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 캐릭터 도전은 양면적인 부분이 있어요. 스스로 압박감을 부여해 힘든 역경에 들어간 느낌은 들지만 그걸 해냈다는 나름의 만족감도 있죠. 이 작품은 여성 캐릭터가 끝까지 서사를 가지고 가고 표현할 수 있다는 것에 만족감을 느꼈습니다"
배우 천우희는 영화 ‘써니’ ‘한공주’ ‘곡성’에 이어 '앵커'에서 다시 한번 극적인 캐릭터로 돌아온 소감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앵커'는 방송국 간판 앵커 세라에게 누군가 자신을 죽일 것이라며 직접 취재해 달라는 제보 전화가 걸려 온 후, 그녀에게 벌어진 기묘한 일을 그린 미스터리 스릴러다. 장지연 감독 첫 장편 영화 데뷔작으로, 천우희, 신하균, 이혜영 등 베테랑 배우들이 뭉쳐 기대를 모았다.
천우희는 죽음을 예고하는 제보 전화를 받은 뉴스 메인앵커 세라 역을 맡았다. 극 처음부터 끝까지 진폭이 큰 연기를 보여준 천우희는 "극적인 감정선이 많다. 장르적인 것과 심리적인 부분 두 가지를 표현하기 위해 선을 지키는 게 중요했다. 기승전결 그래프를 그려놓고 그 맥을 정확하게 그으면서 표현하려고 노력했다"고 전했다.
"맥을 정확하게 연기하고 싶었지만 쉽지는 않았습니다. 이번 촬영 스케줄, 장소 컨디션이 좋지 않았어요. 연기적으로 날을 세우고 있지 않으면 놓칠까 봐 오히려 공간적 압박감을 느끼면서 연기했어요. 이 인물이 이럴 수밖에 없는 상황을 납득시키기 위해선 감정 그래프 연결이 중요했죠" 천우희는 9년 차 앵커를 완벽히 소화하기 위해 분투했다. 앞서 아나운서 6개월 과정을 20일 속성으로 배우고, 될 때까지 매일 연습했다고 밝힌 천우희는 "어떤 직업군을 표현한다는 게 굉장히 신경 쓰이는 일이다. 그 직업군을 가진 분들이 아쉬운 부분을 지적할 수 있지 않나. 나도 대충하는 성격이 아니라 최대한 연습을 많이 하려 했다"며 캐릭터를 위한 열정을 드러냈다.
"앵커의 발성, 속도, 전달하는 방식까지 다 배웠어요. 다리미로 핀 듯한 표정을 보여야 한다고 했어요. 외모적으로도 변화를 줬습니다. 머리를 단발로 잘랐는데 나도 작품에서 단발은 처음이라 신선했어요. 메이크업도 성숙하게 보이기 위해서 신경을 썼죠"
극 중에는 스스로 목을 조르거나 졸리는 장면 등 위험해 보이는 장면이 자주 나온다. 이에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고 전한 천우희는 "다만 나름대로 정식적인 데미지는 있을 거다. 연기지만 뇌는 진짜라고 인식한다고 하더라. 그래서 온·오프를 잘하려고 하는 편이다. 그게 잘돼야 개인적으로 건강할 수 있고 연기적으로도 잘 표현할 수 있다"며 안심시켰다.
또한 남들 눈에는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연기도 선보인 천우희. 그는 "대부분의 장면이 상상력이 필요했다" 며 "시나리오를 읽을 때 그림이 잘 그려지는 편이다. 내가 상상하면서 만들었던 이미지가 현장에서도 구현이 되면 연기로도 잘 표현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앵커'는 성공한 여자의 이면뿐만 아니라 모녀간의 애정과 증오도 현실감 있게 담아냈다. '앵커'에서 보여준 모녀 관계가 극적이라고 보일 수도 있지만 보편적인 관계라고 생각한다는 천우희. 그는 "모녀 관계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애증 관계다. 엄마가 때로는 밉고 싫기도 하지만 너무 사랑하는 존재 아닌가. 세라는 엄마에게 사랑받고자 하는 애정욕구가 세속적인 욕망에도 침범한 거라고 본다. 엄마가 내 목을 조른 것도 인정하고 싶지 않고 사랑받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 인물이다"라고 전했다.
더불어 모녀 사이로 나온 이혜영 배우와의 호흡에 대해 "너무 좋았다"고 표현한 천우희는 "팬심으로 연기를 하다 보니까 선배님과의 호흡 하나하나 놓치고 싶지 않았다"며 "선배님도 후배로 대하기보다는 동료로서 적극적으로 임해주셨다"고 아낌없이 칭찬했다.
휘몰아치는 감정선과 앵커 연기도 잘 해낸 천우희가 유독 어려워했던 장면이 있었다고. 천우희는 "마지막 엔딩이 모든 걸 내려놓고 새로운 재탄생을 하는 듯한 장면이다. 그 부분을 움직임 없이 눈동자로만 표현해야 해서 고생했다. 감을 잡기 어려워서 테이크도 여러 번 부탁드렸다"며 연기적으로 힘들었던 점을 털어놨다.
