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이>는 <대장금>이 될 수 없다
는 <대장금>이 될 수 없다" /> 5회 MBC 월-화 밤 10시 55분
숙종(지진희)이 조정 대신을 모아 음변의 원인을 밝히는 순간, 의 카메라는 음변을 조작한 서인의 실세 정인국(나성균)의 크게 당황한 표정을 보여준다. 숙종이 음변을 조작한 세력이 장옥정(장희빈)의 입궁을 막기 위한 음모라 규정하고, 남인들이 서인세력을 의심하는 상황에서 현실이라면 정인국은 닳고 닳은 정치인다운 포커페이스를 지켰을 것이다. 그러나 이병훈 감독은 현실적인 상황을 연출하는 대신 정인국의 표정처럼 캐릭터의 과장된 모습으로 시청자들에게 현재 상황을 직접적으로 설명했다. 그리고 일희일비하는 정인국은 오태석(정동환)같은 포커페이스보다 하수일 것이다. 그건 코믹한 조연의 이미지가 강한 이계인이 연기하고, 장악원에 부임하자마자 기생들을 부르는 오태풍이 절대로 유능하거나 복잡한 희로애락을 표현할 일이 없는 것과 같다. 물론 이병훈 감독은 캐릭터들을 RPG게임처럼 레벨에 따라 능력치의 우열을 정한 뒤, MBC 처럼 특정 분야의 디테일한 소재를 찾아 계속 ‘미션’을 해결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것이 특기다. 그러나 는 장악원 대신 궁이 사건의 중심이고, 덕분에 동이(한효주)는 음변처럼 우연이 겹치지 않으면 사건에 개입하기도 어렵다. 심지어 동이의 본격적인 위기는 음악이 아니라 동이를 희롱하려는 오태풍의 아들 오호양(여호민)의 등장으로 시작된다. 캐릭터의 전형성은 그대로인데, 소재의 전문성은 사라졌다. 의 초반부는 2000년대 이후 이병훈 감독의 사극 중 가장 뻔하고, 가장 늘어진다. 물론 동이가 궁에 들어가서 같은 레벨의 장옥정과 부딪치면 는 좀 더 활기를 얻을 것이다. 하지만 그건 가 이 아닌 MBC 정도의 레벨로 올라설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는 것뿐이다. 그리고 이든 이든 KBS 전에 나왔다. 이런.

글. 강명석 two@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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