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노규민 기자]
‘환상의 콤비’인 봉준호 감독과 배우 송강호가 ‘살인의 추억’ ‘괴물’ ‘설국열차’에 이어 네 번째로 함께했다. 송강호를 중심으로 이선균, 조여정, 장혜진, 최우식 등 개성 넘치는 연기파 배우들이 환상적인 케미를 선보인다. 제72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공식 초청돼 뜨거운 관심을 모으고 있는 영화 ‘기생충이다.
22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기생충’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배우 송강호, 이선균, 조여정, 최우식, 박소담, 장혜진과 봉준호 감독이 참석했다.
‘기생충’은 전원 백수인 기택네 장남 기우가 고액 과외 면접을 위해 박사장네 집에 발을 들이면서 시작된 두 가족의 만남이 걷잡을 수 없는 사건으로 번져가는 이야기다. 항상 자신만의 스타일로 현실과 사회에 대한 화두를 던지며 평단의 지지와 관객의 사랑을 받아온 봉준호 감독의 일곱 번째 장편영화다.
봉 감독은 “훌륭한 배우들을 모시고 영화를 촬영하는 영광을 누렸다. 기쁜 작업이었다”며 “개봉이 다가오니 설레면서 초조하다. 마음이 복잡하다”고 밝혔다.
이어 봉 감독은 “영화에는 기생충이 나오진 않는다. 배우들의 몸에 기생충이 있거나 하는 내용도 아니다”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국어시간에 배운 ‘님의 침묵’에서 ‘님은 뭐지?’라는 궁금증이 생겼을 때 참고서를 보면 답이 나오지 않나. ‘기생충’의 뜻이 뭘지 여러가지로 추측해 볼 수 있는 영화”라고 말했다.
봉 감독은 ‘괴물'(2006) ‘도쿄'(2008) ‘마더'(2009) ‘옥자'(2017)에 이어 ‘기생충’으로 또 한 번 칸에 가게 됐다. 봉 감독은 “영광스럽고 떨린다. 가장 뜨겁고 열기가 넘치는 곳에서 고생해 찍은 영화를 선보이게 돼 그 자체로 기쁘다”며 “하지만 외국 관객들은 이 영화를 100%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워낙 한국적인 영화다. 배우들의 면면을 봐도 알겠지만 한국 관객들이 봐야만 이해할 수 있는 디테일이 곳곳에 퍼져 있다. 칸을 거쳐서 한국에서 개봉할 때, 관객들의 반응이 기다려진다”고 했다.
특히 ‘기생충’은 봉 감독의 ‘페르소나’라고 불리는 송강호가 출연해 기대를 더한다. 봉 감독과 송강호는 ‘살인의 추억'(2003)을 시작으로 ‘괴물’ ‘설국열차’에 이어 ‘기생충’까지 네 번째로 호흡을 맞추게 됐다.
송강호는 식구 모두가 백수인 가족의 가장 기택을 연기한다. 최근작 ‘택시 운전사’ ‘마약왕’을 통해 현대사를 관통하는 인물을 연기했던 그는 시대의 무게를 내려놓고 허술하고 사람 좋은 백수로 돌아왔다.
송강호는 ‘설국열차’ 이후 6년 만에 재회한 봉 감독에 대해 “매번 놀라운 상상력을 가지고 통찰적인 작품에 도전한다”고 평했다. 이어 “”기생충’은 과거 ‘살인의 추억’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의 느낌과 가장 비슷했다. 봉 감독은 ‘살인의 추억’이후 ‘괴물’ ‘설국열차’를 통해 또 다른 장르적 묘미와 즐거움을 줬다. 이번 영화는 ‘살인의 추억’ 이후 16년 동안 봉 감독의 놀라운 진화이자 한국영화의 진화, 그런 것들을 발견하고 느낄 수 있는 영화”라고 설명했다.
또한 “‘살인의 추억’ 이전에 오가며 알고 지낸 시간까지 합하면 봉 감독과 알고 지낸 시간이 20년 가까이 된다. 인간적인 믿음도 있겠지만 봉 감독이 추구하는 작품 세계, 비전이 감동적이고 감탄스럽다. 이 작품은 어떻게 나올까 하는 호기심도 있다”고 했다. 또 “봉 감독 영화를 찍을 때면 심리가 자극적으로 변하고 더 창의적으로 연기하게 된다”며 “어떤 창의적인 것도 다 받아들일 것 같아서다. 그 어떤 것도 다 받아들일 것 같은 예술가로서 경지에 올랐다”고 칭찬했다.