마지막으로 천우희는 '앵커'를 통해 성장한 점은 무엇일까. 그는 "전보다 성장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연기는 하지만 그 부분이 뚜렷하게 보이지는 않는다. 이 작품을 연기한 지 꽤 오래됐다. 내 과거의 모습을 본다는 게 쉽지는 않다. 나름 지금 발전했기 때문에 예전의 모습을 보고 아쉬워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 영화가 개봉돼야 알겠지만, 전문직 여성의 모습으로 관객분들을 납득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김서윤 텐아시아 기자 seogugu@tenasia.co.kr
배우 천우희는 영화 ‘써니’ ‘한공주’ ‘곡성’에 이어 '앵커'에서 다시 한번 극적인 캐릭터로 돌아온 소감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앵커'는 방송국 간판 앵커 세라에게 누군가 자신을 죽일 것이라며 직접 취재해 달라는 제보 전화가 걸려 온 후, 그녀에게 벌어진 기묘한 일을 그린 미스터리 스릴러다. 장지연 감독 첫 장편 영화 데뷔작으로, 천우희, 신하균, 이혜영 등 베테랑 배우들이 뭉쳐 기대를 모았다.
천우희는 죽음을 예고하는 제보 전화를 받은 뉴스 메인앵커 세라 역을 맡았다. 극 처음부터 끝까지 진폭이 큰 연기를 보여준 천우희는 "극적인 감정선이 많다. 장르적인 것과 심리적인 부분 두 가지를 표현하기 위해 선을 지키는 게 중요했다. 기승전결 그래프를 그려놓고 그 맥을 정확하게 그으면서 표현하려고 노력했다"고 전했다.
"맥을 정확하게 연기하고 싶었지만 쉽지는 않았습니다. 이번 촬영 스케줄, 장소 컨디션이 좋지 않았어요. 연기적으로 날을 세우고 있지 않으면 놓칠까 봐 오히려 공간적 압박감을 느끼면서 연기했어요. 이 인물이 이럴 수밖에 없는 상황을 납득시키기 위해선 감정 그래프 연결이 중요했죠" 천우희는 9년 차 앵커를 완벽히 소화하기 위해 분투했다. 앞서 아나운서 6개월 과정을 20일 속성으로 배우고, 될 때까지 매일 연습했다고 밝힌 천우희는 "어떤 직업군을 표현한다는 게 굉장히 신경 쓰이는 일이다. 그 직업군을 가진 분들이 아쉬운 부분을 지적할 수 있지 않나. 나도 대충하는 성격이 아니라 최대한 연습을 많이 하려 했다"며 캐릭터를 위한 열정을 드러냈다.
"앵커의 발성, 속도, 전달하는 방식까지 다 배웠어요. 다리미로 핀 듯한 표정을 보여야 한다고 했어요. 외모적으로도 변화를 줬습니다. 머리를 단발로 잘랐는데 나도 작품에서 단발은 처음이라 신선했어요. 메이크업도 성숙하게 보이기 위해서 신경을 썼죠"
극 중에는 스스로 목을 조르거나 졸리는 장면 등 위험해 보이는 장면이 자주 나온다. 이에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고 전한 천우희는 "다만 나름대로 정식적인 데미지는 있을 거다. 연기지만 뇌는 진짜라고 인식한다고 하더라. 그래서 온·오프를 잘하려고 하는 편이다. 그게 잘돼야 개인적으로 건강할 수 있고 연기적으로도 잘 표현할 수 있다"며 안심시켰다.
또한 남들 눈에는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연기도 선보인 천우희. 그는 "대부분의 장면이 상상력이 필요했다" 며 "시나리오를 읽을 때 그림이 잘 그려지는 편이다. 내가 상상하면서 만들었던 이미지가 현장에서도 구현이 되면 연기로도 잘 표현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앵커'는 성공한 여자의 이면뿐만 아니라 모녀간의 애정과 증오도 현실감 있게 담아냈다. '앵커'에서 보여준 모녀 관계가 극적이라고 보일 수도 있지만 보편적인 관계라고 생각한다는 천우희. 그는 "모녀 관계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애증 관계다. 엄마가 때로는 밉고 싫기도 하지만 너무 사랑하는 존재 아닌가. 세라는 엄마에게 사랑받고자 하는 애정욕구가 세속적인 욕망에도 침범한 거라고 본다. 엄마가 내 목을 조른 것도 인정하고 싶지 않고 사랑받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 인물이다"라고 전했다.
더불어 모녀 사이로 나온 이혜영 배우와의 호흡에 대해 "너무 좋았다"고 표현한 천우희는 "팬심으로 연기를 하다 보니까 선배님과의 호흡 하나하나 놓치고 싶지 않았다"며 "선배님도 후배로 대하기보다는 동료로서 적극적으로 임해주셨다"고 아낌없이 칭찬했다.
휘몰아치는 감정선과 앵커 연기도 잘 해낸 천우희가 유독 어려워했던 장면이 있었다고. 천우희는 "마지막 엔딩이 모든 걸 내려놓고 새로운 재탄생을 하는 듯한 장면이다. 그 부분을 움직임 없이 눈동자로만 표현해야 해서 고생했다. 감을 잡기 어려워서 테이크도 여러 번 부탁드렸다"며 연기적으로 힘들었던 점을 털어놨다.
마지막으로 천우희는 '앵커'를 통해 성장한 점은 무엇일까. 그는 "전보다 성장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연기는 하지만 그 부분이 뚜렷하게 보이지는 않는다. 이 작품을 연기한 지 꽤 오래됐다. 내 과거의 모습을 본다는 게 쉽지는 않다. 나름 지금 발전했기 때문에 예전의 모습을 보고 아쉬워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 영화가 개봉돼야 알겠지만, 전문직 여성의 모습으로 관객분들을 납득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김서윤 텐아시아 기자 seogug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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