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6년. 2007년 원더걸스가 세상에 나온 지 벌써6년이 지났다. 그 사이소녀들은 정상에 올랐고 어른이 됐으며, 미국에서 잊지 못할도전도 했고 리더 선예는 가정을 꾸리기도 했다.걸그룹에게 이만한 변화가 또 있을까. 하지만 수많은 변화의 소용돌이속에서 소희는, 늘 한결같다.여전히 예쁘고 평범한 학창 시절을 포기한대신좋아하는 춤과 노래, 연기에 집중한자신의 선택을 책임질 줄 알았으며 원더걸스에서 배우 소희로의 변신을 코앞에 둔 요즘도그녀는 묵묵히 다음을 준비할 뿐이다. 조용하고 고요히 자신을 보여줄 준비를 해 온 소희는 이제 연기로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화려한 이야기는 없지만그 힌트를 발견할 수 있는 그녀와의 대화를 전한다.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조곤조곤 진심을 드러내는 소희는 시간이 흐를수록 자신에게 집중하도록 만드는 묘한 매력이 있었다.
“연기는 온전히 제가 만드는 거라 재밌어요”
사실 예능은 아직도 어색한 거 같아요, 그 현장이. 음… 물론 재밌긴 한데요. 거기에 있으면 너무 빨리 빨리 돌아가서 가끔 머리가 하얘져요. (웃음) 근데 연기는 예전부터 관심 많고 좋아했어요. JYP 오디션 볼 때도 춤, 노래뿐만 아니라 연기도 같이 했거든요. 그만큼 가수와 배우를 동시에 꿈꿨죠. 연기는… 참 재밌는 거 같아요. 저와 같을 수도, 다를 수도 있는 여러 캐릭터를 제가 표현해 낸다는 게. 그리고 무대는 안무나, 노래를 원더걸스가 맞춰 놓은 걸 보여주는 거잖아요. 그 안에서 표현하는 거고. 하지만 연기는 현장에서 제가 온전히 만들어 가는 거니까 그런 재미가 있는 거 같아요. 아직 무슨 작품을 하게 됐다고 말씀드릴 단계는 아니지만 열심히 고르고 있어요.
“영화 <뜨거운 것이 좋아>는 무서운 것도 모르고 찍었던 거 같아요”
제가 연기 경험은 사실 많지 않잖아요. 단편 영화 <배음구조에 의한 공감각>랑 2007년에 개봉한 영화 <뜨거운 것이 좋아>, 미국에서 멤버들이랑 다 같이 찍은 <더 원더걸스>가 전부인데 항상 아쉽죠. 요즘도 가끔 <뜨거운 것이 좋아>를 다시 보거든요. 열다섯 살에 찍은 건데 그래도 그 때만큼은 캐릭터를 많이 이해하려고 했던 거 같아요. 그 땐 너무 어려서 무서움도 몰랐지만 나름대로 당차게. (웃음) 촬영할 때 지적받은 게 생각이 나는데요. 제가 극 중 강애라는 인물을 맡고 이미숙 선배님이 제 엄마로 나오셨거든요. 강애가 엄마한테 세게 호통 치는 듯한 말이 있었는데 제가 너무 약하게 말했던 거죠. 그 때 신경 쓰지 말라고 하시면서 “너! 거기서 그렇게 말하면 안 되지!” (웃음)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평소에 제가 크게 말을 하지 않는 스타일이라 조곤조곤하게 말했던 거 같아요. 그래도 연기할 때 그렇게 평소 저와 달리 내지르고 할 수 있으니까… 재밌어요.
“늘 아쉬워요. 학창 시절”
연기를 하고 싶다는 생각은 있지만 아직 딱 어떤 캐릭터를 해보고 싶다기보다 이것도, 저것도 다 해보고 싶어요. 아무래도 많이 해보지 못해서 그런 거 같아요. 전 (가능성을) 많이 열어두고 있어요. 아, 제가 공포 영화를 못 보거든요. 그거 빼곤 다 관심이 있어요. 혼자 있을 때 보는 영화마다 다 따라해 보고 (웃음) 생각도 해보고. 그래도 굳이 고른다면, 학생 역할 맡고 싶어요. 중, 고등학교 상관없이 지금 제 나이에 맞는 거 하고 싶어요. 보통의 학생이죠. 아무래도 제 나이 또래 역할들이 잘 표현될 거 같기도 하고 워낙 어렸을 때부터 활동해서 교복 입어본 적도 적었고 학교생활도 많이 못하고. 늘 아쉽거든요, 학창 시절. 그렇게 연기하면서 제가 하지 못했던 걸 접할 수 있고, 배울 수 있을 거 같아요.
“재밌는 영화 볼 땐 목소리가 커져요”
영화 보는 거 좋아해요. 재밌는 영화 볼 땐 목소리가 커지기도 해요. (웃음) 극장에 자주 가기도 하고요. 개봉 영화도 꼭 챙겨 보려고 하거든요. 이번에 <레미제라블> 봤는데 재밌었어요. 사실 뮤지컬 영화라는 형식을 생각해본 적은 없는데 이번에 보고 저도 하고 싶단 생각을 많이 했어요. 특히 앤 해서웨이가 맡은 판틴이란 역할이 좋았어요. 여배우로서는 고르기 힘든 역할이었을 텐데 소화를 너무 잘 해서 놀랬죠. 저도 예뻐 보이려고 하는 것보다 그런 비극적이고 독특한 역할도 해보고 싶어요.