봉 감독은 “지난 16년 동안 네 편의 작품을 송강호 선배님과 함께 할 수 있어서 기쁘고 영광이었다. 어떤 역할을 부탁드리기보다 항상 정신적으로 많이 의지했다. 이번 ‘기생충’도 그렇다. 강호 선배님과 함께하면 연출할 때 더욱 과감해지고 의지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에도 너무 좋았다. 최우식보다 아주 근소한 차이로 대사 한 줄 정도 분량이 적지만, 분량이 무색할 만큼 존재감을 드러내셨다”며 “축구에서 메시와 호날두가 작은 동작 하나만으로도 경기의 분위기와 수준을 다르게 만드는 것처럼 송강호 선배님은 배우로서 그런 존재다. 영화 전체의 흐름을 규정해버리는 강호 선배님의 위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극찬했다.
봉 감독의 입에서 ‘분량’ 이야기가 나온 이유가 있다. 앞서 최우식은 ‘부산행’ ‘옥자’에 이어 세 번째로 칸 영화제에 가게 된 것에 대해 “너무 행복하고 감사하고 영광스럽다”며 “”부산행’ 때는 작은 역할로 초청 받았다. ‘옥자’도 그렇다. 이번에 ‘기생충’에서 큰 역할을 맡아 칸에 가게 되니 긴장된다”고 말했다.
최우식은 백수 가족의 장남 기우 역을 맡았다. 이번 영화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 그는 “현장에 있을 때도 긴장됐지만, 지금 이 자리도 너무 긴장된다”며 “‘옥자’ 시사회가 끝나고 뒷풀이에서 저녁을 먹을 때 감독님이 앞으로 ‘뭐 할 거야?’라고 하시더라. 운동 열심히 할 거라고 했더니 운동은 나중에 하고 마른 체형을 유지하면 좋겠다고 했다. ‘함께하자’는 힌트를 주신 것 같았다. 얼마 후 ‘기생충’을 같이 하자고 제안을 주셨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우식은 “‘옥자’ 때는 봉 감독님과 처음이라 부담감이 많아서 놀지 못했다. 이번에는 두 번째 만남이라서 좀 더 편해졌다. 감독님은 뭘해도 좋게 만들어주신다. ‘이렇게 하면 실수하는 것 아닌가?’하는 생각이 없어질 정도로 여러 가지 시도를 했다”고 털어놨다.
이선균은 글로벌 IT 기업의 젊은 CEO 박사장을 연기했다. 봉 감독 영화에 처음 출연한 이선균은 “처음 제안을 받았을 때 믿기지 않았다”며 “흥분됐다. 마치 대학교 입학할 때 신입생이 된 느낌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이선균은 “술을 마실 때 원래 1차에서는 잘 안 취하는데 봉 감독님과 처음 마신 날만큼은 취했다. 감독님과 송강호 선배님께 연신 고맙다고 인사했다. 출연을 결정하고 대본을 받았는데 생각보다 분량이 많지 않아서 ‘리액션이 과하지 않았나’ 싶었다”며 최우식이 언급한 ‘분량’에 대해 농담을 섞어 웃음을 안겼다.
또한 이선균은 “‘끝까지 간다'(2014) 때 칸에 초청을 받았지만 사정상 가지 못했다. 이번에 처음으로 갈 것 같다”며 “그런데 최우식보다 분량이 적다”고 말했다. 송강호도 “이선균이 최우식보다 분량은 굉장히 적지만 즐겁게 작업했다”고 말해 또 한 번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조여정은 극 중 박 사장의 아내 연교로 열연했다. 그 또한 ‘분량’을 이야기했다. 조여정은 “봉준호 감독님 작품이니까 아주 작은 역할이라도 무조건 해야지 생각했는데 다행히 생각보다 역할이 크더라. 더없이 행복하게 작업했다”며 미소를 보였다.
기우의 동생 기정을 연기한 박소담도 “작품 활동을 안하고 있을 때 ‘기생충’ 출연 제의를 받았는데 얼떨떨하고 믿기지 않았다. 송강호 선배님의 딸로 나온다고 해서 그 부분이 가장 끌렸다. 굉장히 벅차 올랐다”라며 “시나리오를 읽고 나서 우식 오빠 보다는 비중이 적지만 너무 재밌을 것 같았다. 같은 구성원의 두 가족이 만나서 우리가 살아가는 삶을 보여 준다는 게 흥미로웠다”고 말했다.
