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로 산다는 것" />
흰 눈처럼 소담스런 새하얀 가발을 쓰고 귀족만이 입을 수 있다는 황금자수가 놓인 붉은 의복을 입은, 하늘에서 내려준 천사가 피아노 앞에 앉아있다. 얼핏 봐도 이제 네다섯 살밖에 되지 않아 보이는 아이는 자신이 작곡한 곡을 눈을 가린 채 연주하고, 그의 아버지는 귀족들에게 후원금을 부탁한다. 아이의 이름은 볼프강 모차르트. 볼프강(박건형)이 ‘아마데’이던 시절 아버지 레오폴트(서범석)는 귀족들을 상대로 한 연주회에서 아들이 아프자 “원래 천재는 조금 예민한 것”이라며 아이를 다그친다. 그들이 살고 있는 잘츠부르크의 대주교(민영기) 역시 볼프강의 음악을 사랑하지만 그를 착취한다. 세상은 모차르트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지 않고, 어린 시절의 분신인 아마데는 자유를 꿈꾸는 볼프강의 발목을 자꾸만 잡아 이끌고, 불안함과 외로움을 뉘일 곳은 그 어느 곳에서도 없다. 자유와 새로운 세상을 꿈꾸는 볼프강은 층층이 쌓아올린 가발을 이고 8폭 병풍 같은 드레스를 입은 귀족들 틈바구니 안에 홀로 외로이 레게머리에 청바지를 입고 있다. “죽어야 인정받는 곳”, 오스트리아 빈에서 볼프강 모차르트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었을까. │천재로 산다는 것" />
우주의 음악은 인간이 만들었다 │천재로 산다는 것" />
그저 괴짜에 자기중심적인 천재로만 알려져 있던 모차르트가 뮤지컬 (Das Musical Mozart!)를 통해 외롭고 지친 영혼으로 다시 태어났다. 동방신기의 시아준수가 볼프강 역으로 캐스팅되어 더욱 화제를 모으고 있는 뮤지컬 는 국내에 단 한 번도 소개된 적 없는 오스트리아 뮤지컬. 클래식의 고향에서 건너온 이야기는 클래식을 다루지만 결코 클래식만을 무기로 삼진 않는다. 드레스 입은 귀족들과 함께 어울리는 청바지 차림의 볼프강처럼, 역시 웅장한 오케스트라 선율 위에 기타와 드럼을 얹어 록사운드를 만들어내며 새로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이와 함께 중간 중간 모차르트가 실제 작곡한 오페라와 교향곡 등은 정석대로 등장해 18세기 중세시대를 재현함에도 소홀하지 않는다. 하지만 영상을 이용한 무대의 경우 넓게 퍼진 세종문화회관 특성상 100% 활용되지 못해 아쉬움을 남긴다.
4명의 볼프강 중 박건형은 스스로가 가진 열혈성을 그대로 투영시킨다. 여느 반항아처럼 무겁지도, 자유를 꿈꾸는 음유시인처럼 부드럽지도 않지만, 몸과 마음이 에너지로 가득 차 있는 열혈청년은 그래서인지 뒷모습에 애잔함이 더욱 묻어난다. 그동안 뮤지컬 , 등 목소리 보다는 몸으로 탁월한 감정을 표현하기에 적합했던 그는 특별한 대사 대신 노래로 극이 이어지는 를 통해 새로운 도전과제를 얻었다. 아직은 송스루(song-through) 전체를 끌고 가기엔 버거워보이지만, 이 작품 이후 스스로 뛰어넘은 계단의 수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에 출연중인 40여명의 배우 중 단연 돋보이는 인물은 바로 볼프강의 아버지 레오폴트 역의 서범석이다. 아들의 재능을 이용해 자신의 성공을 꿈꾸지만, 아들을 향한 비뚤어진 행동에는 숨겨진 사랑이 뚝뚝 묻어나와 마냥 증오할 수 없다. 중후한 목소리는 안정적으로 무대 전체를 누르고, 그 안에 몰래 감춰두었던 슬픈 감성은 관객들의 마음을 흔들며, 마지막 볼프강에게 레퀴엠을 요구하는 순간엔 섬뜩함까지 진하게 전해온다. 팔에서 심장으로, 볼프강의 펄펄 끓는 피로 아마데가 레퀴엠을 작곡하던 순간, “절대 다신 천재로 살지 않겠다”는 볼프강의 절규가 귓가를 울린다. 뮤지컬 는 2월 21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계속되며, 이후 지방공연이 예정되어 있다.
