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빈의 조짐≫
기안84 왕따설로 어그로 끈 '나 혼자 산다'
과몰입한 기안84 팬들의 악플로 2차 피해
눈에 보이는 꼼수에 비호감 낙인
기안84 왕따설로 어그로 끈 '나 혼자 산다'
과몰입한 기안84 팬들의 악플로 2차 피해
눈에 보이는 꼼수에 비호감 낙인
≪우빈의 조짐≫
월요일 아침마다 우빈 텐아시아 기자가 연예계에서 일어나거나 일어날 조짐이 보이는 이슈를 여과 없이 짚어드립니다. 논란에 민심을 읽고 기자의 시선을 더해 입체적인 분석과 과감한 비판을 쏟아냅니다.
뭐든 과하면 독이 된다. 절실함은 과함의 원인이 되곤 한다. 인기 반전의 계기를 찾지 못하고 있는 MBC '나 혼자 산다'의 상황이 그렇다.
'나 혼자 산다'는 최근 왕따 논쟁에 휘말렸다. 웹툰 작가 기안84가 출연진과 제작진에게 따돌림을 받고 있다는 것. 비 연예인인 기안84는 '나 혼자 산다'의 주축이 된지 오래다. 그의 매력은 날 것 그대로의 생활을 보여주는 것. 혼자 지내는 사람들의 생활을 보여주는 관찰예능에 좀더 일반인과 공통점이 많은 기안84가 보여준 모습은 화제를 끌기 충분했다.
반쯤 굽던 삼겹살을 냉장고에 도로 넣거나, 먹던 수육을 남에게 줄 김밥에 넣는 모습, 패션쇼서 '성훈이 형!'을 외쳐 민폐를 끼쳤던 기안84의 행동은 편집 없이 방송을 탓다. 연예인들의 작위적인 모습에 떨어질 수 있는 현실성을 더하는 것이 '나 혼자 산다'가 기안84를 소비하는 방식이었다.
기안84의 모습을 괴짜나 야인으로 포장해 내보낸 건 물론 제작진의 의도다. 유독 기안84를 짠하고 건강하지 못 한 캐릭터로 만드니 그를 동정하는 시청자도 생겼다. 그의 대한 이슈가 생길때 마다 '나 혼자 산다'는 사람들 입에 올랐고, 부진했던 시청률은 돌아오곤 했다. 기안84로 화제의 맛을 톡톡히 본 '나 혼자 산다'는 주축인 박나래의 부진을 해결하기 위해 투입한 전현무가 반응이 없자 다시 한번 '기안84 떡밥'을 꺼냈다.
제작진은 기안84의 마감 샤워에 전현무만 참석한 방송을 내보내 '기안84 왕따설'이 불거지게 만들었다. 기안84는 모두 오지 않았다는 서운함에 입을 삐죽이며 실망한 모습을 드러냈다. 시청자들도 불편함을 나타냈다. 웹툰 작가라는 직업 자체를 연예인들이 무시하는 거 아니냐는 비판도 나왔다.
사실 이 모든 판을 깐 것은 제작진이다. 연예인의 '나 혼자' 모습을 담겠다는 제작 의도는 사라진 지 오래다. 혼자만의 모습은 사라졌고, 무지개라는 유명인 친목 단체의 모습만 그려진다. 혼자만의 모습은 올림픽 스타들의 등장으로 대체됐다. 중국집 간판을 걸어놓고 일식을 팔고 있는 모양새. 나 혼자는 사라지고 다같이가 익숙한 상황에서 관계에 소외된 캐릭터가 나오게 된다면 당연히 시청자들은 그에 몰입할 수밖에 없다.
