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예진의 오예≫
오늘, 주목할 만한 예능

첫 방 '홍김동전', 상대 비하 유머로 웃음 유발
'구개념' 넘어 '시대 착오·퇴행적'
신드롬 일으킨 '우영우'에 답 있다
사진제공=에이스토리·KT스튜디오지니·낭만크루, KBS2 '홍김동전'
사진제공=에이스토리·KT스튜디오지니·낭만크루, KBS2 '홍김동전'
≪서예진의 오예≫
'콘텐츠 범람의 시대'. 어떤 걸 볼지 고민인 독자들에게 서예진 텐아시아 기자가 '예능 가이드'가 돼 드립니다. 예능계 핫이슈는 물론, 관전 포인트, 주요 인물,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낱낱이 파헤쳐 프로그램 시청에 재미를 더합니다.

"시청자분들이 구 개념 버라이어티라는 이름을 올드하다기보다 그 자체를 재밌고 신개념으로 받아들여 주시지 않나 하는 생각으로 기획하게 됐다"

'구 개념이 되레 신선하다'는 논리로 탄생한 KBS2 새 예능 '홍김동전' 첫 회가 공개됐다. 박인석 PD는 모두가 트랜디한 예능을 기획하는 중 홀로 '구 개념' 버라이어티를 기획했다.

하지만 그가 강조한 '트랜디하고 세련된 구 개념 예능'은 오히려 '퇴행적'이라는 쓴소리를 부르고 있다. 지난 21일 방송된 1회는 옛날 형식과 포맷을 표방해 향수를 불렀지만, 상대방을 비하하는 '디스 게임'에서 시대착오를 일으킨 것.

'홍김동전'은 동전으로 운명이 체인지 되는 피땀눈물의 구개념버라이어티. 홍진경, 김숙, 조세호, 주우재, 우영이 멤버로 구성됐다. 기존 예능과의 차별점은 '동전'이다. 행운이 모든 판을 뒤집는 동전 하나의 위력을 실감하게 만든다는 취지.
'홍김동전':사진제공=KBS
'홍김동전':사진제공=KBS
첫 방송에선 '앞면은 번지점프, 뒷면은 간주 점프' 라는 미션이 펼쳐졌다. 번지점프를 두고 펼치는 긴장 가득한 게임과 멤버들의 케미가 더해져 즐거움을 선사했다. 또 '영혼을 울리는 소리 하트비트' 미션에서는 심박수를 지킨다는 목적을 두고 긴장감 넘치는 게임을 펼쳐 웃음을 안겼다.

이 가운데 조세호와 주우재의 일명 '디스전'이 벌어졌다. 주우재가 조세호를 향해 "나나씨는 실패한 거잖아. 내가 다른 여자친구를 소개해 주면 어때요?"라며 선제공격을 했고, 조세호가 주우재를 향해 "너 스타 되고 싶냐", "나는 오늘 너한테 실망했어", "아직은 너한테 아마추어 냄새가 너무 많이 나", "외모로 봤을 때 애매한 거 알지"등 강도 센 공격이 이어졌다.

이에 주우재는 "하차하실 거에요?", "형은 가진 것에 비해 너무 큰 자리에 앉아 있는 거 같아요", "재석이형 좋아하세요?" 등 맞공격을 이어갔다. 이에 조세호의 사이렌이 쉴 새 없이 울리며 심박수가 300까지 치솟아 최종 주우재의 승리로 게임이 끝이 났다.
사진제공=KBS
사진제공=KBS
외모 지적을 비롯한 원색적인 비난은 개인적 친분이 있는 멤버들 사이에서나 수용될 일이다. 과거에 통할 법한 구시대적 발상은 웃음은커녕 불쾌감만 안긴다. '구 개념'을 '트랜디'하게 포장했지만, 높아진 시청자 수준에 통할리 없다.

타인을 비하하며 웃음을 얻는 유머 코드는 역사 속에 사라졌다. '예능 황금기'의 영광을 다시금 이루려는 시도는 박수받을 만 하지만, 학교 폭력을 자랑스럽게 무용담 삼던 과거와 심각한 사회 문제로 인식하는 현재처럼, 대중의 변화와 흐름에 발맞출 필요가 있다.
'우영우' 스틸컷:사진제공=에이스토리·KT스튜디오지니·낭만크루
'우영우' 스틸컷:사진제공=에이스토리·KT스튜디오지니·낭만크루
최근 ENA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이하 '우영우')가 신드롬 적 인기를 끌고 있다. 웃음과 힐링, 멜로 등을 버무려 잔잔한 감동을 안겼기 때문이다. 대중이 원하는 건 자극적인 '마라 맛'이 아닌, 착한 '슬로우 푸드'라는 것의 방증인 셈이다.

시청자는 화제성만을 좇는 방송 흐름에 지쳐가고 있다. '우영우'는 섬세한 연출과 따뜻한 스토리만으로도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우영우'에 대한 관심과 사랑은 '방송국 놈들'을 향한 무언의 바람과도 같다.

서예진 텐아시아 기자 ye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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