이처럼 이날 제작보고회에서는 ‘분량’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오고갔다. 그만큼 배우들이 영화를 끌고 가는 힘이 크다. 봉 감독도 자신이 ‘칸’에서 수상할 가능성은 적다면서도 “배우들이 수상할 확률이 높다”고 자신했다.
봉 감독은 “2013년 겨울에 지인에게 ‘이 스토리가 어떨까?’ 얘기했다. 전혀 다른 환경, 전혀 마주칠 것 같지 않은 두 가족이 마주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궁금했다. 처음 1년간 가제는 ‘데칼코마니’였다”고 말했다.
이어 “평범한 사람과 부유한 사람이 마주칠 기회는 의외로 적다. 누가 경계를 쳐놓지는 않지만 암묵적으로 공간이 나눠진다. 그러나 기우가 박사장 네 과외 선생님으로 가게 되면서 경계선이 허물어지고 영화의 모든 사건이 시작된다. 기우가 움직이면서 두 공간의 대비가 필요했다. 극과 극의 공간이 필요해서 직접 설계했다. 크기의 차이부터 어마어마하기 때문에 영화를 보면 더 생생하게 차이를 볼 수 있을 것 같다”며 기대감을 높였다.
봉 감독은 “영화가 훌륭하다면 그건 배우들의 힘이 컸기 때문이다. 이런 배우들과 언제 또 찍어볼까 싶다. 분량 얘기가 나와서 페이지 수를 공개해야 하나 싶다. 하지만 그럴 필요가 없는 것이, 요즘 말로 ‘케미’라고 하나. 워낙 화학작용이 대단했다. 마치 하나의 덩어리 같았다. 송강호 선배가 중심에서 잘 이끌어 주셔서 내가 그다지 할 일이 없었다. 부드럽고 유연하게 톱니바퀴처럼 굴러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웠다”고 말했다.
‘기생충’은 칸 영화제에서 경쟁 부문 공식 상영을 마치고, 국내에서는 5월 말 개봉한다.
노규민 기자 pressgm@tenasia.co.kr
22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기생충’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배우 송강호, 이선균, 조여정, 최우식, 박소담, 장혜진과 봉준호 감독이 참석했다.
‘기생충’은 전원 백수인 기택네 장남 기우가 고액 과외 면접을 위해 박사장네 집에 발을 들이면서 시작된 두 가족의 만남이 걷잡을 수 없는 사건으로 번져가는 이야기다. 항상 자신만의 스타일로 현실과 사회에 대한 화두를 던지며 평단의 지지와 관객의 사랑을 받아온 봉준호 감독의 일곱 번째 장편영화다.
이어 봉 감독은 “영화에는 기생충이 나오진 않는다. 배우들의 몸에 기생충이 있거나 하는 내용도 아니다”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국어시간에 배운 ‘님의 침묵’에서 ‘님은 뭐지?’라는 궁금증이 생겼을 때 참고서를 보면 답이 나오지 않나. ‘기생충’의 뜻이 뭘지 여러가지로 추측해 볼 수 있는 영화”라고 말했다.
봉 감독은 ‘괴물'(2006) ‘도쿄'(2008) ‘마더'(2009) ‘옥자'(2017)에 이어 ‘기생충’으로 또 한 번 칸에 가게 됐다. 봉 감독은 “영광스럽고 떨린다. 가장 뜨겁고 열기가 넘치는 곳에서 고생해 찍은 영화를 선보이게 돼 그 자체로 기쁘다”며 “하지만 외국 관객들은 이 영화를 100%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워낙 한국적인 영화다. 배우들의 면면을 봐도 알겠지만 한국 관객들이 봐야만 이해할 수 있는 디테일이 곳곳에 퍼져 있다. 칸을 거쳐서 한국에서 개봉할 때, 관객들의 반응이 기다려진다”고 했다.
송강호는 식구 모두가 백수인 가족의 가장 기택을 연기한다. 최근작 ‘택시 운전사’ ‘마약왕’을 통해 현대사를 관통하는 인물을 연기했던 그는 시대의 무게를 내려놓고 허술하고 사람 좋은 백수로 돌아왔다.
송강호는 ‘설국열차’ 이후 6년 만에 재회한 봉 감독에 대해 “매번 놀라운 상상력을 가지고 통찰적인 작품에 도전한다”고 평했다. 이어 “”기생충’은 과거 ‘살인의 추억’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의 느낌과 가장 비슷했다. 봉 감독은 ‘살인의 추억’이후 ‘괴물’ ‘설국열차’를 통해 또 다른 장르적 묘미와 즐거움을 줬다. 이번 영화는 ‘살인의 추억’ 이후 16년 동안 봉 감독의 놀라운 진화이자 한국영화의 진화, 그런 것들을 발견하고 느낄 수 있는 영화”라고 설명했다.
