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지프스' 첫방
박신혜, 조승우 만나러 미래에서 과거로
조승우, 슈트 케이스 열었다
박신혜, 조승우 만나러 미래에서 과거로
조승우, 슈트 케이스 열었다

보지 않을 수 없는 조합으로 기대를 모았던 조승우와 박신혜의 연기는 역시나 놀라웠다. 조승우는 생사를 오가는 와중에도 위트를 놓지 않는 여유, 숫자와 과학적 논리로 대응하는 천재적 기행, 하지만 그 안에 숨기고 있는 깊은 상처와 자조적 태도 등, 스펙트럼이 넓다는 표현으로는 부족한 캐릭터를 능수능란하게 화면에 펼쳐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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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방송은 미스터리한 벙커에서 ‘업로더’ 여정을 준비하고 있는 미래의 강서해(박신혜 분)로부터 시작됐다. 차림새며 분위기며 어딘지 이질감이 느껴졌던 그녀의 팔에 ‘250811’이란 번호가 찍히고, 파란 불빛과 함께 눈을 떠보니 서해는 현재에 도착해 있었다. 어떤 이유에선지 “한태술(조승우 분)한테 가면 절대 안 돼”라던 아빠 강동기(김종태 분)와의 약속과는 다르게 서해가 현재로 온 이유는 바로 한태술. 도착하기 무섭게 그녀를 맹렬히 쫓는 ‘그놈들’을 피해 태술을 찾아나서는 서해의 모습은 긴박함을 자아냈다.
태술 또한 생사의 기로에 서있었다. 사이판에서 한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 윈드 실드에 무언가가 부딪혀 깨지는 바람에 상공에서 추락하고 있었던 것. 기장까지 사망한 절체절명의 상황에 추락까지 남은 시간은 단 3분 30초. 천재공학자 태술은 덕테이프와 보드판으로 깨진 윈드쉴드를 수습하고, 조종실 전력을 복구해내 261명의 목숨을 기적적으로 구해냈다. 이미 ‘뇌섹 국민 공대 오빠’로 유명했던 그는 ‘국민영웅’으로까지 추앙됐지만, “다 죽든 말든, 그냥 고장 난 게 있어서 고친 거야”라며 자조적으로 반응할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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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기업 ‘퀀텀앤타임’의 회장임에도 회사의 주가를 요동치게 만드는 기행을 부리는 태술은 겉보기에 이기적인 천재였지만, 그 내면은 후회와 상처로 얼룩져 있었다. 과거 태산은 동생 때문에 모든 희생을 감수하고, 퀀텀앤타임의 시초가 된 컨테이너 연구실까지 마련해줬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부기장이 그랬던 것처럼 “이 세상에 우리만 살고 있는 게 아니다. 그 놈들이 너를 찾고 있다”는 이해할 수 없는 궤변을 늘어놓았고, 태술은 그런 형을 술 때문에 돈을 뜯어가려는 사람 취급하며 그에게 크나큰 상처를 안겼다. 형이 급사한 뒤, 약을 먹어야 형의 환각에서 벗어날 수 있을 정도로 망가진 이유였다.
그런 태술 앞에 환각이 아닌 진짜 태산이 나타났다. 그것도 난데없이 하늘에서 떨어졌다. 태술은 항공 사고 조사 보고서를 받아 진실 추적에 나섰고, 비행기의 행적을 밝히려 적어 내린 빼곡한 수식과 숫자들이 가리킨 김포의 갈대밭엔 슈트케이스가 있었다. 과거 태술의 생일을 모든 비밀번호로 만들었던 형을 기억해낸 태술은 그 번호로 슈트케이스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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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지프스’ 2회는 오늘(18일) 오후 9시 방송된다.
태유나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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