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김명민 주연의 SBS <드라마의 제왕>이 시청률 6.7%(AGB닐슨 코리아, 전국기준)을 기록하며 종영했다. 스타급 배우와 작가마저드라마의 시청률을 담보하지 못하는 시대, 대한민국 드라마는 무엇을 향해 움직이고 있을까. 2013년, 블록버스터 드라마는 속편을 준비하고, 호흡을 맞췄던 베테랑 감독과 작가,배우들이 다시금 손을 잡는다. 원작소설들이 드라마로 옮겨지며 실제 인물을 모델로 한 드라마도 등장한다. 새해로 접어들며 새롭게 시작하는 드라마들은 길게 이어져온 시장의 부진을 어떻게뚫고 나갈 것인가.

<아이리스2>, <7급 공무원>, <장옥정> 쟁쟁한 신작들

(왼쪽)과 <아이리스2>." src="https://img.hankyung.com/photo/202001/AS102JuDQsr4STdobjX1qooBgnDv4DUvIjdB.jpg" width="555" height="185" border="0" />
우선, 오는 2월 13일 첫 방송될 KBS <아이리스2> (극본 조규원, 연출 표민수-김태훈)는 2013년 상반기에 계획된 유일한 블록버스터다. KBS <아이리스>의 속편으로 제작된 이 작품은 KBS <그들이 사는 세상>의 표민수 감독과 SBS <아테나: 전쟁의 여신>의 연출진이었던 김태훈 감독이 함께 이끈다. <아이리스>의 극본을 쓴 조규원 작가가 이어 집필해 현준(이병현)의 죽음과 함께 결말을 맞았던 <아이리스>에 대한 연속성을 가져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성공적으로 끝난 대작 드라마의 속편으로서 흥행에서 어느 정도 안정성을가지는동시에 연출진은 변화를 준 만큼, 같은 소재를 바탕으로한또 다른 톤의 드라마를 기대해볼 수 있겠다.

실제 인물 혹은 원작 콘텐츠에 기반을 두어, 비교적 안정된 전개를 펼칠 수 있는 작품들도 준비 중이다. 오는 1월 23일 방송 예정인 MBC <7급 공무원> (극본 천성일, 연출 김상협)은 동명의 영화가 바탕이다. 김상협 감독은 “드라마적 특성에 따라 이야기 구조를 재구현함으로서 드라마가 가지고 가야할 서사에 집중했다. 재창조하는 과정에서 재미를 줄 수 있을 것”이라며 기획 의도와 방향을 밝혔다. KBS <학교 2013>의 후속으로 오는 2월 4일 방영될 월화 미니시리즈 <광고천재 이태백> (극본 설준석, 연출 박기호)은 제작진이 실존인물인 광고기획자 이제석에게서 영감을 받아 시작된 기획이다. 연출을 맡은 박기호 감독은 “루저와 아웃사이더들의 성공과 어떤 일에 있어서든 만족을 느끼는 것 자체가 성공이라는 사실”을 말하고 싶었다고 제작의도를 밝혔다. 또한 그는 남자 주연 배우인 진구에 대해서는 “마스크와 분위기가 드라마에서 그려내고자 하는 젊음과 호연지기를 보여주기에 안성맞춤”이라며 확신을 내비쳤다.



김태희가 출연을 확정지은 것으로 알려진 SBS 퓨전 사극 <장옥정> (극본 최정미, 연출 부성철)은 이번 작품으로 드라마 작가로 입봉한 최정미의 원작 소설 <장옥정, 사랑에 살다>의 설정 및 스토리 라인을 따른다. 장희빈에게 침방나인이자 조선의 패션 디자이너라는 새로운 해석을 입혔다. 홍보사 측은 “3월 방송될 예정이며, 김태희의 상대역으로는 유아인이 유력” 하다고 밝혔다. 16부작 미니시리즈로 오는 4월 방송 예정인 SBS <내 연애의 모든 것> 역시 소설 <내 연애의 모든 것>을 원작으로 두고있다. 연출을 맡은 손정현 감독은 “메시지를 줄 수 있는 로맨틱 코미디를 하고 싶었다”며 “2월 중하순 쯤 첫 촬영에 들어갈 예정으로, 신하균과 김정난의 출연이 확정됐으며 임수정이 여자 주인공 역할을 고사한 뒤 현재 다른 배우를 물색 중”이라고 덧붙였다. 3월 16일부터 방영되는 JTBC의 <세계의 끝> (극본 박혜련, 연출 안판석) 역시 작가 배영익의 원작 소설 <전염병>이 기반이다. JTBC <아내의 자격>과 MBC <하얀거탑>을 지휘하며 탁월한 연출력을 보였던 안판석 감독의 신작으로도 기대를 모으는 작품이다.

