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프릴, 이현주 3년간 폭행·폭언·조롱 괴롭힘 의혹
이현주 "멤버들의 괴롭힘으로 극단적인 선택도"
DSP "피해자, 가해자 없는 상황…법적 대응 계속 진행"
이현주 "멤버들의 괴롭힘으로 극단적인 선택도"
DSP "피해자, 가해자 없는 상황…법적 대응 계속 진행"
≪우빈의 조짐≫
월요일 아침마다 우빈 텐아시아 기자가 연예계에서 일어나거나 일어날 조짐이 보이는 이슈를 여과 없이 짚어드립니다. 논란에 민심을 읽고 기자의 시선을 더해 입체적인 분석과 과감한 비판을 쏟아냅니다.
영화 '해리포터'에는 볼드모트가 등장한다. 이름 자체가 두려움의 대명사이자 금지어. 그래서 그를 두려워하는 이들은 볼드모트를 지칭할 때 '그 사람'을 가장 흔하게 사용한다.
그룹 에이프릴이란 이름이 묻은 김채원, 이나은, 양예나, 이진솔, 전소민(現 KARD)에게 전 멤버 이현주는 금지어다. 그분, 탈퇴 멤버, 그 멤버라 칭할 뿐. 5년 전 이현주를 괴롭혀 탈퇴시켰다는 의혹이 불거진 4개월간 앞으로 일어날 일이 두려웠던 그들은 반성과 사과가 아닌 사실의 부정이라는 물타기를 택했다.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재발방지대책은 위기 대책의 3요소다. 이현주 왕따 논란이 불거졌을 때 소속사 DSP와 에이프릴에게도 재기의 기회가 있었다. 재기의 원천을 가로막은 것은 DSP다. 이현주가 피해 사실을 고백했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사과 자체가 없고 소송전으로 향한 것. 진상을 덮기 급급했기에 책임자 처벌과 재발 방지까지는 가지도 못했다. 이현주에 대한 사과는 끝까지 없고 그런 적 없다며 우기기만 하니 이들의 미래야말로 가요계 '볼드모트'(금지어)다. 지난 2월 말 이현주의 남동생이 이현주가 에이프릴 활동 당시 멤버들에게 괴롭힘을 당해 팀을 탈퇴했다고 폭로했다. 이현주는 이들로 인해 극단적 선택도 시도했다며 응급실 진료 기록을 증거로 올렸다.
공개된 병원 기록의 날짜는 2016년 5월 11일, 진단명은 F190. 일반적으로 여러 약물을 오용했을 경우 쓰이는 기록이다. 다음날 DSP는 이현주가 건강상 이유로 방송 활동을 잠정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10월 29일 이현주는 그룹을 탈퇴했다. 5년 뒤 DSP는 과거 이현주와 에이프릴 멤버들 간 갈등은 있었음은 인정했다. 이현주가 괴롭힘을 당했던 일들도 일부 인정했다. 다만, 이 갈등의 원인을 이현주의 나약함으로 돌리며 당시 양측의 상황을 '가해자나 피해자로 나눌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비극은 이현주가 DSP 소속이라는 점이다. 아이돌 데뷔를 위해 맺은 7년짜리 계약서엔 왕따는 물론 극단적 선택으로도 지우지 못한 도장이 남아있었다. 교묘하게 에이프릴 편만 드는 DSP의 행동을 참지 못했을까.
이현주는 4월 18일 "3년간 폭행과 폭언, 희롱, 욕설과 인신공격은 물론 가족들에 대한 근거 없는 모욕도 당했다"고 밝혔다. DSP는 방관했고, 이로 인해 이현주는 극단적 선택을 했지만, 이후에도 이들은 일말의 미안함도 느끼지 못하는 것처럼 보였다는 것이 이현주의 얘기다. DSP의 이후 행보는 충격을 넘어 기이하기까지 하다. 이현주의 남동생과 친구를 고소하겠다 한 것. 이들이 들고 나온 죄목은 명예훼손. 경찰이 친구에게 무혐의 처분을 내리자, DSP는 이현주를 직접 고소했다.
소속사가 소속 연예인과 계약 해지 분쟁으로 고소전을 벌인 건 종종 있던 일이지만, 계약이 유지되고 있는 상황에서 당사자를 형사 고발한 건 DSP가 최초다.
