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독서의 계절, 그리고 음악의 계절이기도 하다. 하숙방 월세 비용에 맞먹는 박스세트 비용을 자랑하는 비틀즈의 리마스터 앨범이 전 세계를 강타한 가운데 마돈나는 주옥같은 대표곡들이 수록된 3번째 베스트 앨범 을 발매 했으며, 휘트니 휴스턴은 오랜 고난을 딛고 7년 만의 새 앨범 를 발표하며 디바의 귀환을 알렸다. 제이 지는 카니예 웨스트와 리한나의 참여로 화제를 모은 새 앨범 가 빌보드 앨범차트 정상을 차지함에 따라 힙합을 뛰어넘어 가장 영향력 있는 남자 솔로 뮤지션으로서의 입지를 과시 했으며, 뮤즈는 프로듀싱까지 도맡아 완숙한 음악세계를 담아낸 를 발표했다. 거물 아티스트의 신작이 속출하는 가운데 불법 다운로드를 거부하면서도 이들의 음악을 소장하느라 지갑이 벌써 가벼워진 음악 팬들은 조금 더 분발해 허리띠를 졸라 매야겠다. 음반 뿐 아니라 내한 공연 소식 또한 전례 없이 화려한 가을이기 때문이다.

비욘세, 건즈 앤 로지즈 월드스타들의 내한 러시

가장 큰 기대를 모으는 공연은 역시 10월 20, 21일 양일간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펼쳐지는 비욘세의 이다. 솔로 전향 후 두 번째 월드 투어로, 2007년에 이어 두 번째 내한 공연이기도 하다. 올해 발매한 앨범의 제목이자, <타이라 쇼>등의 토크쇼에서 무대 위의 자아로 소개되기도 한 ‘사샤 피어스’와 ‘비욘세’가 선보이는 두 가지 버전의 무대가 하나의 공연 안에서 융합되는 형식이라고 하니 비욘세의 지금, 그리고 모든 것을 만날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으로 예상 된다. 10월 24, 25일에는 월드 투어의 마지막 장소로 비욘세와 같은 장소를 선택한 미스터 빅의 공연이 예정되어 있다. 전설의 기타리스트인 폴 길버트를 비롯한 멤버들의 녹슬지 않은 라이브를 통해 영국 드라마 <스킨스>의 첫 시즌 엔딩 곡으로 국내에서 다시금 큰 사랑을 받았던 ‘wild world’ 등 다수의 히트곡을 들을 수 있는 예상 리스트가 벌써부터 팬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좀 더 하드한 록을 즐기는 음악 팬이라면 12월 13일, 역시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으로 예정된 건즈 앤 로지즈의 공연 또한 빼 놓을 수 없겠다. 지난해 17년만의 새 앨범 를 발표하며 활동을 재개한 건즈 앤 로지즈는 액슬 로즈를 제외한 구성원 전원이 원년 멤버와는 달라졌지만, ‘Sweet Child O’ Mine’, ‘November Rain’과 같은 이들의 메가 히트 넘버들은 여전히 록 팬들의 심장을 뛰게 할 것으로 예상된다.

페스티벌만 쫓아다니기에도 10월은 너무 짧다

음악을 향한 사랑은 누구보다 강렬하나, 도무지 주머니 사정이 허락하지 않는 팬들도 낙심하기에는 이르다. 새 앨범 를 홍보하기 위해 6년 만에 한국을 방문하는 머라이어 캐리의 팬미팅 공연이 MTV에서 생중계된다. 알렉스의 진행으로 10월 14일 오후 6시에 긴급 편성된 에서 디바의 라이브를 만날 수 있으며, 공연 관람을 위한 이벤트는 9일까지 MTV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할 수 있다.

한명의 거물에게 올인 하기 보다는 다양한 음악을 접하고자 하는 음악 페스티벌 팬들 역시 재정 상태와 시간표를 정비해야겠다. 10월 11일부터 주말마다 <쌈지사운드페스티벌>, <자라섬 국제 재즈 페스티벌>,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이 열릴 예정이기 때문이다. 가을은 짧고, 음악은 길다. 여운을 길게 간직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들이 놓치기 아깝다면, 고민은 짧게 할 때다.

글. 윤희성 (nine@10asia.co.kr)
편집. 장경진 (three@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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