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유명 조향사 조안나 모나지, 브랜드 떠나 메종21G 론칭
메종21G, 개인의 취향에 맞춰 무한한 향 조합 선택하는 '비스포크 향수'
"모두가 같은 향수 뿌리는 건 개개인의 개성에 맞지 않아"
천연 재료 사용·동물 실험하지 않는 비건 향수
메종21G, 개인의 취향에 맞춰 무한한 향 조합 선택하는 '비스포크 향수'
"모두가 같은 향수 뿌리는 건 개개인의 개성에 맞지 않아"
천연 재료 사용·동물 실험하지 않는 비건 향수
향기는 사람의 감정을 조작한다. 찰나에 스친 냄새라고 해도 향기가 좋으면 사람, 환경에 대한 기억이 아름답게 남는다.
매종21G의 설립자인 조향사 조안나 모나지(Johanna Monange)는 아름다움에 특별한 순간을 더했다. 시향 후 구매하는 짧은 과정 대신 시간이 걸리더라도 '고유의 향기'를 찾는 것에 집중한다. 나만의 향기는 자랑이 된다. 메종21G는 단순히 향수를 판매하는 것을 넘어 자랑이 될 매력을 선물하는 셈.
조안나 모나지는 입생로랑, 랑콤, 아르마니 등 글로벌 브랜드의 베스트셀러 향수를 하며 '향기 디자인'으로 유명한 인물이다. 그는 개인의 개성에 따라 향을 직접 고객이 선택하고 제작하게 하기 위해 메종21G을 만들었다. 메종21G의 가치는 고유의 매력, 개성을 중요시하는 한국인을 사로잡았고 국내 론칭 전부터 주목받았다.
지난 23일 메종 21G 아틀리에 청담점 행사를 방문해 조안나와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10. 한국에는 어떻게 진출하게 됐나?
조안나 : 한국은 트렌디하고 엣지 있어 좋아했던 나라다. 메종21G의 한국 대표인 임신영 대표와의 만남이 특별했다. 인스타그램으로 '네가 하는 일 멋져'라는 메시지가 와서 싱가포르에 있는 샵을 소개했다. 샵을 본 임대표는 이틀 뒤 싱가포르를 방문했고 일주일 뒤 사업을 제안했다. 한 달 만에 팀이 꾸려져 한국에 진출했다. 마치 결혼식 같았다. (웃음) 10. 메종21G를 한국에 론칭한 소감은?
조안나 : 행복하다. 한국 사람들은 매우 창의적이다. 독특한 것도 좋아하고 럭셔리한 것도 좋아한다. 그래서 한국 사람들이 메종21G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궁금했다. 다양한 향에 대해 알고자 하는 것, 직접 섞는 것, 완성된 향기를 맡고 좋아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게 흥미로웠다. 한국은 트렌디하고 엣지 있다. 이번에 디자이너 이청청과 협업을 한 것처럼 여러 분야의 사람들과 협업을 해서 변주를 주고 싶다
10. 대부분의 브랜드가 전형적인 향수들을 내놓지 않나. 고객이 직접 향기를 선택해 제조하도록 하는 비스포크 향수는 어떻게 생각하게 됐나.
조안나 : 브랜드의 조향사로 지내면서 사람들의 개성은 다 다른데 왜 향기는 원하는 대로 배합할 수 없는지 의문이 들었다. 매일 다른 옷을 입고 헤어 스타일, 메이크업도 다 다르지 않나. 회사는 사람마다 개성이 다르고 취향이 다르다는 걸 알지만 대중적인 향수를 만들라고 한다. 모두가 좋아하는 향이지만 사랑하는 향은 없더라. 대중적이긴 하지만 창의적이지 못한 부분이 아쉬웠다. 10. 빅데이터 기반의 AI 시스템의 설문으로 성향을 파악하는 것도 좋았지만, 조향사가 여러 향을 제안해 고객이 직접 좋은 것만 고르도록 하는 소통의 과정이 좋았다.
조안나 : 향수를 사러 가면 누구도 향기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지 않는다. 메종21G는 조향사와 많은 시간을 갖기 때문에 완벽한 향을 찾을 수 있다. 고객이 뭘 더 추가하면 좋을지 고민하도록 비슷한 계열의 향기를 계속 제안한다.
10. 향기에 만족하고 행복해하는 고객의 모습을 지켜보는 것 역시 메종21G만 누릴 수 있는 특권 같은데.
