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mm 권총 탄환. 정확히 겨냥한다면 파괴력은 보장합니다. 일명 ‘큐미리’로 불리는 9mm Parabellum Bullet는 어떤 종류의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틀림없이 관통 할 밴드입니다. 강렬하고, 폭발적이고, 묵직한, 그러면서도 충분히 신나는 그런 음악 말이죠. 그러니 올해 지산밸리 록페스티벌에서 능숙하게 위로하는 아시아쿵푸제너레이션보다 조금 더 화끈하고, 세련되게 펀치를 날리는 ONE OK ROCK보다 조금 더 거친 밴드를 찾는다면 바로 9mm Parabellum Bullet가 그 답이 될 겁니다. 장마의 절정에 쏟아 붓는 장대비처럼 지치지 않는 드러머와 피겨스케이터에 버금가는 체공시간을 자랑하는 기타리스트, 끊임없는 헤드뱅잉에도 불구하고 도무지 눈의 생김새를 알 수 없는 베이시스트가 만들어내는 소리는 분명히 흥분의 방아쇠를 자극할 테니까요. 요코하마의 대학 동아리에서 만난 오래된 친구들답게 하나같이 키들대며 쑥스러워하는 평소의 모습이 무대 위에서만큼은 거짓말처럼 사라져버리거든요.
하지만 9mm Parabellum Bullet의 방아쇠는 끝내 당겨지지 않기에 더욱 매력적이지요. 뜨거운 연주와 달리 건조하고 담백한 스가와라 타쿠로의 목소리는 결코 끓는점을 넘지 않거든요. 관자놀이에 바싹 들이댄 차가운 총구, 그 안에서 발사되기를 기다리는 탄환의 긴장감. 그 서늘한 아슬아슬함이 만들어내는 묘한 집중력이 궁금하다면 자, 다들 눈 감으세요.
글. 윤고모 nine@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