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은 논란을 먹고 자라는 프로그램이다. 시청률은 아주 높다고 할 수 없지만 출연자와 관련된 끊임없는 논란들은 언론을 통해 알려지고, 포털 사이트에서는 늘 에 관련된 기사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출연자에 대한 과거 논란부터 방송 조작 논란까지, 왜 짝은 끊이지 않는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는 걸까. 지난 3월 첫 방송 이후, “짝에 대한 희생과 배려와 사랑 그리고 사랑을 돌아본다”는 기획의도는 이미 잊혀진지 오래인 이 프로그램들의 온갖 논란들을 정리했다.

신상털기 특집
에 대한 논란의 8할은 출연자들 신상으로부터 나온다. 지난달 방송된 애정촌 10기에서는 한 해운회사의 회장 딸이 출연했다. 당시 은 여자 5호의 등장과 함께 “아시는 분이 데려다 주셨어요”라는 여자 5호의 말, 이를 지켜 본 남자들의 “본인이 운전하고 왔어?”라는 궁금증과 ‘여자 5호는 누구인가?’라는 자막으로 그녀의 정체에 대한 관심을 높였다. 그리고 이튿날 여자 5호가 자기소개 시간에 한 아버지의 사업에 대한 이야기와 이에 대한 남자들의 반응으로 ‘여자 5호에게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라는 결론을 끌어낸다. 방송 후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여자 5호가 사는 집과 아버지 회사 등에 대한 관심이 쏠렸고, ‘여자 5호 해운회사’는 실시간 검색어에 올랐다. 은 이름을 지운채 ‘남자 x호, 여자 x호’로 부르지만, 결국 출연자들의 배경을 부각시킨다. ‘여자 5호에게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는 자막은 비단 남성 출연자들의 호기심만이 아니라 출연자들의 배경에 대한 프로그램의 관심이기도 하다. 그리고, 네티즌들은 프로그램을 보며 출연자의 신상을 추적한다.

진실공방 특집
지난달 방송된 12기의 한 여성 출연자 과거에 대한 진실 공방이 있었다. “이 여자는 더 이상 나쁜 남자를 만나고 싶지 않다”로 등장한 여자 6호는 몸이 아픈 다른 출연진들을 챙겨주고 가장 먼저 아침에 일어나는 모습이 부각되며 ‘엄마’ 같은 이미지로 소개됐다. 하지만 방송 후 시청자 게시판에는 여자 6호가 방송과는 전혀 다른 이미지라는 글이 올라왔다. 여자 6호에 대한 글이 올라온 것은 제작진과 관계가 없다. 하지만 가족에 대한 아픔으로 눈물을 흘리는 방송의 이미지와, 그것과 전혀 다른 모습의 글은 시청자들을 혼란스럽게 만들거나, 출연자에게 “속았다”는 생각을 줄 법 하다. 한 사람의 다양한 모습 중 특정 사연과 성격을 집중적으로 부각시키다보니 진위가 확인되지 않은 글 하나로 네티즌들이 “실망스럽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그만큼 의 편집은 일방적인 건지도 모른다.
<짝>, 이 ‘논란 특집’ 같은 프로그램
, 이 ‘논란 특집’ 같은 프로그램" />출연자 태도 특집
출연자들의 태도는 갑론을박의 대상이 되곤 한다. 10기 남자 출연진들은 애정촌에 늦게 등장한 여자 5호에게 “방송을 위해 급조한 것 아니냐”며 부정적인 태도를 드러냈지만, 여자 5호의 배경을 안 뒤 호감을 나타냈다. 특히 자기 소개 후 남자들끼리 모여 앉아 나눈 이야기 중 “뭔가 여자 5호에게는 잘해주고 싶은 마음이 들더라고”라는 발언만 여자 5호의 자기 소개 후 이어져 남자들의 태도 변화는 더 부각됐다. 남자들에게 비난이 쏟아진 건 당연한 일이다. 특정 출연자의 태도를 부각시켜 논란이 생기고, 해당 출연자에게 비난이 쏟아지는 건 의 당연한 수순처럼 됐다. 특정 여자 출연자를 두고 몇몇 남성 출연자들 사이의 라이벌 구도를 만드는 듯한 인터뷰역시 여자 출연자의 행동 하나하나가 남자 출연자를 경쟁시키는 듯한 분위기를 만들며 출연자를 비난의 대상으로 만든다. ‘악마의 편집’은 Mnet < 슈퍼스타 K >에만 있는 게 아니다.
<짝>, 이 ‘논란 특집’ 같은 프로그램
, 이 ‘논란 특집’ 같은 프로그램" />제작진 특집
의 모든 논란들은 제작진의 대응을 통해 더욱 확산된다. ‘돌싱 특집’에 출연한 여자 5호는 인터넷에서 모 에로 영화 배우와 닮았다는 글로 논란의 대상이 됐다. 이에 대해 의 연출자인 남규홍 PD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여자 5호에 대한 과거는 촬영 당시 알지 못했다. 이 후 본인에게 물었더니 부인은 하지 않았다. 확실히 인정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제작진이 사전에 개인 사생활을 확인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한 사람의 인생이 걸린 문제일 수 있으니 의혹이 더 이상 커지지 않길 바란다”고 말하기도 했지만, “부인은 하지 않았다”는 발언은 논란을 더욱 키울 수 밖에 없었다. 결국 당사자가 직접 나서서 해명하고, “제작진과 그 문제에 관해 통화한 적 없다”고 밝히면서 논란은 일단락 됐다. 일반인이 출연하는 프로그램에서 논란을 잠재워야 할 제작진이 대응이 오히려 논란을 부추기는 상황은 지금 의 현재를 분명하게 보여주는 것인지도 모른다. 제작진은 논란을 만들고, 전달하고, 확대하는 모든 부분에 관여하고, 논란은 을 인터넷 검색어 1위에 오르게 만든다. 에 출연해서 ‘짝’이 되고 싶은가. 그렇다면 방송 후 스스로에 대해 해명할 각오부터 해야할지 모른다.

글. 한여울 기자 sixteen@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