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아│티걸, 여자 4호의 제 이름은요
유진아│티걸, 여자 4호의 제 이름은요
‘티걸’, 그리고 ‘여자 4호’. 얼굴을 알린 두 편의 TV 프로그램 Mnet 와 SBS 에서 유진아는 이름이 없었다. 에서는 대사도 없었다. 단지 이하늘의 농담에 활짝 웃고, 또 삐죽거리는 새침한 표정만이 있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충분했다. “ 첫 방송은 보지도 못했어요. 자고 일어나니까 문자가 수십 통이 와 있고, 친구들도 ‘어떻게 거기에 나왔어?’하고 신기해하더라고요”라고 말하는 유진아는 길에서 사람들이 알아보는 것이나, 자신에 대한 질문에 답을 하는 것이 아직은 낯설다. 그래서일까. 몇 개의 질문에 열심히 대답을 하면서도 유진아의 입가에 쑥스러운 웃음이 계속 걸려 있었던 것은. 이하늘이 알아본 것처럼 눈에 띄는 외모 탓에 종종 사람들에게 “연예계 데뷔를 준비 중이냐”는 질문을 받았지만, 유진아는 자신이 “예쁘다고 생각해본 적도 없고, 평범한 회사원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 유진아가 우연히 들어선 길에서 만난 ‘티걸’이라는 역할은 사람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는 세계, 한 번도 꿈 꿔보지 않았던 또 다른 세상을 열어주는 계기가 됐다.

“연기를 하고 싶어요”
유진아│티걸, 여자 4호의 제 이름은요
유진아│티걸, 여자 4호의 제 이름은요
‘티걸’이라는 별명과 이름이 검색어 순위에 오르고, 사진이 포털 사이트에 걸리는 기사가 되는 관심의 인물이 됐지만, 유진아는 이것이 출발선일 뿐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한 번은요, 밥을 먹는데 저쪽 테이블에서 절 자꾸 손으로 가리키는 거예요. 그래서 ‘큰일났다. 오늘 정말 폐인처럼 하고 나왔는데’하고 걱정했더니, ‘서우 씨 아니세요?’하고 묻더라고요” 이제 막 얼굴을 알리기 시작한 연예인으로서는 섭섭할 수도 있는 경험담이지만, 유진아는 “그래도 싫진 않았어요. 더 열심히 해야죠, 뭐. 으히히”하고 웃는다. 어느덧 쑥스러운 웃음은 개구쟁이 웃음으로 바뀌고, 자꾸만 깜빡이곤 했던 커다란 눈은 자신의 꿈을 설명하는 반짝임으로 가득하다. “연기를 하고 싶어요. 지금 열심히 준비하고 있는데 연기는 정말 매력이 넘치는 것 같아요” 그때부터였다. 유진아에게서 처음의 머뭇거리던 말투 대신 한 톤 높아진 목소리, 몇 번 경험해보지 못한 인터뷰에 긴장한 빛이 역력했던 굳은 얼굴 대신 에서 봤던 다양한 표정을 발견하게 된 것은. ‘티걸’이 아닌 ‘연기자 유진아’가 어떤 얼굴을 하게 될지는 아직 확신하기 어렵다. 하지만 자신의 꿈을 설명하며 활짝 피어나는 얼굴만으로도 낯선 세상에 지금 막 뛰어든 한 아가씨를 응원할 이유는 충분하지 않은가.
유진아│티걸, 여자 4호의 제 이름은요
유진아│티걸, 여자 4호의 제 이름은요
My name is 유진아. 참 진에 아담할 아를 쓴다. 진 자는 잘 모르겠지만, 아담하게는 큰 것 같다. 으히히.
1988년 8월 27일에 태어났다.
피팅 모델 아르바이트를 대학 다닐 때 오랫동안 했었다. 그때까지도 연예인이 될 줄은 몰랐다. 되고 싶다고 생각해본 적도 없고.
‘티걸’도 오디션 같은 게 있었다. 아마 에 나온 걸 보고 연락을 주신 것 같은데, 내가 본 것만 수십 명의 경쟁자가 더 있었고, 아마 더 있었을 거다. 내가 왜 뽑혔는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다. 처음에는 구체적으로 무슨 일을 하는지도 몰랐고, 막연히 앞으로 하는 일에 도움이 될 거라고만 생각했다. 예전에는 그냥 아르바이트생을 썼다고 들었는데, 이 일로 내가 이만큼 알려지게 된 게 참 신기하다.
