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색대문>의 씩씩하지만 남모를 고민을 안고 사는 여고생으로 데뷔한 지 10년. 이제는 20대를 뒤로 하고 30대를 향해 가고 있지만, <여친남친>에서도 계륜미는 여전히 교복이 잘 어울리는 소녀의 흔적을 간직하고 있다. 자유와 청춘을 외치던 고등학교 시절을 지나 가질 수 없는 사랑에 아파하는 30대 시절까지 함께 보내는 세 친구 메이바오(계륜미), 아론(봉소악), 리암(장효전)을 주인공으로 한 <여친남친>은 우정부터 이성애, 동성애, 불륜까지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사랑의 종류를 껴안은 작품이다. “원래부터 사랑의 범위는 넓다고 생각해왔는데 이런 생각을 말로 표현할 기회를 찾지 못했어요. 그러던 차에 <여친남친> 시나리오를 만나게 됐고, 그동안 제가 생각했던 바를 비슷하게 표현한 것 같아 출연하게 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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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비포 선라이즈> (Before Sunrise)
1996년 | 리처드 링클레이터
“반드시 마지막에 함께 있지 못하더라도 사랑하는 과정 자체가 아름다운 것, 그것이 멜로 영화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비포 선라이즈>는 사랑하는 과정이 관객들에게 직접적인 메시지로 전달되지 않고 상상하는 여지를 남겨줘서 좋았습니다. 두 사람이 계속 대화를 하는 와중에도 극적인 얘기가 많이 나오진 않지만 주인공의 억압된 감정, 솔직한 감정이 많이 드러나서 인상 깊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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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비포 선셋> (Before Sunset)
2004년 | 리처드 링클레이터
“영화 마지막 장면을 보면 비행기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남자가 여자를 집으로 데려다주는 길에 차에서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나옵니다. 그 때 여자가 그동안 하고 싶었던 얘기를 참지 못하고 내가 당신을 얼마나 사랑하고 당신이 나의 인생을 얼마나 바꿨는지 울면서 얘기하는데, 그것이 두 사람의 관계에 큰 변화를 가져오거나 어떤 틀에서 벗어나는 계기가 되진 못합니다. 그래서 오히려 기억에 많이 남았던 장면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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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블루 발렌타인> (Blue Valentine)
2012년 | 데릭 시엔프랜스
“사랑이 현실과 부딪혔을 때 발생하는 문제를 잘 표현하고 있는 영화입니다. 결혼과 양육이 사랑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그 과정에서 두 사람이 자신들에게 직면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는지를 담아내고 있습니다. 과거 사랑했던 시절을 되돌리기 위해 서로 많이 노력하지만 그조차 힘든 과정이라고 깨닫는 부분이 오랫동안 기억에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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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네 멋대로 해라> (A Bout De Souffle)
1959년 | 장 뤽 고다르
“고전 영화 보는 것을 굉장히 좋아합니다. 우리가 흔히 명작이라고 부르는 영화들을 보면 과거 영화들이 많거든요. 수십 년 전에 찍은 영화들이지만 지금 봐도 대사들이 촌스럽지 않고 여운이 많이 남습니다. <네 멋대로 해라>를 로맨스 영화라고 정의하긴 애매할 만큼 두 사람의 사랑이 명확하진 않지만, 그런 종류의 사랑도 흥미로운 것 같습니다. 남녀 주인공이 계속 말싸움을 하고, 뭔가 올 것 같은데 갑자기 떠나기도 하고, 그런 부분이 재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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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피아니스트> (La Pianiste)
2002년 | 미카엘 하네케
“평소에 굉장히 좋아했던 작품입니다. 특히 여자 주인공 캐릭터가 너무 마음에 듭니다. 뭔가를 하고 싶어 하지만 겉으로 표현하지 않고 속으로 억누르는데, 그 억누르는 힘을 통해 뭔가를 보여준다는 점이 매우 매력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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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남자 배우여야 되나요? 여자 배우는 안 되나요? (웃음)” <여친남친> 기자간담회에서 ‘혹시 함께 작업하고 싶은 한국 남자배우가 있습니까’라는 질문을 받은 계륜미는 이렇게 대답했다. 그리고는 주저 없이 배우 전도연을 선택했다. “전도연 씨 영화를 보면 영화라는 작업을 존중하고 굉장히 집중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저 역시 연기를 할 때 순간을 믿고 집중하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전도연 씨도 장면 장면마다 자신의 감정을 어떻게 컨트롤해야 되는지 잘 알고 있는 것 같더라고요. 만약 전도연 씨와 영화를 찍게 된다면 어떤 장르라도 좋을 것 같아요. 많은 걸 배울 수 있는 선배님이잖아요.” 질문을 비껴가는 대답, 그래서 더 흥미롭고 오래 지켜보고 싶은 배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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