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스틱 패밀리' 이관원 PD./사진제공=SBS
'판타스틱 패밀리' 이관원 PD./사진제공=SBS
이관원 PD가 SBS '골목식당' 종영 후 '판타스틱 패밀리'로 돌아온 소감을 밝혔다.

오는 2월 1일 설특집 파일럿 예능으로 방송되는 ‘판타스틱 패밀리’의 김영욱 CP, 이관원 PD, 황보경 작가와 목동 SBS 사옥 인터뷰룸에서 만났다.

'판타스틱 패밀리'는 가수, 배우 등 셀럽과 DNA를 함께 나눈 재능 있는 가족들이 'DNA싱어'가 되어 노래를 부르면, 그의 가족인 유명인이 누굴지 추측해보는 가족 음악 추리쇼로, 앞서 '판타스틱 듀오'(이하 ‘판듀’) 시리즈를 론칭했던 SBS의 새로운 판타스틱 시리즈 예능이다.

김영욱 CP는 '판듀' 시즌2 이후 5년 만에 새 시리즈로 돌아온 이유에 대해 "회사 내에서 '판듀'를 다시 해달라는 내부의 목소리가 많이 있었다. 그러나 '판듀' 시즌3로 가기엔 한계가 있던 게 사실이다. 2년을 하면서 할 수 있는 섭외는 거의 다 했다. 어떤 방법으로 이 시리즈를 이어나갈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포맷티스트 황보경 작가의 아이디어를 듣고, 듀오와 섞으면 좋은 콘텐츠가 될 거라는 감이 왔다"고 밝혔다.

포맷티스트는 2018년 12월에 설립된 SBS의 자회사로, 국내 방송사에서 설립한 최초의 포맷사다. 한국의 다양한 기획/창작자들과 협업하여 글로벌 포맷 IP를 개발·유통함으로써 다양한 비즈니스 기회를 확보하고, 세계 시장에서 한국 포맷 비즈니스 허브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황보경 작가는 "포맷티스트에서 작가들은 한 달에 한 번씩 기획안을 내고 개발한다"며 "기사에서 '능력이나 재능은 목에서 온다'는 글을 봤다. 추리 예능에 음악을 접목해 엄마나 부모님 대신 피를 잇는 다른 가족들이 대신 노래를 부르면 어떨까 생각하게 됐다"고 아이디어 탄생 비화를 밝혔다.
'판타스틱 패밀리' 황보경 작가, 이관원 PD, 김영욱 CP./사진제공=SBS
'판타스틱 패밀리' 황보경 작가, 이관원 PD, 김영욱 CP./사진제공=SBS
'판타스틱 패밀리' 연출은 이관원 PD가 맡았다. 장수 프로그램이었던 '맛남의 광장', '골목식당' 종영 이후 음악 예능으로 돌아온 이관원 PD. 그는 "나는 입사 때부터 음악프로그램을 하고 싶었다. 'K팝 스타' 조연출도 하고, '티키타카'를 하면서 음악을 맛보긴 했는데 갈증이 해소되지 않더라"며 "황보경 작가에게도 꼭 하고 싶다고 했고, 김영욱 CP님에게도 성실하게 잘하겠다고 말해서 연출을 맡게 됐다. 김영욱 CP님이 회사에서 가장 음악프로그램을 많이 한 PD니까 든든하게 시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10년 동안 음악 예능을 안 시켜줬는데, 드디어 하게 됐다. 좋은 예능, 콘텐츠가 SBS에서 나온다는 생각만으로 설렌다"고 덧붙였다.

추리와 음악, 가족 예능의 결합이라는 복합적인 장르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김 CP는 "장르를 결합하는 것이 기획의 목표는 아니었다. 따뜻한 음악을 가지고 가족을 담아낼 수 있으면 의미가 있을 것 같았다. 가족은 영원한 가치니까"라며 "방송을 보면 알겠지만, 놀라운 가창력으로 1등 하는 프로그램이 아니다. 감정을 강요하는 자막을 넣지 않더라도 '저 집안은 어쩜 저리 똑같을까' 생각이 든다. 녹화 끝나고 성공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머릿속에 있던 게 발현된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황보 작가는 "포맷을 만들 때 세계적으로 통할 수 있는 게 무엇인지 생각하는데, 우리나라 추리 예능이 글로벌적으로 인기가 많다. 여기에 가족이라는 감성은 전 세계적으로 다 통하는 감성이니까. 이런 요소들이 합쳐지면 복합적인 장르라도 직관적으로 보일 수 있을 것 같았다"고 덧붙였다.
'판타스틱 패밀리' 포스터./사진제공=SBS
'판타스틱 패밀리' 포스터./사진제공=SBS
그래서일까. '판타스틱 패밀리'는 방송 전 포맷이 해외에 판매되는 쾌거를 이뤘다. 영국 대형 포맷사 프레멘틀이 'DNA싱어'에 대한 포맷 라이센스 계약을 체결한 것. 아직 방송하지 않은 국내 예능 포맷이 해외에 판매된 건 이례적인 일이다.

황보 작가는 "포맷티스트에서 스피칭을 했을 때 단 두 줄에 설명이 끝났다. 해외 바이어들이 들었을 때 복잡하지 않아 좋다고 생각했다더라. 심플 이즈 베스트가 먹혔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 CP는 '판타스틱' 시리즈부터 '더 팬', '아카이브K' 까지 SBS 음악 예능을 섭렵한 장본인이다. 김 CP는 "'판듀'와 '더 팬'을 해외에 팔아서 플라잉 피디를 한 적이 있는데, 진짜 명예롭다. 그걸 이들도 경험해봤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가창력 왕을 뽑는 것이 아닌, 보편타당한 감동을 전달하고자 한다는 '판타스틱 패밀리'. 이관원 PD는 "이야기 속에 감동이 들어있다. 가족과 듀엣 무대를 했을 때 무대에 서 있는 자체만으로 감동과 떨림을 주더라"고 말했다.

황보 작가는 "시사 때 인상적이었던 게, 60대 어머니 DNA 싱어가 노래를 하는데 너무 떠는 거다. 그 이유가 우리 아들 망신 시키지 말아야지 하는 이유였다. 노래를 잘하기 위해 떠는 게 아니라 스타를 망신시키면 안 된다는 감정이 있었던 것"이라며 "추리도 있지만 가족간의 이야기를 담을 수 있고 따뜻한 마음을 녹일 수 있어서 보편적인 감성으로 곰강대를 형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CP는 "어려운 과거가 있어야만 감동이 생기는 건 아니다. 가족끼리 무대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감정의 대화들이 쏟아져 나오더라. 그게 눈물이 나는 거다. 그런 감정의 전달이 설 연휴에 보기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 PD는 "예능을 기획할 때 묻는 게 '꼭 있어야 하냐'이다. '미운 우리 새끼', '정글의 법칙', '골목식당' 모두 꼭 있어야 하는 프로그램이었다. '판타스틱 패밀리'도 그런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한다"고 자신했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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