PD의 편집을 보면 제작진의 의도는 더욱 잘 드러난다. 기안84 대신 전현무에 초점을 맞췄더라면 그는 코로나 확산에도 기안84를 위해 마감샤워에 지원한 1인이 된다. 쓰레기 가득한 폐가를 보면서도 웃고 파상풍 위험에 노출된 고무 대야에 못질을 해주며 언덕 봅슬레이도 기꺼이 응해준 '보살'이 됐을 터다. 기안84의 왕따 논란은 한 달이나 이어졌다. 사실이 아닌 부정적 이슈로 도마 위에 올랐다면 몸을 사릴만도 한데, 제작진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제작진의 욕심은 관망에서 그치지 않는다. '나 혼자 산다'는 전현무의 바자회에 전 출연진과 게스트들이 방문하는 장면을 예고편으로 쓰며 꺼진 왕따설에 다시 불을 지폈다. 전현무의 바자회는 기부라는 좋은 의도로 기획된 에피소드임에도 기안84의 마감 샤워와는 다르게 모두가 참석했다는 이유로 차별이 아니냐는 지적을 받았다.
문제는 왕따설 수습을 기안84에게 넘겼다는 점이다. 기안84는 지난 24일 방송에서 "저는 왕따도 아니고 부귀영화를 누리면서 잘 살고 있다"고 말했다. 전현무의 바자회에서도 "형은 나한테 베푸는데 욕만 먹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왕따설은 당초 전현무를 제외한 무지개 멤버들의 불참의 원인. 기안과 전현무의 관계에 이상이 없다는 것이 이 문제에 적합한 해명이 아니었음을 제작진이 몰랐다고 보기 어렵다. 한 번의 논란은 실수도 넘어갈 수 있으나 계속 반복되면 의도된 논란이다. 화제성과 시청률을 위한 '과한' 장치는 상황을 불편하게 할 뿐 재미를 주지 못한다. 스타들의 싱글 라이프를 보여주던 초기 기획 의도와 다르게 흘러가는 '나 혼자 산다'에 시청자들은 흥미를 잃었다. 한때는 금요 예능 1인자였지만, 김연경 등 색다른 인물이 나오지 않는 이상 시청률 10%의 벽도 넘지 못한다.
하루살이처럼 오늘만 보고 하나의 논란을 만들어낸 '나 혼자 산다'와 기안84. 이들이 멤버 간 불화설로 주목을 끌기 위한 목적이었다면 목적은 달성했다. 하지만 이들에게 갖고 있던 일말의 기대와 신뢰도는 타격을 입었고, '비호감의 늪'에서 빠져나올 수 없게 됐다.
우빈 텐아시아 기자 bin0604@tenasia.co.kr
월요일 아침마다 우빈 텐아시아 기자가 연예계에서 일어나거나 일어날 조짐이 보이는 이슈를 여과 없이 짚어드립니다. 논란에 민심을 읽고 기자의 시선을 더해 입체적인 분석과 과감한 비판을 쏟아냅니다.
뭐든 과하면 독이 된다. 절실함은 과함의 원인이 되곤 한다. 인기 반전의 계기를 찾지 못하고 있는 MBC '나 혼자 산다'의 상황이 그렇다.
'나 혼자 산다'는 최근 왕따 논쟁에 휘말렸다. 웹툰 작가 기안84가 출연진과 제작진에게 따돌림을 받고 있다는 것. 비 연예인인 기안84는 '나 혼자 산다'의 주축이 된지 오래다. 그의 매력은 날 것 그대로의 생활을 보여주는 것. 혼자 지내는 사람들의 생활을 보여주는 관찰예능에 좀더 일반인과 공통점이 많은 기안84가 보여준 모습은 화제를 끌기 충분했다.
반쯤 굽던 삼겹살을 냉장고에 도로 넣거나, 먹던 수육을 남에게 줄 김밥에 넣는 모습, 패션쇼서 '성훈이 형!'을 외쳐 민폐를 끼쳤던 기안84의 행동은 편집 없이 방송을 탓다. 연예인들의 작위적인 모습에 떨어질 수 있는 현실성을 더하는 것이 '나 혼자 산다'가 기안84를 소비하는 방식이었다.
