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사곡2' 12회, 70분 내내 2인극 '파격'
임성한 작가의 편견을 깨는 전개
'지루하다 vs 현실적이다'
이태곤X박주미, 몰입도 높이는 열연
임성한 작가의 편견을 깨는 전개
'지루하다 vs 현실적이다'
이태곤X박주미, 몰입도 높이는 열연

"내 몸 갖고 내 맘대로 좀 했어" JTBC '부부의 세계' 속 '사랑이 죄는 아니잖아!' 대사 이후 또 하나의 레전드 불륜 궤변이 탄생했다. TV조선 주말미니시리즈 '결혼작사 이혼작곡2'(이하 '결사곡2')에서 이혼을 요구하는 사피영(박주미 분)에게 내뱉은 신유신(이태곤 분)의 말이다. 이 대사가 더욱 강렬한 인상을 남긴 데에는 임성한(피비) 작가의 파격적 전개가 큰 몫을 했다.
지난 18일 방송된 '결사곡2' 12회는 70분 내내 사피영, 신유신이 이혼을 두고 논쟁을 벌이는 대사로만 채워졌다. 장소도 집 거실로 한정되어 마치 한 편의 긴 연극 무대를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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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피영은 신유신에게 느낀 배신감, 돌아올 수 없는 시절에 대한 그리움 등을 표출하며 "깨진 화분 붙여봐야 이어붙인 자국까지 없앨 순 없어"라며 불륜으로 인해 이혼을 결심한 여자의 복잡한 감정을 토해냈다.
서로의 치부를 들추고, 반성하고, 눈물 흘리면서도 두 사람은 고집을 꺾지 않았고, 창과 방패의 싸움은 결과 없이 한 시간 내내 계속 같은 자리를 맴돌았다. 이러한 2인극에 시청자들의 반응은 분분했다. 지루하다는 의견부터 현실적인 부부 대화 같아 공감됐다 등 극과 극 반응이었다. '오후 6시 이후 2명 모임'을 지킨 방역수칙 모범 드라마라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왔다.
![[태유나의 듣보드뽀] 불륜남 이태곤의 "내 몸 갖고 맘대로 좀 했어"라는 궤변, 임성한표 불륜 다큐](https://img.hankyung.com/photo/202107/BF.26989681.1.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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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흘에 걸쳐 나눠 찍은 섬세함도 빛났다. 대본을 모두 외워 처음부터 끝까지 전체를 맞춰보긴 했지만, 임 작가의 의도를 최대한 표현하기 위해 하루 만에 끝내지 않았다고. 제작사 측은 "부정·분노·회피 같은 이태곤의 감정 변화와 이에 대한 박주미의 절제된 대응 등 심리학 교과서에 나올 법한 대사의 완성도를 높이고 현실성을 최대화하려 했다"며 "이혼이 단칼에 맺고 끊는 게 아니듯 드라마도 관계의 정리를 단계적으로 표현하는 게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현실에서의 이혼은 드라마처럼 '컷' 하고 몇 초 만에 넘어갈 수 없다. 이혼을 결정하고 법원으로 가기까지 수많은 대화가 오고 간다. 그 속에서 어떤 사람은 말도 안 되는 변명을 늘어놓을 거고, 어떤 사람은 회피할 거고, 어떤 사람은 분노할 거다. 끊이지 않는 대화 속에서 이야기는 도돌이표처럼 돌기도 할 테고. 그렇기에 박주미, 이태곤이 보여준 대화는 이혼을 앞둔 부부의 리얼한 현실을 오히려 70분으로 '압축'해 보여준 것과 같다. 임성한 작가의 편견을 깬 파격적인 시도에 박수를 보내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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