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하진 기자]
JTBC ‘검사내전’ 방송화면. /
JTBC ‘검사내전’ 방송화면. /
JTBC 새 월화드라마 ‘검사내전’이 안방극장 첫 출근을 마치며 높은 시청률까지 기록했다. 전국 5%(닐슨코리아 제공, 유료가구 기준), 수도권 5%의 시청률로 JTBC 드라마 첫 방송 최고 시청률을 찍었다.

지난 16일 처음 방송된 ‘검사내전'(극본 이현·서자연, 연출 이태곤)에서는 진영지청 형사2부 검사들의 일상이 이어졌다. 시골 도시 진영에서의 검사 생활이 천직처럼 보이는 이선웅(이선균 분)의 모습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자극적인 MSG는 없지만 담백한 매력을 내세워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어업과 문화의 도시 진영에 있는 진영지청은 검찰총장이 지방 순시 때 들리는 것을 세 번이나 깜빡 잊을 만큼 존재감이 미미한 곳이다. 그 안에서도 만년 2등인 형사2부 식구들은 평범하지만, 제각기 다른 5인 5색의 매력을 보여줬다. 형사2부를 이끄는 부장검사 조민호(이성재 분)는 자전거를 타고 출근하는 등 여러모로 젊어지려고 애를 쓰는 인물이다. 머릿수마저 2등인 형사2부를 1등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발벗고 뛰어보지만 쉽지 않아 보였다. ‘열혈 워킹맘’ 오윤진(이상희 분) 검사는 조폭도 때려잡는 강력부 출신이지만, 지금은 조폭보다 무서운 육아에 치이고 있다.

사행 행위 전담 검사이지만 매일 아침 복권 한 줄을 채우는 걸로 시작하는 홍종학(김광규 분) 수석검사. 5년 전 우연히 샀던 복권이 2등에 당첨되는 바람에 아직까지 그 단맛을 잊지 못한다. 갓 임용된 신임 검사이자, 형사2부의 막내 김정우(전성우 분)는 결정문 작성할 때보다 SNS의 인증 사진 해시태그 달 때 더 신중한 일명 ‘요즘 애들’이다. 여기에 ‘형사2부 프로저격러’ 남병준(김용희 분) 부장검사, ‘해달(海獺)’ 김인주(정재성 분) 지청장, 못하는 게 없는 수사관 장만옥(백현주 분) 등 이선웅의 명쾌한 내레이션과 자막이 더해져 각 인물의 독특한 매력을 설명했다.

군사시설에서 새벽 낚시를 즐기다 단속 나온 경찰에게 잡혀 검사 신분이 들킬까 긴장하고, 결국 요란한 사이렌을 울리는 경찰차를 타고 지검에 출근해 제대로 망신을 당한 이선웅의 활약이 돋보였다. 그동안 미디어에 나온 검사들처럼 권력의 시녀가 돼버리거나 혹은 거대 악과 싸우는 정의의 사도가 아니다. 특기는 출두하지 않겠다고 고집부리는 피해자에게 사정해 결국 검찰에 소환하는 ‘구걸 수사’이며, 진영에서의 한적하고 소소한 검사 생활에 만족하며 즐거운 나날을 보내고 있는 생활밀착형 직장인이다.

하지만 그에게도 검사의 예리함은 있었다. ‘200만 원 굿 값 사기사건’에서 무속인 이순철이 굿 값만 받고 굿을 하지 않았다고 피해자의 아들이 그를 고소했지만, 피해자는 이순철의 말이 몇 번이나 기가 막히게 들어맞은 적이 있어 절대적으로 이순철을 신뢰하는 상황이었다. 설상가상으로 피해자는 선웅의 설득으로 검찰에 출두하려다가 교통사고까지 나자 입을 다물어버렸다.

하지만 선웅은 무언가 이상하다고 생각하며 재조사에 돌입했다. 블랙박스와 통화기록 등을 조회해본 결과, 이순철이 기가 막히게 맞춰왔다던 각종 사건 사고가 모두 일부러 꾸며낸 일이라는 걸 알아냈다. 피해자마저 깜박 속아 넘어간 사건을 해결하고는 “귀신보다 무서운 게 사람이라는 말이 이순철 씨를 보니까 딱 맞네요”라는 촌철살인을 날려, 소소하지만 짜릿함을 선사했다.

이날 방송의 말미에는 5년 전 엄마의 하이힐을 신고 놀던 여자아이가 실종된 미제사건 이후 발령 온 검사들마다 방을 비웠던 진영지청 309호 앞에 차명주(정려원 분)가 등장했다. 그를 발견한 이선웅은 야근 중 하이힐 소리를 듣고 나왔다가 명주를 보곤 귀신을 본 것처럼 놀라 굳어버렸다. 평검사임에도 불구하고 2000억 대 보험사기사건을 브리핑하던 스타 검사 명주는 도대체 왜 진영지청에 나타난 것일까. 차명주의 등장이 형사2부 직장인 검사들의 일상에 어떤 변화를 일으킬지 주목된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