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하진 기자]
JTBC 금토드라마 ‘보좌관-세상을 움직이는 사람들'(극본 이대일, 연출 곽정환, 이하 ‘보좌관’)이 임원희의 죽음으로 막을 내렸다. 충격적인 마지막 장면은 궁금증을 잔뜩 남겼고, 오는 11월 돌아올 시즌2에 대한 기대를 끌어올렸다.
지난 13일 방송된 ‘보좌관’은 송희섭 의원(김갑수 분)에게 무릎을 꿇고 얻어낸 공천권으로 성진시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나간 보좌관 장태준(이정재)의 변화가 중심이었다. 이성민 의원(정진영 분)의 죽음과 송희섭의 법무부장관 임명이 맞물리면서 장태준은 복수심에 불타올랐다. 송희섭의 약점을 잡아 무너뜨리겠다고 마음먹었다.
하지만 그의 행동은 정반대였다. 송희섭을 찾아간 장태준은 무릎을 꿇고 “이성민 의원의 지역구였던 성진시의 보궐선거 공천을 달라”고 했다. “꽤 시끄러워질 텐데 괜찮겠느냐”는 송희섭의 말에 장태준은 “자신 없었다면 여기 오지도 않았다”고 자신했다.
송희섭의 우려처럼 장태준이 성진시의 공천 후보자로 거론된다는 말이 나돌자 송희섭의 보좌관 오원식(정웅인 분)을 비롯해 주변의 여러 사람이 견제했다. 특히 오원식은 장태준이 공천받는 일이 무산되도록 하기 위해 머리를 굴렸다.
주변인들의 견제와 우려가 커질수록 장태준의 행동은 더욱 확고해졌다. “위로 올라가려면 다 버려야 한다. 버리려면 제대로 버려라. 그게 네가 살 길”이라는 송희섭의 충고를 새겨 들은 장태준은 서북시장 재개발 추진에 앞장섰다. 재개발 공천회를 열고 상인들이 모였을 때, 시장을 철거할 수 있도록 도운 것이다. 이에 앞서 태준은 큰 결심이라도 한 듯 이성민의 납골당을 찾아 “정치는 사람을 보고 해야 한다는 형님의 말이 맞다. 거기에 답이 있다는 것도 맞다. 하지만 이번 한 번만 용서해 달라”고 말했다. 서늘하고 묵직한 기운이 흘러 시청자들을 숨죽이게 만든 장면이었다.
장태준은 국회의원이 되기 위해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다는 듯 뚜벅뚜벅 걸어갔다. 연인인 강선영 의원(신민아 분)과 친구인 고석만 보좌관(임원희 분), 자신을 롤모델로 삼고 보좌관을 꿈꾸는 한도경(김동준 분) 등을 살피지 않은 채… 장태준의 변화는 무서우면서도 어딘가 애처로워 보였다.
그 때, 미혼모의 낙태 수술을 도왔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의원직 박탈 위기에 놓인 강선영은 조갑영(김홍파 분), 안현민(남성진 분) 의원과 시사프로그램에 출연했다. 두 의원이 낙태늘 조장한다며비난하자 강선영은 과거 안현민이 지역구에서 열린 여성의 날 행사에서 “낙태를 허용해야 한다”고 한 발언을 지적하며 반격했다. 자신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당장 수술하지 않으면 산모가 사망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낙태 합법화를 요구하는 건 낙태를 하게 해달라고 요구하는 게 아니다. 낙태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인정해달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찬 그의 모습은 보는 이들의 고개를 끄덕이게 만들었다. 이로써 각종 의혹과 비난에서도 한걸음 물러났다.
장태준을 바라보는 한도경의 눈빛이 달라졌다. 장태준을 동경하며 꿈을 키운 그는 항상 장태준을 우러러봤다. 하지만 보궐선거 출마를 앞두고 서북시장 철거에 앞장서는 장태준까지 존경할 수는 없었다. 한도경은 실망한 표정으로 장태준에게 “어렵고 힘든 사람을 돕는 게 아니라 그런 사람이 없도록 만드는 것이 우선이라는 말을 믿었다. 여기서 살아남으려면 소신대로 행동하라고 한 말 기억하느냐”면서 “끝까지 살아남아 보좌관님이 틀렸다는 걸 증명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위기에 처한 연인, 실망한 동료를 지나친 장태준은 마침내 공천을 손에 넣기 직전, 기업과 얽혀있는 송희섭의 비리를 밝힐 증거 자료를 찾았다는 고석만의 연락을 받았다. 송희섭을 무너뜨리려는 계획을 접고 국회의원 출마로 노선을 변경한 장태준은 고석만이 갖고 있는 자료가 자신의 기회를 빼앗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잠시만 묻어두자”고 설득하는 장태준의 달라진 모습에 고석만은 “양심까지 팔아서 국회의원이 돼야 하느냐”고 물었다. 그러면서 “더럽고 추잡해 보인다. 정신 차려라”고 쏘아붙이며 실망과 경멸의 눈빛을 남기고 돌아섰다.
성진시 보궐선거에 출마한 장태준의 힘찬 포부와 어느 산에서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된 고석만이 겹쳐졌다. 세상을 바꾸기 위해 애쓴 고석만과 권력을 잡고 달라진 장태준. “모두가 공평한, 내가 품은 꿈을 이룰 수 있는 세상, 나와 후손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세상을 만들겠다”고 목소리를 높인 장태준의 연설이 모순처럼 느껴졌다. 모든 게 엉켜버린 채 ‘보좌관’의 시즌1은 마침표를 찍었다. 시즌2에서 마구 얽힌 실타래가 어떻게 풀릴지 주목된다.