조안나 : 조향사로서 누군가에게 향수를 만들어 주는 순간만큼은 특별한 유대관계를 갖는다고 생각한다. 그 사람을 보고 그 사람에 대해 생각만 하기 때문에 순간적으로 깊고 특별해진다. 오늘 행사에서 연인이 생긴다면 메종21G 아틀리에를 다시 와서 데이트하고 싶다고 한 연예인이 있었는데 정말 뿌듯했다. 기념일이나 특별한 기억을 간직하고 싶을 때 향수를 만들면 좋을 것 같다. 10. 고객들은 전문 조향사가 아니기 때문에 향기를 고르면서도 계속 고민하고 질문을 할 것 같다.
조안나 : 많은 고객이 향수를 제조하면서 '나쁜 조합이 있나요?'라고 자주 물어본다. 신선한 재료를 사면 어떤 방식으로 섞어 요리해도 맛있지 않나. 메종21G도 같다. 프랑스, 인도, 부탄, 이탈리아 등 세계 여러 나라에서 최고의 재료를 갖고 오고 있다. 동물 실험, 유전자변이도 하지 않고 오직 순수한 향만 고안한다. 제일 좋은 재료를 제공하기 때문에 좋아하는 것들로만 섞어도 만족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
10. 나만의 향수를 만드는 과정 자체가 최고의 마케팅이다.
조안나 : 비싼 마케팅이 필요 없다. 향기를 맡고 향기에 대해 말하면 눈덩이가 굴러가듯 불어난다. 무엇보다 중간 유통 과정이 없지 않나. 고객이 직접 와서 제조하니 공장이 필요가 없다. 풍성한 향기를 누리며 향수를 완성하면 된다. 10. 향기는 그 순간의 기억을 간직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직접 제조하는 과정이 하나의 추억으로 남아 사람들이 더 열광하는 것 같다.
조안나 : 향기로 추억을 쉽게 떠올리긴 하지만, 현재는 시각적인 사회이기 때문에 향을 놓치고 있다. 메종21G에는 커플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같이 쓸 수 있는 향수나 서로에게 어울리는 향수를 만들곤 한다. 그때 만든 향수를 뿌리면 그날의 특별한 기억을 떠올린다. 싸웠을 때도 '그때 이랬지. 행복했지'라고 떠올린다고 하더라.
10. 고객들에게 어떤 순간을 선물하고 싶나.
조안나 : 연인의 추억이 섞인 향기는 사랑의 순간이다. 연인뿐만 아니라 가족이 와서 가족 향수를 만들고 간다. 천연 재료이기 때문에 아이들이 맡아도 괜찮아 각자가 재밌는 시간을 보내고 돌아간다. 향수를 뿌릴 때마다 만들면서 느낀 감정과 기억들이 향기에 묻었으면 좋겠다.
우빈 텐아시아 기자 bin0604@tenasia.co.kr
매종21G의 설립자인 조향사 조안나 모나지(Johanna Monange)는 아름다움에 특별한 순간을 더했다. 시향 후 구매하는 짧은 과정 대신 시간이 걸리더라도 '고유의 향기'를 찾는 것에 집중한다. 나만의 향기는 자랑이 된다. 메종21G는 단순히 향수를 판매하는 것을 넘어 자랑이 될 매력을 선물하는 셈.
조안나 모나지는 입생로랑, 랑콤, 아르마니 등 글로벌 브랜드의 베스트셀러 향수를 하며 '향기 디자인'으로 유명한 인물이다. 그는 개인의 개성에 따라 향을 직접 고객이 선택하고 제작하게 하기 위해 메종21G을 만들었다. 메종21G의 가치는 고유의 매력, 개성을 중요시하는 한국인을 사로잡았고 국내 론칭 전부터 주목받았다.
지난 23일 메종 21G 아틀리에 청담점 행사를 방문해 조안나와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10. 한국에는 어떻게 진출하게 됐나?
조안나 : 한국은 트렌디하고 엣지 있어 좋아했던 나라다. 메종21G의 한국 대표인 임신영 대표와의 만남이 특별했다. 인스타그램으로 '네가 하는 일 멋져'라는 메시지가 와서 싱가포르에 있는 샵을 소개했다. 샵을 본 임대표는 이틀 뒤 싱가포르를 방문했고 일주일 뒤 사업을 제안했다. 한 달 만에 팀이 꾸려져 한국에 진출했다. 마치 결혼식 같았다. (웃음) 10. 메종21G를 한국에 론칭한 소감은?