예쁘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다. 대신 독특하게 생겼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그래서인지 학교 다닐 때 남자한테 인기는 없었다. 다 그냥 친구로만 지냈다. 흑.
황우슬혜 선배님을 닮았다는 말을 들을 때는 무척 부끄러웠다. 솔직히 하나도 안 닮았는데. 그래도 기분은 좋았다. 하하.
박장현 씨와 다정한 모습이 TV에 나왔지만, 별로 친하진 않다. 카메라에 잡힌 모습은 멀뚱히 앉아 있다가 “와, 우리 TV 나와요”하는 말을 하는 장면이었다.
그 대신 훌라춤을 춘 조은혜 언니랑 친해졌다. 언니랑은 연락도 되게 자주 한다. 어느 방송을 해도 사람들하고 잘 친해진다.
에서 커플이 된 분과는 연락만 하고 뒷풀이 후에는 한 번도 못 만났다. 나는 서울에 살고, 그 분은 부산에 사니까. 에 같이 나온 다른 언니, 오빠들하고는 다 친해져서 자주 연락하고 지낸다.
“남자는 뭐라도 끌고 나와야 해”라는 말이 에서 내가 한 말처럼 자막에 나왔다. 난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는데. 누가 그 말을 했는지 자세히 기억나진 않지만 난 아니다!
전라도 완도에 산 적이 있다. 아버지 고향이라서. 방학 때마다 완도로 놀러가 아는 분도 많다. 지금도 완도에 사시는 아버지 친구 분이 미니홈피에 격려하는 댓글을 달아주신다.
TV에 나오니까 아버지가 되게 좋아하신다. 에 출연할 때도 촬영장까지 아버지가 데려다 주셨다. 연예인이 되겠다 했을 때도 아무 반대도 안 하셨다. 지금 일 때문에 아버지가 따로 떨어져서 사시는데 항상 격려해주시고, 용기를 주신다.
노래보다 춤이 더 좋다. 어머니가 노래방을 하셔서 어머니 일을 도와 드리느라 사람들이 노래 부르는 것을 매일 보다 보니. 하지만 친구들은 우리 집이 노래방을 하는 걸 너무 좋아해서 만날 놀러와 노래를 불렀다.
얼마 전 전역한 남동생이 있다. 그래도 쪼오끔 얼굴이 알려졌으니까 면회도 가고 했으면 좋았을 텐데. 동생한테 화를 내고, 이것저것 많이 시켜도 잘 받아주는 착한 동생이다. 티격태격한 적은 있지만, 한 번도 싸운 적이 없다.
다이어트가 가장 고민이다! 스트레스를 먹는 걸로 풀다보니. 흐흐. 육회나 양꼬치 같은 것도 좋아한다. 아!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샤브샤브다.
입술에 가장 자신이 있다. 어렸을 때는 입술이 두툼한 게 가장 큰 콤플렉스였는데. 꼭 매운 음식 먹고 잔뜩 부은 것 같았다. 그런데 이제는 내 얼굴에 개성을 만들어주는 게 입술 같아서 가장 마음에 든다.
“생각보다 키가 작네”라는 말을 요즘 자주 듣는다. 새로운 콤플렉스다. 흑. 초등학교 때 키가 다 자라버렸다.
가수 김원준을 좋아한다. 솔직히 나랑 맞는 세대는 아닌데, 사촌 언니가 좋아하는 걸 보고 따라 좋아하게 됐다. 외모도 내 취향이다. 박미경의 ‘기억 속의 먼 그대에게’라는 노래도 좋아한다. 내가 아주 어렸을 때 노래인데, 이것도 사촌 언니 영향이다.
뚜렷한 외모를 가진 남자가 이상형이다. 키는 중요하지 않은 것 같다. 하지만 외모보다 더 중요한 것은 따로 있다. 성격? 성격도 물론 중요한데, 무엇보다 코드가 맞아야 한다. 내가 깨어 있는데 자는 시간이고, 내가 잘 때 깨어 있으면 곤란하니까 생활 리듬도 잘 맞아야 한다. 오래 만나려면 모든 게 잘 맞아야 하는 것 같다.
리포터 일을 하게 될 것 같다. 연기 학원에도 매일 간다. 요새는 하루가 정신없이 흘러간다. 어제도 새벽까지 화보 촬영을 해서 잠을 하나도 못 잤다. 사진 예쁘게 나와야 하는데.

글. 김명현 기자 eighteen@
사진. 이진혁 eleven@
편집. 이지혜 sev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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