‘보좌관’은 마지막까지 빠른 전개와 촘촘한 이야기 구성, 배우들의 열연 등 3박자가 잘 어우러지면서몰입도를 높였다. 눈빛마저 달라진 장태준을 연기한 이정재는 강약 조절로 시청자들의 손에 땀을 쥐고 만들었다. 튀지 않고 자신의 자리에서 역할을 제대로 해낸 신민아 역시 ‘재발견’이라는 평가가 과하지 않았다. 악의 축인 김갑수, 정웅인의 열연은 두말할 것도 없이 뛰어났고, ‘열정의 아이콘’ 한도경의 맞춤옷을 입은 듯한 김동준의 성장도 주목할 만했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
지난 13일 방송된 ‘보좌관’은 송희섭 의원(김갑수 분)에게 무릎을 꿇고 얻어낸 공천권으로 성진시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나간 보좌관 장태준(이정재)의 변화가 중심이었다. 이성민 의원(정진영 분)의 죽음과 송희섭의 법무부장관 임명이 맞물리면서 장태준은 복수심에 불타올랐다. 송희섭의 약점을 잡아 무너뜨리겠다고 마음먹었다.
하지만 그의 행동은 정반대였다. 송희섭을 찾아간 장태준은 무릎을 꿇고 “이성민 의원의 지역구였던 성진시의 보궐선거 공천을 달라”고 했다. “꽤 시끄러워질 텐데 괜찮겠느냐”는 송희섭의 말에 장태준은 “자신 없었다면 여기 오지도 않았다”고 자신했다.
송희섭의 우려처럼 장태준이 성진시의 공천 후보자로 거론된다는 말이 나돌자 송희섭의 보좌관 오원식(정웅인 분)을 비롯해 주변의 여러 사람이 견제했다. 특히 오원식은 장태준이 공천받는 일이 무산되도록 하기 위해 머리를 굴렸다.
주변인들의 견제와 우려가 커질수록 장태준의 행동은 더욱 확고해졌다. “위로 올라가려면 다 버려야 한다. 버리려면 제대로 버려라. 그게 네가 살 길”이라는 송희섭의 충고를 새겨 들은 장태준은 서북시장 재개발 추진에 앞장섰다. 재개발 공천회를 열고 상인들이 모였을 때, 시장을 철거할 수 있도록 도운 것이다. 이에 앞서 태준은 큰 결심이라도 한 듯 이성민의 납골당을 찾아 “정치는 사람을 보고 해야 한다는 형님의 말이 맞다. 거기에 답이 있다는 것도 맞다. 하지만 이번 한 번만 용서해 달라”고 말했다. 서늘하고 묵직한 기운이 흘러 시청자들을 숨죽이게 만든 장면이었다.
그 때, 미혼모의 낙태 수술을 도왔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의원직 박탈 위기에 놓인 강선영은 조갑영(김홍파 분), 안현민(남성진 분) 의원과 시사프로그램에 출연했다. 두 의원이 낙태늘 조장한다며비난하자 강선영은 과거 안현민이 지역구에서 열린 여성의 날 행사에서 “낙태를 허용해야 한다”고 한 발언을 지적하며 반격했다. 자신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당장 수술하지 않으면 산모가 사망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낙태 합법화를 요구하는 건 낙태를 하게 해달라고 요구하는 게 아니다. 낙태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인정해달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찬 그의 모습은 보는 이들의 고개를 끄덕이게 만들었다. 이로써 각종 의혹과 비난에서도 한걸음 물러났다.
장태준을 바라보는 한도경의 눈빛이 달라졌다. 장태준을 동경하며 꿈을 키운 그는 항상 장태준을 우러러봤다. 하지만 보궐선거 출마를 앞두고 서북시장 철거에 앞장서는 장태준까지 존경할 수는 없었다. 한도경은 실망한 표정으로 장태준에게 “어렵고 힘든 사람을 돕는 게 아니라 그런 사람이 없도록 만드는 것이 우선이라는 말을 믿었다. 여기서 살아남으려면 소신대로 행동하라고 한 말 기억하느냐”면서 “끝까지 살아남아 보좌관님이 틀렸다는 걸 증명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위기에 처한 연인, 실망한 동료를 지나친 장태준은 마침내 공천을 손에 넣기 직전, 기업과 얽혀있는 송희섭의 비리를 밝힐 증거 자료를 찾았다는 고석만의 연락을 받았다. 송희섭을 무너뜨리려는 계획을 접고 국회의원 출마로 노선을 변경한 장태준은 고석만이 갖고 있는 자료가 자신의 기회를 빼앗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잠시만 묻어두자”고 설득하는 장태준의 달라진 모습에 고석만은 “양심까지 팔아서 국회의원이 돼야 하느냐”고 물었다. 그러면서 “더럽고 추잡해 보인다. 정신 차려라”고 쏘아붙이며 실망과 경멸의 눈빛을 남기고 돌아섰다.
‘보좌관’은 마지막까지 빠른 전개와 촘촘한 이야기 구성, 배우들의 열연 등 3박자가 잘 어우러지면서몰입도를 높였다. 눈빛마저 달라진 장태준을 연기한 이정재는 강약 조절로 시청자들의 손에 땀을 쥐고 만들었다. 튀지 않고 자신의 자리에서 역할을 제대로 해낸 신민아 역시 ‘재발견’이라는 평가가 과하지 않았다. 악의 축인 김갑수, 정웅인의 열연은 두말할 것도 없이 뛰어났고, ‘열정의 아이콘’ 한도경의 맞춤옷을 입은 듯한 김동준의 성장도 주목할 만했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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