기안84의 모습을 괴짜나 야인으로 포장해 내보낸 건 물론 제작진의 의도다. 유독 기안84를 짠하고 건강하지 못 한 캐릭터로 만드니 그를 동정하는 시청자도 생겼다. 그의 대한 이슈가 생길때 마다 '나 혼자 산다'는 사람들 입에 올랐고, 부진했던 시청률은 돌아오곤 했다. 기안84로 화제의 맛을 톡톡히 본 '나 혼자 산다'는 주축인 박나래의 부진을 해결하기 위해 투입한 전현무가 반응이 없자 다시 한번 '기안84 떡밥'을 꺼냈다.
제작진은 기안84의 마감 샤워에 전현무만 참석한 방송을 내보내 '기안84 왕따설'이 불거지게 만들었다. 기안84는 모두 오지 않았다는 서운함에 입을 삐죽이며 실망한 모습을 드러냈다. 시청자들도 불편함을 나타냈다. 웹툰 작가라는 직업 자체를 연예인들이 무시하는 거 아니냐는 비판도 나왔다.
사실 이 모든 판을 깐 것은 제작진이다. 연예인의 '나 혼자' 모습을 담겠다는 제작 의도는 사라진 지 오래다. 혼자만의 모습은 사라졌고, 무지개라는 유명인 친목 단체의 모습만 그려진다. 혼자만의 모습은 올림픽 스타들의 등장으로 대체됐다. 중국집 간판을 걸어놓고 일식을 팔고 있는 모양새. 나 혼자는 사라지고 다같이가 익숙한 상황에서 관계에 소외된 캐릭터가 나오게 된다면 당연히 시청자들은 그에 몰입할 수밖에 없다.
PD의 편집을 보면 제작진의 의도는 더욱 잘 드러난다. 기안84 대신 전현무에 초점을 맞췄더라면 그는 코로나 확산에도 기안84를 위해 마감샤워에 지원한 1인이 된다. 쓰레기 가득한 폐가를 보면서도 웃고 파상풍 위험에 노출된 고무 대야에 못질을 해주며 언덕 봅슬레이도 기꺼이 응해준 '보살'이 됐을 터다. 기안84의 왕따 논란은 한 달이나 이어졌다. 사실이 아닌 부정적 이슈로 도마 위에 올랐다면 몸을 사릴만도 한데, 제작진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제작진의 욕심은 관망에서 그치지 않는다. '나 혼자 산다'는 전현무의 바자회에 전 출연진과 게스트들이 방문하는 장면을 예고편으로 쓰며 꺼진 왕따설에 다시 불을 지폈다. 전현무의 바자회는 기부라는 좋은 의도로 기획된 에피소드임에도 기안84의 마감 샤워와는 다르게 모두가 참석했다는 이유로 차별이 아니냐는 지적을 받았다.
문제는 왕따설 수습을 기안84에게 넘겼다는 점이다. 기안84는 지난 24일 방송에서 "저는 왕따도 아니고 부귀영화를 누리면서 잘 살고 있다"고 말했다. 전현무의 바자회에서도 "형은 나한테 베푸는데 욕만 먹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왕따설은 당초 전현무를 제외한 무지개 멤버들의 불참의 원인. 기안과 전현무의 관계에 이상이 없다는 것이 이 문제에 적합한 해명이 아니었음을 제작진이 몰랐다고 보기 어렵다. 한 번의 논란은 실수도 넘어갈 수 있으나 계속 반복되면 의도된 논란이다. 화제성과 시청률을 위한 '과한' 장치는 상황을 불편하게 할 뿐 재미를 주지 못한다. 스타들의 싱글 라이프를 보여주던 초기 기획 의도와 다르게 흘러가는 '나 혼자 산다'에 시청자들은 흥미를 잃었다. 한때는 금요 예능 1인자였지만, 김연경 등 색다른 인물이 나오지 않는 이상 시청률 10%의 벽도 넘지 못한다.
하루살이처럼 오늘만 보고 하나의 논란을 만들어낸 '나 혼자 산다'와 기안84. 이들이 멤버 간 불화설로 주목을 끌기 위한 목적이었다면 목적은 달성했다. 하지만 이들에게 갖고 있던 일말의 기대와 신뢰도는 타격을 입었고, '비호감의 늪'에서 빠져나올 수 없게 됐다.
우빈 텐아시아 기자 bin0604@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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