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지원 기자]
영훈(송새벽 분)의 아내 유정(한수연 분)은 집에서 끔찍하게 살해된 모습으로 발견된다. 경찰은 영훈의 절친인 준성(오민석 분)을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하고 체포한다. 더군다나 경찰은 준성이 유정과 불륜관계라고 의심하고 치정 살인이라고 짐작한다. 준성의 아내 다연(유선 분)은 영훈을 찾아가 ‘준성은 그럴 사람이 아니다’라는 증언을 해달라고 읍소한다.
한동안 모텔에서 두문불출하며 폐인처럼 지내던 영훈은 집으로 돌아와 아내의 흔적들을 청소하기 시작한다. 그러다 이상한 정황을 발견하고 다시 사건 현장을 그대로 재현한다. 영훈은 대체 아내가 왜, 누구에게 죽임을 당했는지 알기 위해 직접 사건을 조사하기로 결심한다. 남편을 석방시키려는 다연은 영훈의 수사를 돕기로 한다.
10일 개봉한 영화 ‘진범’은 피해자의 남편과 용의자의 아내가 함께 사건의 진실을 찾아가는 스릴러다. 영화의 기준이 되는 시점은 준성의 공판 하루 전이며, 기준이 되는 장소는 영훈의 집이다. 이 곳에서 영훈과, 영훈이 용의자로 의심하는 상민(장혁진 분), 영훈에게 증언을 부탁하러 온 다연이 치열하게 맞부딪친다. 상민은 영훈과 일면식도 없지만 사건 당일 현장 근처에서 수상한 행동을 하는 모습이 포착돼 영훈의 의심을 받게 된다. 세 인물은 마치 전략가처럼 서로를 설득시키고 의심하면서 자신을 변호한다. 영훈마저 용의자로 의심 받게 되는 이 상황은 관객들에게도 진범의 정체에 대한 궁금증을 이끌어낸다.
송새벽은 영화를 위해 일주일만에 7kg이나 감량하고 촬영하는 동안에도 거의 먹지 않았다고 한다. 이러한 그의 디테일에 더해 아내를 잃고 실의에 빠진 모습, 진실을 찾는 이성적인 모습, 진실을 알아가며 폭주하는 모습 등 영훈의 치닫는 감정이 그의 열연으로 고스란히 담겼다. 캐릭터의 불안한 심리를 표현하는 유선은 영화의 몰입도를 높이고 팽팽한 긴장감이 이어지게 만든다.
영화는 공판 하루 전, 영훈의 집이라는 ‘현재’를 기점으로 과거의 특정 시점에 들르는 것처럼 시간과 공간이 교차된다. 그러면서 관객들로 하여금 사건의 진행 상황을 이해시키기도 하고 진범의 정체를 교란시키기도 한다. 과거 이야기도 순서대로 보여주진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마치 조사가 끝난 사건 현장에서 숨어있던 증거를 여기저기서 툭툭 발견하는 기분으로 진범을 함께 추리해나가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영화는 조각을 맞추듯 개연성을 완성해내고, 캐릭터에도 적절히 설득력을 입혔다. 사건이 종결된 후 영훈의 선택에 대해서도 고개를 끄덕일 만하다. 캐릭터들이 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을 통해 보는 것을 믿는 게 아니라 믿는 것만 보고자하는 것은 아닌가라는 ‘믿음’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다. 깔끔하게 지은 매듭은 스릴러 특유의 찜찜함 없이 관객들을 가벼운 발걸음으로 극장을 나서게 할 것이다.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
한동안 모텔에서 두문불출하며 폐인처럼 지내던 영훈은 집으로 돌아와 아내의 흔적들을 청소하기 시작한다. 그러다 이상한 정황을 발견하고 다시 사건 현장을 그대로 재현한다. 영훈은 대체 아내가 왜, 누구에게 죽임을 당했는지 알기 위해 직접 사건을 조사하기로 결심한다. 남편을 석방시키려는 다연은 영훈의 수사를 돕기로 한다.
10일 개봉한 영화 ‘진범’은 피해자의 남편과 용의자의 아내가 함께 사건의 진실을 찾아가는 스릴러다. 영화의 기준이 되는 시점은 준성의 공판 하루 전이며, 기준이 되는 장소는 영훈의 집이다. 이 곳에서 영훈과, 영훈이 용의자로 의심하는 상민(장혁진 분), 영훈에게 증언을 부탁하러 온 다연이 치열하게 맞부딪친다. 상민은 영훈과 일면식도 없지만 사건 당일 현장 근처에서 수상한 행동을 하는 모습이 포착돼 영훈의 의심을 받게 된다. 세 인물은 마치 전략가처럼 서로를 설득시키고 의심하면서 자신을 변호한다. 영훈마저 용의자로 의심 받게 되는 이 상황은 관객들에게도 진범의 정체에 대한 궁금증을 이끌어낸다.
영화는 공판 하루 전, 영훈의 집이라는 ‘현재’를 기점으로 과거의 특정 시점에 들르는 것처럼 시간과 공간이 교차된다. 그러면서 관객들로 하여금 사건의 진행 상황을 이해시키기도 하고 진범의 정체를 교란시키기도 한다. 과거 이야기도 순서대로 보여주진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마치 조사가 끝난 사건 현장에서 숨어있던 증거를 여기저기서 툭툭 발견하는 기분으로 진범을 함께 추리해나가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영화는 조각을 맞추듯 개연성을 완성해내고, 캐릭터에도 적절히 설득력을 입혔다. 사건이 종결된 후 영훈의 선택에 대해서도 고개를 끄덕일 만하다. 캐릭터들이 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을 통해 보는 것을 믿는 게 아니라 믿는 것만 보고자하는 것은 아닌가라는 ‘믿음’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다. 깔끔하게 지은 매듭은 스릴러 특유의 찜찜함 없이 관객들을 가벼운 발걸음으로 극장을 나서게 할 것이다.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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