사진제공. EMK뮤지컬컴퍼니
글. 장경진 three@10asia.co.kr
흰 눈처럼 소담스런 새하얀 가발을 쓰고 귀족만이 입을 수 있다는 황금자수가 놓인 붉은 의복을 입은, 하늘에서 내려준 천사가 피아노 앞에 앉아있다. 얼핏 봐도 이제 네다섯 살밖에 되지 않아 보이는 아이는 자신이 작곡한 곡을 눈을 가린 채 연주하고, 그의 아버지는 귀족들에게 후원금을 부탁한다. 아이의 이름은 볼프강 모차르트. 볼프강(박건형)이 ‘아마데’이던 시절 아버지 레오폴트(서범석)는 귀족들을 상대로 한 연주회에서 아들이 아프자 “원래 천재는 조금 예민한 것”이라며 아이를 다그친다. 그들이 살고 있는 잘츠부르크의 대주교(민영기) 역시 볼프강의 음악을 사랑하지만 그를 착취한다. 세상은 모차르트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지 않고, 어린 시절의 분신인 아마데는 자유를 꿈꾸는 볼프강의 발목을 자꾸만 잡아 이끌고, 불안함과 외로움을 뉘일 곳은 그 어느 곳에서도 없다. 자유와 새로운 세상을 꿈꾸는 볼프강은 층층이 쌓아올린 가발을 이고 8폭 병풍 같은 드레스를 입은 귀족들 틈바구니 안에 홀로 외로이 레게머리에 청바지를 입고 있다. “죽어야 인정받는 곳”, 오스트리아 빈에서 볼프강 모차르트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었을까. │천재로 산다는 것" />
우주의 음악은 인간이 만들었다 │천재로 산다는 것" />
그저 괴짜에 자기중심적인 천재로만 알려져 있던 모차르트가 뮤지컬 (Das Musical Mozart!)를 통해 외롭고 지친 영혼으로 다시 태어났다. 동방신기의 시아준수가 볼프강 역으로 캐스팅되어 더욱 화제를 모으고 있는 뮤지컬 는 국내에 단 한 번도 소개된 적 없는 오스트리아 뮤지컬. 클래식의 고향에서 건너온 이야기는 클래식을 다루지만 결코 클래식만을 무기로 삼진 않는다. 드레스 입은 귀족들과 함께 어울리는 청바지 차림의 볼프강처럼, 역시 웅장한 오케스트라 선율 위에 기타와 드럼을 얹어 록사운드를 만들어내며 새로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이와 함께 중간 중간 모차르트가 실제 작곡한 오페라와 교향곡 등은 정석대로 등장해 18세기 중세시대를 재현함에도 소홀하지 않는다. 하지만 영상을 이용한 무대의 경우 넓게 퍼진 세종문화회관 특성상 100% 활용되지 못해 아쉬움을 남긴다.
4명의 볼프강 중 박건형은 스스로가 가진 열혈성을 그대로 투영시킨다. 여느 반항아처럼 무겁지도, 자유를 꿈꾸는 음유시인처럼 부드럽지도 않지만, 몸과 마음이 에너지로 가득 차 있는 열혈청년은 그래서인지 뒷모습에 애잔함이 더욱 묻어난다. 그동안 뮤지컬 , 등 목소리 보다는 몸으로 탁월한 감정을 표현하기에 적합했던 그는 특별한 대사 대신 노래로 극이 이어지는 를 통해 새로운 도전과제를 얻었다. 아직은 송스루(song-through) 전체를 끌고 가기엔 버거워보이지만, 이 작품 이후 스스로 뛰어넘은 계단의 수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에 출연중인 40여명의 배우 중 단연 돋보이는 인물은 바로 볼프강의 아버지 레오폴트 역의 서범석이다. 아들의 재능을 이용해 자신의 성공을 꿈꾸지만, 아들을 향한 비뚤어진 행동에는 숨겨진 사랑이 뚝뚝 묻어나와 마냥 증오할 수 없다. 중후한 목소리는 안정적으로 무대 전체를 누르고, 그 안에 몰래 감춰두었던 슬픈 감성은 관객들의 마음을 흔들며, 마지막 볼프강에게 레퀴엠을 요구하는 순간엔 섬뜩함까지 진하게 전해온다. 팔에서 심장으로, 볼프강의 펄펄 끓는 피로 아마데가 레퀴엠을 작곡하던 순간, “절대 다신 천재로 살지 않겠다”는 볼프강의 절규가 귓가를 울린다. 뮤지컬 는 2월 21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계속되며, 이후 지방공연이 예정되어 있다.
사진제공. EMK뮤지컬컴퍼니
글. 장경진 three@10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