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우빈 기자]
눈치도 없고 논점도 없다.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 씨가 중국의 박쥐 식용 문화에 대한 혐오를 지양하자면서 지난 30일 자신의 SNS에 그룹 AOA의 설현이 SBS ‘정글의 법칙’에서 박쥐를 먹었다는 기사를 첨부했다. 전 세계를 전염병의 공포로 몰아넣고 있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武漢) 폐렴의 숙주 동물로 박쥐가 유력하게 지목된 상황. 세계보건기구(WHO)가 국제적 비상사태를 선포했을 정도로 사태가 심각하다. 때문에 박쥐를 먹는 중국 식문화에 대한 관심과 비판 여론도 높아진 상황이다. 우한 폐렴으로 불안해진 시민들이 다양한 야생동물을 식재료로 사용하는 중국 식문화를 비난하는 것은 현재로선 불가피한 측면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물론 직업이 ‘맛 칼럼니스트’라 각국의 고유한 음식문화에 대해 열린 태도를 취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우한 폐렴의 심각성이 날로 더해지는 이 시점에 ‘중국 식문화’ 옹호 발언은 너무 생뚱맞다. 거기다 예능 프로그램에서 어쩌다, 아니 방송프로그램의 특성상 어쩔 수 없이 박쥐를 먹은 설현까지 소환했다. 방송이라 최선을 다했던 설현은 무슨 죄일까.
황씨는 이날 방송된 YTN 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에 출연해 ‘한국인도 예전에는 박쥐를 먹었다’는 취지의 주장을 펼쳤다. 그는 “1999년 기사에 보면, 한약재로 박쥐를 남획하고 있다는 환경부의 사무관이 말이 등장한다. 1979년에는 아예 박쥐 관련 박사가 ‘박쥐 좀 그만 잡아먹자, 너무 많이 잡아먹어서 멸종위기에 있다’는 말까지 했다”고 말했다.
황씨는 “중국인들은 미개하다는 등 혐오를 조성하는 말들을 언론에서 많이 부추겼다”고 주장했다. 그는 “어떤 음식을 먹는다고 해서 특정 국민이나 인종, 민족을 혐오하는 일들은 곳곳에 존재한다. 제국주의 시대에 식민지 사람들을 미개하다고 몰고 가기 위한 방법 중 하나가 먹는 음식을 두고 혐오를 부추기는 것이었다”이라며 “그런 방식이 지금 대한민국에서 버젓이 일어나고 있는 것은 좋지 않다는 생각이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황씨는 우리나라도 얼마 전까지 박쥐를 먹었다면서 “일상식으로 먹은 것은 아니다. 중국 사람들도 박쥐를 일상식으로 먹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인 블로그를 보면 박쥐탕을 먹은 게 2016년이다. 중국에서 먹은 것도 아니고, 팔라우라는 남태평양의 어느 섬에 가서 먹었다. 그 영상을 가지고 와서 중국인들한테 혐오 감정을 붙인다. 그런데 2016년 SBS ‘정글의 법칙’에 설현 씨가 나와서 박쥐 먹는 것을 보여줬다. 거의 같은 시기”라고 설명했다. 황씨는 중국인에 대해 혐오의 감정을 붙이면 그만큼의 일을 돌려받게 된다며 혐오를 지양하자고 주장했다.
방송 후 황씨의 발언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자 그는 같은 날 오후 자신의 SNS에 설현의 ‘정글의 법칙’ 기사 제목들을 첨부했다. 그는 “지금 한국이 박쥐를 먹지 않는 것처럼 중국의 야생동물 식용 문제도 경제 발전에 따라 자연스레 사라질 문화임을 알리고 싶었다”면서 “바이러스를 옮긴다고 해서 그것이 미개하다거나 혐오의 감정으로 확장해서는 안 되기에 한국의 과거 사례도 덧붙인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설현의 기사와 함께 ‘남획으로 박쥐 멸종위기’라는 제목의 1979년 8월 18일 자 경향신문 기사도 첨부했다. 기사는 박쥐가 신경통 및 정력제 등 한약재로 가장 좋다는 항간의 이야기에 따라 오래전부터 남획되기 시작해 지금은 거의 멸종 상태에 이렀다는 내용이다. 국내에서 약재로 박쥐를 사용한 것은 맞지만, 이를 식문화라고 보기엔 어렵다. 하지만 중국의 경우는 다르다. 야생 박쥐를 계속 먹어왔고 지금도 먹고 있으며 박쥐 고기를 시장에 유통한다. 청결하지 않은 ‘중국의 식문화’가 전 세계에 피해를 준 것도 사실이다. 애먼 설현까지 끌어오면서까지 중국의 박쥐 식용을 옹호하는 황씨의 말과 글이 대중의 분노를 유발한 이유다. 특정 국가의 음식문하를 비하하거나 혐오하는 것은 옳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굳이 이 시점에서 그런 주장을 폈어야 할까. 또한 설현까지 끌어왔어야 할까.