조안나 : 행복하다. 한국 사람들은 매우 창의적이다. 독특한 것도 좋아하고 럭셔리한 것도 좋아한다. 그래서 한국 사람들이 메종21G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궁금했다. 다양한 향에 대해 알고자 하는 것, 직접 섞는 것, 완성된 향기를 맡고 좋아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게 흥미로웠다. 한국은 트렌디하고 엣지 있다. 이번에 디자이너 이청청과 협업을 한 것처럼 여러 분야의 사람들과 협업을 해서 변주를 주고 싶다
10. 대부분의 브랜드가 전형적인 향수들을 내놓지 않나. 고객이 직접 향기를 선택해 제조하도록 하는 비스포크 향수는 어떻게 생각하게 됐나.
조안나 : 브랜드의 조향사로 지내면서 사람들의 개성은 다 다른데 왜 향기는 원하는 대로 배합할 수 없는지 의문이 들었다. 매일 다른 옷을 입고 헤어 스타일, 메이크업도 다 다르지 않나. 회사는 사람마다 개성이 다르고 취향이 다르다는 걸 알지만 대중적인 향수를 만들라고 한다. 모두가 좋아하는 향이지만 사랑하는 향은 없더라. 대중적이긴 하지만 창의적이지 못한 부분이 아쉬웠다. 10. 빅데이터 기반의 AI 시스템의 설문으로 성향을 파악하는 것도 좋았지만, 조향사가 여러 향을 제안해 고객이 직접 좋은 것만 고르도록 하는 소통의 과정이 좋았다.
조안나 : 향수를 사러 가면 누구도 향기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지 않는다. 메종21G는 조향사와 많은 시간을 갖기 때문에 완벽한 향을 찾을 수 있다. 고객이 뭘 더 추가하면 좋을지 고민하도록 비슷한 계열의 향기를 계속 제안한다.
10. 향기에 만족하고 행복해하는 고객의 모습을 지켜보는 것 역시 메종21G만 누릴 수 있는 특권 같은데.
조안나 : 조향사로서 누군가에게 향수를 만들어 주는 순간만큼은 특별한 유대관계를 갖는다고 생각한다. 그 사람을 보고 그 사람에 대해 생각만 하기 때문에 순간적으로 깊고 특별해진다. 오늘 행사에서 연인이 생긴다면 메종21G 아틀리에를 다시 와서 데이트하고 싶다고 한 연예인이 있었는데 정말 뿌듯했다. 기념일이나 특별한 기억을 간직하고 싶을 때 향수를 만들면 좋을 것 같다. 10. 고객들은 전문 조향사가 아니기 때문에 향기를 고르면서도 계속 고민하고 질문을 할 것 같다.
조안나 : 많은 고객이 향수를 제조하면서 '나쁜 조합이 있나요?'라고 자주 물어본다. 신선한 재료를 사면 어떤 방식으로 섞어 요리해도 맛있지 않나. 메종21G도 같다. 프랑스, 인도, 부탄, 이탈리아 등 세계 여러 나라에서 최고의 재료를 갖고 오고 있다. 동물 실험, 유전자변이도 하지 않고 오직 순수한 향만 고안한다. 제일 좋은 재료를 제공하기 때문에 좋아하는 것들로만 섞어도 만족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
10. 나만의 향수를 만드는 과정 자체가 최고의 마케팅이다.
조안나 : 비싼 마케팅이 필요 없다. 향기를 맡고 향기에 대해 말하면 눈덩이가 굴러가듯 불어난다. 무엇보다 중간 유통 과정이 없지 않나. 고객이 직접 와서 제조하니 공장이 필요가 없다. 풍성한 향기를 누리며 향수를 완성하면 된다. 10. 향기는 그 순간의 기억을 간직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직접 제조하는 과정이 하나의 추억으로 남아 사람들이 더 열광하는 것 같다.
조안나 : 향기로 추억을 쉽게 떠올리긴 하지만, 현재는 시각적인 사회이기 때문에 향을 놓치고 있다. 메종21G에는 커플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같이 쓸 수 있는 향수나 서로에게 어울리는 향수를 만들곤 한다. 그때 만든 향수를 뿌리면 그날의 특별한 기억을 떠올린다. 싸웠을 때도 '그때 이랬지. 행복했지'라고 떠올린다고 하더라.
10. 고객들에게 어떤 순간을 선물하고 싶나.
조안나 : 연인의 추억이 섞인 향기는 사랑의 순간이다. 연인뿐만 아니라 가족이 와서 가족 향수를 만들고 간다. 천연 재료이기 때문에 아이들이 맡아도 괜찮아 각자가 재밌는 시간을 보내고 돌아간다. 향수를 뿌릴 때마다 만들면서 느낀 감정과 기억들이 향기에 묻었으면 좋겠다.
우빈 텐아시아 기자 bin0604@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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