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태유나 기자]
“반려견이 세상을 떠나 힘들고 아팠던 마음을 작품 속에 녹여냈습니다. 상실감이 너무 커서 어떠한 색도 입힐 수 없었습니다”
배우 구혜선이 7일 오후 서울 합정동 진산갤러리에서 열린 구혜선 개인 전시회 ‘니가 없는 세상, 나에겐 적막’ 개최 기념 기자 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번 구혜선 전시의 주제는 ‘적막’이다. 구혜선은 “그림 작업을 하던 중에 반려견이 세상을 떠났다. 너무 힘들고 가슴 아팠다. 그 상처와 아픔을 작품 속에 녹여냈다”라며 운을 뗐다. 이어 “지금까지는 색감이 있는 작품들을 많이 했는데, 이번에는 어떤 색도 생각나지 않았다. 그래서 모든 작품이 다 블랙이다. 감정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그림을 그려 이 주제로 정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전시된 작품 속에는 직접적인 반려 동물의 이미지는 존재하지 않는다. 구혜선은 “작품 속 틀이 제 인생에 대한 강박이라면, 어두운 색감은 반려견을 잃고 눈앞이 깜깜해진 현실을 반영했다. 이미지가 직접적으로 드러나진 않지만 슬픔과 어두움을 느끼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하학적 디자인이 돋보이는 것에 대해서는 “이것들은 내가 가지고 있는 균형과 질서다. 흐트러지지 않으려는 잠재된 의식이다. 그 안에 선들은 내가 생각하는 자유와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이라고 밝혔다.
구혜선은 작품을 통해 반려견을 잃은 슬픔을 치유했을까. 그는 “지금이야 웃으면서 이야기하지만, 당시에는 너무 힘들었다”며 “2~3주 동안 앓아누웠다. 몸살도 났다. 마음이 너무 안 좋아서 약도 먹으며 병원 도움을 받았다. 하지만 남은 반려 동물들도 책임져야 하지 않나. 엄마로서 이겨내려고 노력했다”며 “치유가 되고 싶어서 그림을 그렸는데, 작품을 완성하고 걸어놓은 걸 보니 생각이 많이 난다. 치유가 됐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좋아지고 있는 중”이라고 털어놨다.
이번 전시는 ‘적막’ 외에도 ‘스케치’ ‘다크옐로우’ 테마로 구성되어 있다. 구혜선은 “작품을 많이 그리지 못했다. 그래서 내가 가지고 있던 스케치들을 곳곳에 배치했다. 소설 작업을 하면서 그린 캐릭터 스케치들이다. 다크 옐로우는 예전에 했던 전시 작품이다. 내 전시를 보러 와주는 관객들에게 최대한 많은 작품들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주제는 달라도 표현하는 방식은 같다”고 말했다.
구혜선은 2009년 ‘탱고’라는 개인 전시회를 통해 작가로 데뷔했다. 그로부터 10년, 작가 구혜선은 얼마나 성장했을까. 그는 “나는 대중에게 부정 당하는 힘으로 작품을 해왔다. 인정받지 못하는 감정이 작품 활동에는 큰 힘이 됐다. 이런 부정의 힘으로 작가가 되려고 했고, 아직도 되어가고 있는 과정에 놓여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20대 때는 부정 당하는 게 싫었다. 내가 뭘 잘못했나 싶었다. 지금은 나를 객관적으로 볼 수 있게 됐고, 이러한 성장통을 겪고 나니 훨씬 성숙해졌다”고 덧붙였다.
구혜선은 2015년 KBS2 드라마 ‘블러드’ 이후 4년 간 작품 활동을 쉬고 있다. 그는 “배우로서 활동 하고자 하는 마음은 언제나 있다. 새로운 역할에 도전해보고 싶어서 대본과 시나리오를 좀 더 꼼꼼하게 검토 중이다. 배우 활동도 상황이나 마음 상태가 다 맞아야 하는 것 같다. 이 전시가 끝나고 나면 배우로 집중하는 시간을 가질 계획”이라고 말했다.
