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스틱 패밀리' 김영욱 CP,이관원 PD, 황보경 작가 인터뷰
김영욱 CP "'판듀' 이어 5년만 판타스틱 시리즈, 흥행 부담 크다"
이관원 PD "시청률 동시간 1위 소망"
황보경 작가 "이수근 아들, 아버지 끼 그대로 물려받았더라"
'판타스틱 패밀리' 황보경 작가, 이관원 PD, 김영욱 CP,/사진제공=SBS
'판타스틱 패밀리' 황보경 작가, 이관원 PD, 김영욱 CP,/사진제공=SBS
"이수근 씨가 자식 농사를 잘 지었더라고요. 아들이 끼를 그대로 물려받았죠. 이수근 씨 아들의 출연은 우린 이런 프로그램이라는 걸 직관적으로 보여주고자 한 장치였습니다"


목동 SBS 사옥 인터뷰룸에서 설특집 파일럿 예능 ‘판타스틱 패밀리’ 김영욱 CP, 이관원 PD, 황보경 작가와 만났다.

황보 작가는 설특집 파일럿 예능 '판타스틱 패밀리'에 MC 이수근 아들이 출연한 이유에 대해 "이수근 씨 아들이 먼저 나와서 MC 아닌 MC를 봤다. 이 끼를 물려준 MC가 나온다는 식으로 같이 춤도 추고 토크도 했다"며 위와 같이 말했다. 앞서 공개된 '판타스틱 패밀리' 예고편에서는 아이돌 연습생 중인 것으로 알려진 훈훈한 외모의 이수근 아들이 등장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판타스틱 패밀리' 예고편에 등장한 이수근 아들./사진제공=SBS
'판타스틱 패밀리' 예고편에 등장한 이수근 아들./사진제공=SBS
오는 2월 1일 방송되는 '판타스틱 패밀리'는 가수, 배우 등 셀럽과 DNA를 함께 나눈 재능 있는 가족들이 'DNA싱어'가 되어 노래를 부르면, 그의 가족인 유명인이 누굴지 추측해보는 가족 음악 추리쇼로, 앞서 '판타스틱 듀오'(이하 ‘판듀’) 시리즈를 론칭했던 SBS의 새로운 판타스틱 시리즈 예능이다.

'판타스틱 패밀리'는 이수근을 단독 MC로 내세웠다. MC 경력은 화려하지만, 단독 MC 경험은 거의 없던 이수근을 섭외한 이유를 묻자 이관원 PD는 "공개 코미디로도 많이 활동했고, '개그콘서트'에서 인터렉티브하게 소통하는 모습을 인상 깊게 봤다"며 "'DNA 싱어'가 일반인이라 인터뷰를 잘 끌어내고 순발력이 있는 분을 원했는데 이수근 씨는 공감 능력도 뛰어나더라. 또 이수근 씨가 강변가요제 출신이라 음악적인 조예도 깊고, 추리도 잘해서 이 프로그램과 잘 어울리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일반인들이 편안해한다. 긴장도 풀어주고, 촬영이 아닐 때도 분위기를 잘 맞춰주더라. 공개 코미디 하면서 얻은 노하우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영욱 CP 역시 "이수근 씨가 탈진할 정도로 열심히 했다. 그게 화면으로 전달될 거다. 이수근 씨가 엄청 가정적이다. 와이프와 아이들에 대한 사랑이 넘친다. 가족 이야기만 나와도 눈물을 흘린다"며 "나는 이수근 씨가 서민적인 이미지를 가진 천재라고 생각한다. 누가 봐도 연예인 같은 사람이 있는데, 이수근 씨는 그런 이미지가 아니다. 아래층에 사는 아저씨처럼 생겼는데 알고 보니 천재인 느낌이라 우리 프로그램하고도 잘 어울렸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판타스틱 패밀리' ./사진제공=SBS
'판타스틱 패밀리' ./사진제공=SBS
DNA 판정단으로는 가수 양희은, 배우 양희경 자매를 비롯해 양세찬, 장도연, 주영훈, 이현이, 오마이걸 승희, 유아, 몬스타엑스 주헌, 민혁이 함께 한다. 황보 작가는 "각 분야의 마당발이 필요했다. 추리를 하면서 다양한 이름들이 나와야 했기 때문에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연예인들로 구성했다"고 밝혔다.

