틀을 제목에 사용해 마치 실제 사실인 것처럼 영상을 올려 해당 배우와 가족들을 힘들게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허위 사실 유포와 악의적인 루머로 피해자에게는 크나큰 고통을 주는 반면, 해당 유튜버는 이러한 악질적인 영상을 통해 개인 영리를 취하고 있는 비합리적인 사안에 대해 당사는 모든 강력한 법적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과거에도 '여배우'가 엮인 여러 카더라가 터져나왔다. 유튜버 연예부장 김용호는 '조국이 밀어준 여배우가 있다'면서 조국 여배우 후원설을 방송했다. 이때도 조국 여배우로 여러 배우가 지목돼 루머로 곤혹을 치렀다. 조국의 허위사실 유포로 인한 명예훼손 고소로 김용호는 징역 8개월을 선고받았다. 여배우 뿐만 아니라 여가수들이 루머와 사실확인이 되지 않은 폭로글로 일방적 괴롭힘을 당했다. 지난 2월에는1988년생 3인조 걸그룹 멤버가 남편과 불륜을 저지르고 낙태 비용까지 청구했다는 온라인 글이 퍼졌다. 걸그룹 출신 상간녀라는 자극적인 제목은 먹잇감으로 충분했다. 진위 여부는 생각도 하지 않고 3인조 걸그룹을 찾아내 루머를 생성하기 바빴다. 그 결과 가비엔제이의 제니와 서린이 직접 억울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여성 연예인은 업계의 약자다. 사실관계와 상관없이 루머의 대상이 되기 쉽고 루머로 순식간에 대중의 눈 앞에서 사라진다. 사생활 폭로나 다른 논란에 휘말로도 재기가 용이한 남성 연예인과 달리 복귀도 쉽지 않다.
루머는 사실이 아니라 소문일 뿐이다. 물론 허위사실인 줄 알았던 사건이 진실이 되어 논란이 된 적도 물론 존재한다. 그렇다고 한쪽의 일방적인 주장에 살을 보태는 건 또 다른 루머 양산자, 루머 유포자가 될 뿐이다. 무심코 던진 돌에 개구리가 맞아 죽는다고, 무심코 돌을 던지는 행위가 '인격살인'임을 마음에 새겨야 한다.
우빈 텐아시아 기자 bin0604@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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