소속 연예인이 정상적인 연예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성실히 매니지먼트를 해야 할 의무가 있고, 활동 중 육체적·정신적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회복을 도울 책임이 있다. 특히 해당 연예인이 미성년자일 경우 청소년 보호법에 의거해 기본적인 인권을 보호해야 한다.
현재도 과거도 DSP는 이현주에게 매니지먼트로서의 책임을 다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에이프릴 왕따 사건이 발생한 시점 이현주의 나이는 만 16세였으며,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을 땐 겨우 만 18세였다. 시간이 흐르는 동안 침묵으로 일관하던 이나은, 이진솔, 김채원, 양예나는 최근 SNS에 입장문을 내놨다. 이현주 관련 내용은 딱 한 줄, '그런 적 없다'로 끝냈다. 말 그대로 본인들의 입장만 늘어놓은 입장문. 10대 시절 미숙할 수밖에 없었다며 어물쩍 넘기려는 태도를 취했다. (오해로 비롯해) 따돌림을 인정했던 문구들은 그런적 없다는 사실 부정으로 슬그머니 변해 있었다.
"공인으로서 보다 성숙한 모습으로 다가서겠다"며 복귀도 바랐다. 에이프릴이 꾸고 있는 그 꿈은 이뤄지기 어려워 보인다. 4개월 동안 그 어디에서도 에이프릴의 이름은 등장하지 않았고, 이들을 찾는 곳도 없었다. 오히려 언급하는 것을 꺼려했다.
이현주를 고발한 고발장에서 모든 일이 허위 사실이라고 주장하지도 못하면서 소송전을 벌이는 DSP의 모습은 옹색하기 짝이 없다. 핑클, 젝스키스, 카라 등 최고의 아이돌을 내놓은 DSP의 명성은 2010년대 중반 어딘가에서 끝났다. 하늘을 손바닥으로 가리기 급급한 벌거벗은 임금님에게 찬사를 보내는 대중들은 더는 없다.
논란 이후 DSP가 내놓은 보이그룹 미래소년도 큰 호응을 얻지 못하고, 전 에이프릴 리더이자 이현주 괴롭힘의 또 다른 주축으로 지목된 전소민이 속해있는 혼성그룹 KARD도 대중의 외면을 받고 있다. 존폐의 위기에서 사활을 걸고 고소전으로 억울함을 피력하고 있는 DSP. 깔끔한 인정과 사과가 유일한 답이라는 걸 DSP만 모른다.
우빈 텐아시아 기자 bin0604@tenasia.co.kr
월요일 아침마다 우빈 텐아시아 기자가 연예계에서 일어나거나 일어날 조짐이 보이는 이슈를 여과 없이 짚어드립니다. 논란에 민심을 읽고 기자의 시선을 더해 입체적인 분석과 과감한 비판을 쏟아냅니다.
영화 '해리포터'에는 볼드모트가 등장한다. 이름 자체가 두려움의 대명사이자 금지어. 그래서 그를 두려워하는 이들은 볼드모트를 지칭할 때 '그 사람'을 가장 흔하게 사용한다.
그룹 에이프릴이란 이름이 묻은 김채원, 이나은, 양예나, 이진솔, 전소민(現 KARD)에게 전 멤버 이현주는 금지어다. 그분, 탈퇴 멤버, 그 멤버라 칭할 뿐. 5년 전 이현주를 괴롭혀 탈퇴시켰다는 의혹이 불거진 4개월간 앞으로 일어날 일이 두려웠던 그들은 반성과 사과가 아닌 사실의 부정이라는 물타기를 택했다.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재발방지대책은 위기 대책의 3요소다. 이현주 왕따 논란이 불거졌을 때 소속사 DSP와 에이프릴에게도 재기의 기회가 있었다. 재기의 원천을 가로막은 것은 DSP다. 이현주가 피해 사실을 고백했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사과 자체가 없고 소송전으로 향한 것. 진상을 덮기 급급했기에 책임자 처벌과 재발 방지까지는 가지도 못했다. 이현주에 대한 사과는 끝까지 없고 그런 적 없다며 우기기만 하니 이들의 미래야말로 가요계 '볼드모트'(금지어)다. 지난 2월 말 이현주의 남동생이 이현주가 에이프릴 활동 당시 멤버들에게 괴롭힘을 당해 팀을 탈퇴했다고 폭로했다. 이현주는 이들로 인해 극단적 선택도 시도했다며 응급실 진료 기록을 증거로 올렸다.