황씨의 소환으로 인해 피해를 본 사람은 설현이다. 그의 발언 이후 설현의 이름과 ‘설현 박쥐’가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등장한 것. 설현은 2016년 ‘정글의 법칙’ 콩가의 누크섬 편에 출연해 정글을 체험했다. 설현을 포함해 출연 멤버들은 쥐치, 고둥, 크레이 피시, 패럿 피시, 파인애플, 파파야, 수박, 브레드 프루트, 박쥐 고기 등을 먹었다. 방송 당시 설현은 편식을 하지 않고 잘 먹어 ‘먹방 여신’로 큰 인기를 끌었다. ‘정글의 법칙’은 정글에서 생존하며 그 나라의 다양한 문화를 체험하는 프로그램이다. 설현은 최선을 다해 방송에 임했을 뿐인데 4년이 지난 지금 박쥐 먹방 하나로 민망하게 됐다.
우빈 기자 bin0604@tenasia.co.kr
물론 직업이 ‘맛 칼럼니스트’라 각국의 고유한 음식문화에 대해 열린 태도를 취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우한 폐렴의 심각성이 날로 더해지는 이 시점에 ‘중국 식문화’ 옹호 발언은 너무 생뚱맞다. 거기다 예능 프로그램에서 어쩌다, 아니 방송프로그램의 특성상 어쩔 수 없이 박쥐를 먹은 설현까지 소환했다. 방송이라 최선을 다했던 설현은 무슨 죄일까.
황씨는 이날 방송된 YTN 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에 출연해 ‘한국인도 예전에는 박쥐를 먹었다’는 취지의 주장을 펼쳤다. 그는 “1999년 기사에 보면, 한약재로 박쥐를 남획하고 있다는 환경부의 사무관이 말이 등장한다. 1979년에는 아예 박쥐 관련 박사가 ‘박쥐 좀 그만 잡아먹자, 너무 많이 잡아먹어서 멸종위기에 있다’는 말까지 했다”고 말했다.
황씨는 “중국인들은 미개하다는 등 혐오를 조성하는 말들을 언론에서 많이 부추겼다”고 주장했다. 그는 “어떤 음식을 먹는다고 해서 특정 국민이나 인종, 민족을 혐오하는 일들은 곳곳에 존재한다. 제국주의 시대에 식민지 사람들을 미개하다고 몰고 가기 위한 방법 중 하나가 먹는 음식을 두고 혐오를 부추기는 것이었다”이라며 “그런 방식이 지금 대한민국에서 버젓이 일어나고 있는 것은 좋지 않다는 생각이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황씨는 우리나라도 얼마 전까지 박쥐를 먹었다면서 “일상식으로 먹은 것은 아니다. 중국 사람들도 박쥐를 일상식으로 먹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인 블로그를 보면 박쥐탕을 먹은 게 2016년이다. 중국에서 먹은 것도 아니고, 팔라우라는 남태평양의 어느 섬에 가서 먹었다. 그 영상을 가지고 와서 중국인들한테 혐오 감정을 붙인다. 그런데 2016년 SBS ‘정글의 법칙’에 설현 씨가 나와서 박쥐 먹는 것을 보여줬다. 거의 같은 시기”라고 설명했다. 황씨는 중국인에 대해 혐오의 감정을 붙이면 그만큼의 일을 돌려받게 된다며 혐오를 지양하자고 주장했다.
또 설현의 기사와 함께 ‘남획으로 박쥐 멸종위기’라는 제목의 1979년 8월 18일 자 경향신문 기사도 첨부했다. 기사는 박쥐가 신경통 및 정력제 등 한약재로 가장 좋다는 항간의 이야기에 따라 오래전부터 남획되기 시작해 지금은 거의 멸종 상태에 이렀다는 내용이다. 국내에서 약재로 박쥐를 사용한 것은 맞지만, 이를 식문화라고 보기엔 어렵다. 하지만 중국의 경우는 다르다. 야생 박쥐를 계속 먹어왔고 지금도 먹고 있으며 박쥐 고기를 시장에 유통한다. 청결하지 않은 ‘중국의 식문화’가 전 세계에 피해를 준 것도 사실이다. 애먼 설현까지 끌어오면서까지 중국의 박쥐 식용을 옹호하는 황씨의 말과 글이 대중의 분노를 유발한 이유다. 특정 국가의 음식문하를 비하하거나 혐오하는 것은 옳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굳이 이 시점에서 그런 주장을 폈어야 할까. 또한 설현까지 끌어왔어야 할까.
황씨의 소환으로 인해 피해를 본 사람은 설현이다. 그의 발언 이후 설현의 이름과 ‘설현 박쥐’가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등장한 것. 설현은 2016년 ‘정글의 법칙’ 콩가의 누크섬 편에 출연해 정글을 체험했다. 설현을 포함해 출연 멤버들은 쥐치, 고둥, 크레이 피시, 패럿 피시, 파인애플, 파파야, 수박, 브레드 프루트, 박쥐 고기 등을 먹었다. 방송 당시 설현은 편식을 하지 않고 잘 먹어 ‘먹방 여신’로 큰 인기를 끌었다. ‘정글의 법칙’은 정글에서 생존하며 그 나라의 다양한 문화를 체험하는 프로그램이다. 설현은 최선을 다해 방송에 임했을 뿐인데 4년이 지난 지금 박쥐 먹방 하나로 민망하게 됐다.
우빈 기자 bin0604@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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