구혜선은 “전시의 제목인 ‘니가 없는 세상, 나에겐 적막’에서 ‘니’는 반려견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내가 사랑하는 모든 것을 의미한다. 나는 누군가와 이별 하게 되거나, 가까이 지내던 사람과 멀어졌을 때 순간순간 적막감이 들었다. 보시는 분들도 이 전시를 통해 자신이 사랑하는 것들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니가 없는 세상, 나에겐 적막’은 무료 전시로, 지난 1일 시작으로 내달 28일까지 열린다.
태유나 기자 youyou@tenasia.co.kr
배우 구혜선이 7일 오후 서울 합정동 진산갤러리에서 열린 구혜선 개인 전시회 ‘니가 없는 세상, 나에겐 적막’ 개최 기념 기자 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번 구혜선 전시의 주제는 ‘적막’이다. 구혜선은 “그림 작업을 하던 중에 반려견이 세상을 떠났다. 너무 힘들고 가슴 아팠다. 그 상처와 아픔을 작품 속에 녹여냈다”라며 운을 뗐다. 이어 “지금까지는 색감이 있는 작품들을 많이 했는데, 이번에는 어떤 색도 생각나지 않았다. 그래서 모든 작품이 다 블랙이다. 감정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그림을 그려 이 주제로 정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전시된 작품 속에는 직접적인 반려 동물의 이미지는 존재하지 않는다. 구혜선은 “작품 속 틀이 제 인생에 대한 강박이라면, 어두운 색감은 반려견을 잃고 눈앞이 깜깜해진 현실을 반영했다. 이미지가 직접적으로 드러나진 않지만 슬픔과 어두움을 느끼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하학적 디자인이 돋보이는 것에 대해서는 “이것들은 내가 가지고 있는 균형과 질서다. 흐트러지지 않으려는 잠재된 의식이다. 그 안에 선들은 내가 생각하는 자유와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이라고 밝혔다.
구혜선은 작품을 통해 반려견을 잃은 슬픔을 치유했을까. 그는 “지금이야 웃으면서 이야기하지만, 당시에는 너무 힘들었다”며 “2~3주 동안 앓아누웠다. 몸살도 났다. 마음이 너무 안 좋아서 약도 먹으며 병원 도움을 받았다. 하지만 남은 반려 동물들도 책임져야 하지 않나. 엄마로서 이겨내려고 노력했다”며 “치유가 되고 싶어서 그림을 그렸는데, 작품을 완성하고 걸어놓은 걸 보니 생각이 많이 난다. 치유가 됐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좋아지고 있는 중”이라고 털어놨다.
구혜선은 2009년 ‘탱고’라는 개인 전시회를 통해 작가로 데뷔했다. 그로부터 10년, 작가 구혜선은 얼마나 성장했을까. 그는 “나는 대중에게 부정 당하는 힘으로 작품을 해왔다. 인정받지 못하는 감정이 작품 활동에는 큰 힘이 됐다. 이런 부정의 힘으로 작가가 되려고 했고, 아직도 되어가고 있는 과정에 놓여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20대 때는 부정 당하는 게 싫었다. 내가 뭘 잘못했나 싶었다. 지금은 나를 객관적으로 볼 수 있게 됐고, 이러한 성장통을 겪고 나니 훨씬 성숙해졌다”고 덧붙였다.
구혜선은 2015년 KBS2 드라마 ‘블러드’ 이후 4년 간 작품 활동을 쉬고 있다. 그는 “배우로서 활동 하고자 하는 마음은 언제나 있다. 새로운 역할에 도전해보고 싶어서 대본과 시나리오를 좀 더 꼼꼼하게 검토 중이다. 배우 활동도 상황이나 마음 상태가 다 맞아야 하는 것 같다. 이 전시가 끝나고 나면 배우로 집중하는 시간을 가질 계획”이라고 말했다.
구혜선은 “전시의 제목인 ‘니가 없는 세상, 나에겐 적막’에서 ‘니’는 반려견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내가 사랑하는 모든 것을 의미한다. 나는 누군가와 이별 하게 되거나, 가까이 지내던 사람과 멀어졌을 때 순간순간 적막감이 들었다. 보시는 분들도 이 전시를 통해 자신이 사랑하는 것들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니가 없는 세상, 나에겐 적막’은 무료 전시로, 지난 1일 시작으로 내달 28일까지 열린다.
태유나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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