공개된 병원 기록의 날짜는 2016년 5월 11일, 진단명은 F190. 일반적으로 여러 약물을 오용했을 경우 쓰이는 기록이다. 다음날 DSP는 이현주가 건강상 이유로 방송 활동을 잠정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10월 29일 이현주는 그룹을 탈퇴했다. 5년 뒤 DSP는 과거 이현주와 에이프릴 멤버들 간 갈등은 있었음은 인정했다. 이현주가 괴롭힘을 당했던 일들도 일부 인정했다. 다만, 이 갈등의 원인을 이현주의 나약함으로 돌리며 당시 양측의 상황을 '가해자나 피해자로 나눌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비극은 이현주가 DSP 소속이라는 점이다. 아이돌 데뷔를 위해 맺은 7년짜리 계약서엔 왕따는 물론 극단적 선택으로도 지우지 못한 도장이 남아있었다. 교묘하게 에이프릴 편만 드는 DSP의 행동을 참지 못했을까.
이현주는 4월 18일 "3년간 폭행과 폭언, 희롱, 욕설과 인신공격은 물론 가족들에 대한 근거 없는 모욕도 당했다"고 밝혔다. DSP는 방관했고, 이로 인해 이현주는 극단적 선택을 했지만, 이후에도 이들은 일말의 미안함도 느끼지 못하는 것처럼 보였다는 것이 이현주의 얘기다. DSP의 이후 행보는 충격을 넘어 기이하기까지 하다. 이현주의 남동생과 친구를 고소하겠다 한 것. 이들이 들고 나온 죄목은 명예훼손. 경찰이 친구에게 무혐의 처분을 내리자, DSP는 이현주를 직접 고소했다.
소속사가 소속 연예인과 계약 해지 분쟁으로 고소전을 벌인 건 종종 있던 일이지만, 계약이 유지되고 있는 상황에서 당사자를 형사 고발한 건 DSP가 최초다.
소속 연예인이 정상적인 연예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성실히 매니지먼트를 해야 할 의무가 있고, 활동 중 육체적·정신적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회복을 도울 책임이 있다. 특히 해당 연예인이 미성년자일 경우 청소년 보호법에 의거해 기본적인 인권을 보호해야 한다.
현재도 과거도 DSP는 이현주에게 매니지먼트로서의 책임을 다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에이프릴 왕따 사건이 발생한 시점 이현주의 나이는 만 16세였으며,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을 땐 겨우 만 18세였다. 시간이 흐르는 동안 침묵으로 일관하던 이나은, 이진솔, 김채원, 양예나는 최근 SNS에 입장문을 내놨다. 이현주 관련 내용은 딱 한 줄, '그런 적 없다'로 끝냈다. 말 그대로 본인들의 입장만 늘어놓은 입장문. 10대 시절 미숙할 수밖에 없었다며 어물쩍 넘기려는 태도를 취했다. (오해로 비롯해) 따돌림을 인정했던 문구들은 그런적 없다는 사실 부정으로 슬그머니 변해 있었다.
"공인으로서 보다 성숙한 모습으로 다가서겠다"며 복귀도 바랐다. 에이프릴이 꾸고 있는 그 꿈은 이뤄지기 어려워 보인다. 4개월 동안 그 어디에서도 에이프릴의 이름은 등장하지 않았고, 이들을 찾는 곳도 없었다. 오히려 언급하는 것을 꺼려했다.
이현주를 고발한 고발장에서 모든 일이 허위 사실이라고 주장하지도 못하면서 소송전을 벌이는 DSP의 모습은 옹색하기 짝이 없다. 핑클, 젝스키스, 카라 등 최고의 아이돌을 내놓은 DSP의 명성은 2010년대 중반 어딘가에서 끝났다. 하늘을 손바닥으로 가리기 급급한 벌거벗은 임금님에게 찬사를 보내는 대중들은 더는 없다.
논란 이후 DSP가 내놓은 보이그룹 미래소년도 큰 호응을 얻지 못하고, 전 에이프릴 리더이자 이현주 괴롭힘의 또 다른 주축으로 지목된 전소민이 속해있는 혼성그룹 KARD도 대중의 외면을 받고 있다. 존폐의 위기에서 사활을 걸고 고소전으로 억울함을 피력하고 있는 DSP. 깔끔한 인정과 사과가 유일한 답이라는 걸 DSP만 모른다.
우빈 텐아시아 기자 bin0604@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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