돌아오는 노희경, 임성한, 박경수 작가
(왼쪽)와 <돈의 화신>을 신작 라인업에 포함시켰다." src="https://img.hankyung.com/photo/202001/AS104e6LsCgBOuZ4X8j2jY1GG8.jpg" width="555" height="185" border="0" />

전작에서 함께 시너지를 냈던 베테랑 감독-작가 조합의 컴백도 눈에 띈다. KBS <그들이 사는 세상>, JTBC <빠담빠담… 그와 그녀의 심장박동소리> 등 멜로드라마에서 두각을 나타냈던 김규태 감독과 노희경 작가는 오는 2월 13일 방송 예정인 SBS 수목 미니시리즈 <그 겨울, 바람이 분다> (극본 노희경, 연출 김규태)로 돌아온다. 군 제대 후 처음 드라마에 모습을 드러내는 조인성이 남자 주인공 오수 역을, <그들이 사는 세상>에서 김규태-노희경과 호흡을 맞췄던 송혜교가 시각장애인 오영 역을 맡았다. 지난해, SBS <추적자>로 연출과 극본의 좋은 합을 보여줬던 조남국 감독과 박경수 작가도 6월 방송 예정인 SBS <황금의 제국>을 통해 1990년대 초부터 20여 년에 이르는 한국경제의 격동기에 가족 내에서 벌어지는 쟁탈전을 그린다. SBS <샐러리맨 초한지>와 SBS <자이언트>에서 함께 작업한 유인식 감독과 장영철-장경순 작가는 <청담동 앨리스>의 후속작으로 2월 2일 방송 예정인 SBS 주말드라마 <돈의 화신> (극본 장영철-장경순, 연출 유인식)으로 뭉친다. <돈의 화신>은 돈 때문에 소중한 것을 잃는 남자를 중심으로 비리에 얽힌 대한민국 세태를 꼬집는 작품으로, 강지환과 황정음이 주연으로 발탁됐다.



MBC <보고 또 보고>, MBC <인어아가씨>, SBS <하늘이시여> 등을 집필한 임성한 작가도 돌아온다. 그가 극본을 맡은 신작 일일드라마 <오로라 공주> (극본 임성한, 연출 김정호)는 <오자룡이 간다>의 후속으로 5월 중에 선보일 예정이다. 이는 임성한 작가가 SBS <신기생뎐> 이후 2년 만에 선보이는 작품으로, 아직 극의 전개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는 알려지지 않은 상태다.KBS <적도의 남자>를 이끌었던 김용수 감독은 <칼과 꽃> (극본 권인수, 연출 김용수)을 이끌어 갈 예정이다. 4월 중 방송, 16부작 미니시리즈로 예정되어 있으며 KBS 드라마국 홍보부 관계자는 “편성이 이제 막 확정된 상태이며 무협과 멜로가 결합된 퓨전사극으로 그려진다”고 전했다.

CJ와 JTBC의 조금 다른 접근
(왼쪽), 호평을 받았던 수사물 < TEN > 시즌2를 준비 중이다." src="https://img.hankyung.com/photo/202001/AS10zeVELOnFEqYLsrOTLBF.jpg" width="555" height="185" border="0" />

인물간의 관계나 설정을 새롭게 조명하거나 새로운 방송 시간대를 공략해 접근하는 작품들도 라인업에 올라있다. KBS 주말드라마 <내 딸 서영이> 후속으로 3월 중 방송될 <최고다 이순신> (극본 정유경, 연출 윤성식)은 가장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역경 속에 휘말리게 되는 엄마와 막내딸의 관계를 이야기의 중심으로 삼는다. 막내딸 역할의 물망에 아이유가 올라있던 것으로 알려졌으나, KBS 드라마국 관계자는 이에 대해 “제작진이 긍정적으로 검토 중인 것은 맞으나 여전히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MBC월화 드라마 <마의>가 50부작 중 33부작을 방영한 가운데 이의 후속작인 <구가의 서> (극본 강은경, 연출 신우철)도 편성 확정되었다. 4월 중 방송예정이며 이승기와 수지가 주연을 맡았다. 특히 남자 주인공 최강치는 반인반수로 태어나 사람이 되고자 하는 인물로서 이제껏 다뤄지지 않았던 반인반수라는 캐릭터가 끌고 올 이야기가 주된 흥미요소가 될 듯하다. 한편, MBC는 3월 중 지상파 방송 3사의 드라마가 존재하지 않는 시간대인 9시 20분에 시작하는 40분 분량의 일일드라마 <구암 허준>을 120부작으로 편성한다.



장르물 중심의 드라마를 선보이며 지상파와는 분리된 노선으로 접근하던 CJ 계열 드라마와 명확한 타깃팅이 돋보였던 JTBC는 기존의 기조를 이어간다. OCN은 ‘바이러스 추격 스릴러’라는 새로운드라마, <더 바이러스> (극본 이명숙, 연출 최영수)를 3월에 방영할 예정이다. 감염 3일 이내 사망하는 특수 감염병을막기 위한위기대책반의 사투를 그린다. 주연으로 엄기준이 확정됐다. 새 시즌으로 돌아오는 <특수사건전담반 TEN>시즌2는 상반기 방영을 목표로 하며, 첫 시즌에 출연했던 주상욱, 김상호, 최우식, 조안이 모두 합류한다. JTBC는 <무자식 상팔자>의 후속으로 <궁중잔혹사 - 꽃들의 전쟁> (극본 정하연, 연출 노종찬)을 편성했다. 김현주가 주연 배우로 캐스팅 된 상태이며, MBC <마의>에서도 그려진 바 있는 조선 인조 대의 소현세자 독살 사건을 둘러싼 이야기를 그린다. 지상파가 배우, 제작진, 원작 등 안정적인 이름에서 오는 힘을 믿는다면, 케이블과 종편은 일관된 편성전략을 통해 확인된 또다른 의미의 안정성을 추구하는 셈이다.새로운 장르적 시도와 극적 장치 대신 잘 할 수 있는 것을 잘 할 수 있는 사람들이 모여 만드는 2013년 상반기 드라마들은 어떤 결과를 보여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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