김 CP는 "연령대를 다 채운것"이라며 "어머니부터 작은아버지, 조카까지 나이대를 다양하게 가져갔다. 중간중간 '이모님 어떻게 생각하세요' 부르기도 하더라. 판정단 역시 하나의 대가족이 앉아있는 느낌을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판정단 중 의외였던 인물을 묻자 이 PD는 "녹화 시간이 길어서 양희은, 양희경 씨가 버틸 수 있을지 걱정했다. 8시간 녹화했는데 마지막까지 에너지 있게, 재미있게 하더라. 민혁은 적중률이 높아서 깜짝 놀랐다. 죽기살기로 집중해서 맞히더라"고 회상했다.
'판타스틱 패밀리' 양희은 자매./사진제공=SBS
'판타스틱 패밀리' 양희은 자매./사진제공=SBS
김 CP는 '판듀' 시즌2 이후 5년 만에 새 시리즈로 돌아온 이유에 대해 "회사 내에서 '판듀'를 다시 해달라는 내부의 목소리가 많이 있었다. 그러나 '판듀' 시즌3로 가기엔 한계가 있던 게 사실이다. 2년을 하면서 할 수 있는 섭외는 거의 다 했다. 어떤 방법으로 이 시리즈를 이어나갈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포맷티스트 황보경 작가의 아이디어를 듣고, 듀오와 섞으면 좋은 콘텐츠가 될 거라는 감이 왔다"고 밝혔다.

포맷티스트는 2018년 12월에 설립된 SBS의 자회사로, 국내 방송사에서 설립한 최초의 포맷사다. 한국의 다양한 기획/창작자들과 협업하여 글로벌 포맷 IP를 개발·유통함으로써 다양한 비즈니스 기회를 확보하고, 세계 시장에서 한국 포맷 비즈니스 허브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황보 작가는 "포맷티스트에서 작가들은 한 달에 한 번씩 기획안을 내고 개발한다"며 "기사에서 '능력이나 재능은 목에서 온다'는 글을 봤다. 추리 예능에 음악을 접목해 엄마나 부모님 대신 피를 잇는 다른 가족들이 대신 노래를 부르면 어떨까 생각하게 됐다"고 아이디어 탄생 비화를 밝혔다.
'판타스틱 패밀리' 이관원 PD/사진제공=SBS
'판타스틱 패밀리' 이관원 PD/사진제공=SBS
'판타스틱 패밀리' 연출은 이관원 PD가 맡았다. 장수 프로그램이었던 '맛남의 광장', '골목식당' 종영 이후 음악 예능으로 돌아온 이 PD. 그는 "나는 입사 때부터 음악프로그램을 하고 싶었다. 'K팝 스타' 조연출도 하고, '티키타카'를 하면서 음악을 맛보긴 했는데 갈증이 해소되지 않더라"며 "황보경 작가에게도 꼭 하고 싶다고 했고, 김영욱 CP님에게도 성실하게 잘하겠다고 말해서 연출을 맡게 됐다. 김영욱 CP님이 회사에서 가장 음악프로그램을 많이 한 PD니까 든든하게 시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10년 동안 음악 예능을 안 시켜줬는데, 드디어 하게 됐다. 좋은 예능, 콘텐츠가 SBS에서 나온다는 생각만으로 설렌다"고 덧붙였다.

추리와 음악, 가족 예능의 결합이라는 복합적인 장르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김 CP는 "장르를 결합하는 것이 기획의 목표는 아니었다. 따뜻한 음악을 가지고 가족을 담아낼 수 있으면 의미가 있을 것 같았다. 가족은 영원한 가치니까"라며 "방송을 보면 알겠지만, 놀라운 가창력으로 1등 하는 프로그램이 아니다. 감정을 강요하는 자막을 넣지 않더라도 '저 집안은 어쩜 저리 똑같을까' 생각이 든다. 녹화 끝나고 성공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머릿속에 있던 게 발현된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판타스틱 패밀리' 황보경 작가./사진제공=SBS
'판타스틱 패밀리' 황보경 작가./사진제공=SBS
황보 작가는 "포맷을 만들 때 세계적으로 통할 수 있는 게 무엇인지 생각하는데, 우리나라 추리 예능이 글로벌적으로 인기가 많다. 여기에 가족이라는 감성은 전 세계적으로 다 통하는 감성이니까. 이런 요소들이 합쳐지면 복합적인 장르라도 직관적으로 보일 수 있을 것 같았다"고 덧붙였다.