“<사랑 후에 남겨진 것들>을 보고 많이 울었어요”
영화는 추천받거나 찾으면서 보는 스타일이에요. 만약 어떤 영화가 마음에 들면 그 영화에 대한 것들이나 감독, 배우의 다른 작품을 찾아보거든요. 스탠리 큐브릭 감독 영화도 거의 다 찾아봤어요. 원래 <시계태엽 오렌지>를 추천받아 봤는데 그 영화가 너무 좋거든요. 배우와 스토리뿐만 아니라 작은 디테일 하나하나 굉장히 신경을 썼잖아요. 의상이나 소품, 한 장면 한 장면을 극대화시키는 음악이 너무 맞아서 영화 볼 때 감동이 배로 왔어요. 만든 지 꽤 됐는데 지금 봐도 촌스럽지 않고 멋있게 찍었다는 게 좋아요. 또 언젠가 할리우드 영화가 지겨워졌을 때가 있었는데 그 때 독일, 이탈리아 영화 찾아 봤거든요. 그러다 도리스 도리 감독의 <사랑 후에 남겨진 것들> 봤어요. 노부부 이야기인데 그거 보고 되게 많이 울었어요. 이유는 잘 모르겠어요. (웃음)그냥 그 기억이 강하게 박혀있어요.
“그 날 그날 보고 싶은 영화 찾아보는 게 재밌어요”
영화는 대부분 집에서 혼자 봐요. 원래 혼자 보는 거 좋아했어요. 편해요, 그게. 특히 미국 진출했을 때는 초반에 적응을 해야 해서 영화를 정말 많이 봤던 거 같고요. 하지만 외롭거나 심심하진 않아요. 혼자 있는 거 즐기거든요. 잘 놀고. 워낙 일할 때는 많은 사람들이랑 같이 있으니까 집에 있을 때만큼은 혼자 있으려고 해요. 혼자 있는 시간도 필요한 거 같아요. 집에서 그 날 그 날 보고 싶은 영화를 찾아보는데 재밌더라고요. 음악도 그렇게 찾는 편인데 영국 밴드 뉴 오더를 굉장히 좋아해요. 쓰는 악기들이 너무 좋고 신디사이저를 주로 쓰던데 예상할 수 없는 패턴으로 음악을 만드는 거 같더라고요. 나중에 좋은 기회가 되면 이런 음악들도 해보고 싶어요.
“작은 거 하나하나가 더 중요해요”
디테일을 많이 신경 쓰는 스타일이에요. (웃음) 완벽주의는 아니고 작은 거 하나하나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영화도 많이 보고 음악도 찾아 많이 들어서 그런 데에서 영향을 많이 받는 거 같아요. 표현하고 싶은 게 많아지고 영화나 캐릭터에 대해서 욕심도 많이 생기고요. 데뷔 후에 많이 보고 배우고 제 안에 쌓인 게 있거든요. 기회가 된다면 꼭 그런 걸 많이 표현하고 싶어요. 제가 말로는 표현을 잘 못하는 편이지만 무대나 스크린 안에서는 좀 액티브 하게 움직여요. 전 그게 더 진실 되게 표현된다고 생각해요. 사진 촬영할 때도 이것저것 생각은 많이 안 하고 그 날 그 날 분위기 따라 표현해요. 생각을 너무 많이 하면 오히려 잘 안 나와요. 그냥 느끼는 대로 해요.
“ㅊㅙ대한 안 변하려고 해요”
요즘 학교 가는 주변 친구들 보면 한편으로는 부럽기도 해요. 근데 그 친구들도 그들만의 스트레스가 엄청나더라고요. 그런 거 보면서 ‘내가 감당할 수 있었을까?’ 이런 생각도 했어요. (웃음) 그 시절 못 보낸 것도 아쉽지만… 후회는 안 해요. 무엇보다 내가 선택해서 한 일이니까요. 친구들이 학교에서 공부를 한 시간에 전 제가 원하는 걸 선택해서 그 안에서 많이 배웠거든요. 미국 가서도 많이 배웠고. 그냥 남이랑 잘 비교하진 않는 거 같아요. 스스로 최대한 안 변하려고 하고요. 예전과 지금의 나를 비교했을 때, 그냥… 저는 저인 게 좋은 거 같아요. 원더걸스 소희도 좋고 배우 소희도 좋지만 안소희인 게 제일 좋아요.
“발레를 배우고 싶어요”
지금으로선 다양한 연기 하는 게 목표에요. 좋아하면 바로 하는 스타일이거든요. 근데 요즘은 연기 생각을 너무 많이 해서 가끔 스트레스가 될 수도 있을 거 같아요. 또 앞으로 주위 분들을 더 챙겨야 할 거 같고요. 아무래도 제가 하는 일이 다 같이 하는 거고 주위에 스태프 분들도 많잖아요. 그 분들을 늘 챙기려고 노력을 해왔지만 더 해야 할 거 같아요. 저, 어른스러운 스타일은 아니거든요. (웃음) 그리고 발레를 하려고요! 하나의 취미를 만들고 싶었어요. 뭔가 활동적인 취미요. 그래서 운동도 되고, 힐링도 되고 내가 재밌어 하는 게 뭘까 생각 했는데 발레가 적합할 거 같더라고요. 제가 자세가 바른 편이 아닌데 자세 교정에도 좋다고 들어서 꼭 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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