그래서일까. '판타스틱 패밀리'는 방송 전 포맷이 해외에 판매되는 쾌거를 이뤘다. 영국 대형 포맷사 프레멘틀이 'DNA싱어'에 대한 포맷 라이센스 계약을 체결한 것. 아직 방송하지 않은 국내 예능 포맷이 해외에 판매된 건 이례적인 일이다.

황보 작가는 "포맷티스트에서 스피칭을 했을 때 단 두 줄에 설명이 끝났다. 해외 바이어들이 들었을 때 복잡하지 않아 좋다고 생각했다더라. 심플 이즈 베스트가 먹혔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 CP는 '판타스틱' 시리즈부터 '더 팬', '아카이브K' 까지 SBS 음악 예능을 섭렵한 장본인이다. 김 CP는 "'판듀'와 '더 팬'을 해외에 팔아서 플라잉 피디를 한 적이 있는데, 진짜 명예롭다. 그걸 이들도 경험해봤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판타스틱 패밀리' 김영욱 CP./사진제공=SBS
'판타스틱 패밀리' 김영욱 CP./사진제공=SBS
흥행 부담감은 없냐고 묻자 김 CP는 "많다. 미칠 것 같다"며 "시청률을 전혀 무시하지는 못하지만, 포맷의 가능성은 있다고 본다. 회사에서도 수치만 보지는 않는다. 의미 있고 발전 지속 가능한지를 본다"고 밝혔다.

이어 "사실 '판타스틱 패밀리'는 회사에서 파일럿 없이 레귤러로 하라고 했는데, 우리가 파일럿으로 하겠다고 했다. 정해놓은 틀 안에서 재료를 변주해야 하는 예능이다 보니 첫 단추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포맷을 단단히 다져놓고 가야 하니까"라고 설명했다.

김 CP는 정규 편성에 대해 "아직 모르겠다. 섭외 뛰면서 지켜봐야 할 것 같다. 그래도 '판듀' 섭외 때보다 공포감은 덜 해졌다. 섭외 범위가 더 넓다. '판듀'는 국민 가요가 있는 사람이 나와야 했지만, '판타스틱 패밀리'는 가수가 아니어도 되니까"라고 말했다.

황보 작가는 "많은 스타가 가족 공개를 꺼린다. 이번에도 섭외 전화만 500통 정도 돌렸다. '판타스틱 패밀리'는 관찰 프로그램처럼 깊숙한 이야기를 들어내는 게 아니라 단면의 추억거리를 만들어주는 거다. 사연팔이를 하는 게 아니기에 많은 분이 문을 두들겼으면 좋겠다. 유명한 분도 나오지만, 얼굴은 아는데 이름은 모르는 사람이 나올 수도 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화제가 돼서 스타의 다른 면모를 볼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많은 관심을 요청했다.
'판타스틱 패밀리' 이관원 PD, 김영욱 CP./사진제공=SBS
'판타스틱 패밀리' 이관원 PD, 김영욱 CP./사진제공=SBS
가창력 왕을 뽑는 것이 아닌, 보편타당한 감동을 전달하고자 한다는 '판타스틱 패밀리'. 이 PD는 "이야기 속에 감동이 들어있다. 가족과 듀엣 무대를 했을 때 무대에 서 있는 자체만으로 감동과 떨림을 주더라"고 말했다.

황보 작가는 "시사 때 인상적이었던 게, 60대 어머니 DNA 싱어가 노래를 하는데 너무 떠는 거다. 그 이유가 우리 아들 망신 시키지 말아야지 하는 이유였다. 노래를 잘하기 위해 떠는 게 아니라 스타를 망신시키면 안 된다는 감정이 있었던 것"이라며 "추리도 있지만 가족간의 이야기를 담을 수 있고 따뜻한 마음을 녹일 수 있어서 보편적인 감성으로 곰강대를 형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CP는 "어려운 과거가 있어야만 감동이 생기는 건 아니다. 가족끼리 무대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감정의 대화들이 쏟아져 나오더라. 그게 눈물이 나는 거다. 그런 감정의 전달이 설 연휴에 보기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 PD는 "예능을 기획할 때 묻는 게 '꼭 있어야 하냐'이다. '미운 우리 새끼', '정글의 법칙', '골목식당' 모두 꼭 있어야 하는 프로그램이었다. '판타스틱 패밀리'도 그런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시청률도 중요하지만, 그것보다 설날에 가장 적합한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한다. 음악이 나오고, 가족이 나오고, 남녀노소 볼 수 있는 예능"이라고 덧붙였다. 예상 시청률을 묻자 이 PD는 "동시간대 예능 1위를 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좋은 평가를 받았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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