또한 “‘살인의 추억’ 이전에 오가며 알고 지낸 시간까지 합하면 봉 감독과 알고 지낸 시간이 20년 가까이 된다. 인간적인 믿음도 있겠지만 봉 감독이 추구하는 작품 세계, 비전이 감동적이고 감탄스럽다. 이 작품은 어떻게 나올까 하는 호기심도 있다”고 했다. 또 “봉 감독 영화를 찍을 때면 심리가 자극적으로 변하고 더 창의적으로 연기하게 된다”며 “어떤 창의적인 것도 다 받아들일 것 같아서다. 그 어떤 것도 다 받아들일 것 같은 예술가로서 경지에 올랐다”고 칭찬했다.
봉 감독은 “지난 16년 동안 네 편의 작품을 송강호 선배님과 함께 할 수 있어서 기쁘고 영광이었다. 어떤 역할을 부탁드리기보다 항상 정신적으로 많이 의지했다. 이번 ‘기생충’도 그렇다. 강호 선배님과 함께하면 연출할 때 더욱 과감해지고 의지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에도 너무 좋았다. 최우식보다 아주 근소한 차이로 대사 한 줄 정도 분량이 적지만, 분량이 무색할 만큼 존재감을 드러내셨다”며 “축구에서 메시와 호날두가 작은 동작 하나만으로도 경기의 분위기와 수준을 다르게 만드는 것처럼 송강호 선배님은 배우로서 그런 존재다. 영화 전체의 흐름을 규정해버리는 강호 선배님의 위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극찬했다.
최우식은 백수 가족의 장남 기우 역을 맡았다. 이번 영화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 그는 “현장에 있을 때도 긴장됐지만, 지금 이 자리도 너무 긴장된다”며 “‘옥자’ 시사회가 끝나고 뒷풀이에서 저녁을 먹을 때 감독님이 앞으로 ‘뭐 할 거야?’라고 하시더라. 운동 열심히 할 거라고 했더니 운동은 나중에 하고 마른 체형을 유지하면 좋겠다고 했다. ‘함께하자’는 힌트를 주신 것 같았다. 얼마 후 ‘기생충’을 같이 하자고 제안을 주셨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우식은 “‘옥자’ 때는 봉 감독님과 처음이라 부담감이 많아서 놀지 못했다. 이번에는 두 번째 만남이라서 좀 더 편해졌다. 감독님은 뭘해도 좋게 만들어주신다. ‘이렇게 하면 실수하는 것 아닌가?’하는 생각이 없어질 정도로 여러 가지 시도를 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이선균은 “술을 마실 때 원래 1차에서는 잘 안 취하는데 봉 감독님과 처음 마신 날만큼은 취했다. 감독님과 송강호 선배님께 연신 고맙다고 인사했다. 출연을 결정하고 대본을 받았는데 생각보다 분량이 많지 않아서 ‘리액션이 과하지 않았나’ 싶었다”며 최우식이 언급한 ‘분량’에 대해 농담을 섞어 웃음을 안겼다.
또한 이선균은 “‘끝까지 간다'(2014) 때 칸에 초청을 받았지만 사정상 가지 못했다. 이번에 처음으로 갈 것 같다”며 “그런데 최우식보다 분량이 적다”고 말했다. 송강호도 “이선균이 최우식보다 분량은 굉장히 적지만 즐겁게 작업했다”고 말해 또 한 번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기우의 동생 기정을 연기한 박소담도 “작품 활동을 안하고 있을 때 ‘기생충’ 출연 제의를 받았는데 얼떨떨하고 믿기지 않았다. 송강호 선배님의 딸로 나온다고 해서 그 부분이 가장 끌렸다. 굉장히 벅차 올랐다”라며 “시나리오를 읽고 나서 우식 오빠 보다는 비중이 적지만 너무 재밌을 것 같았다. 같은 구성원의 두 가족이 만나서 우리가 살아가는 삶을 보여 준다는 게 흥미로웠다”고 말했다.
이처럼 이날 제작보고회에서는 ‘분량’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오고갔다. 그만큼 배우들이 영화를 끌고 가는 힘이 크다. 봉 감독도 자신이 ‘칸’에서 수상할 가능성은 적다면서도 “배우들이 수상할 확률이 높다”고 자신했다.
이어 “평범한 사람과 부유한 사람이 마주칠 기회는 의외로 적다. 누가 경계를 쳐놓지는 않지만 암묵적으로 공간이 나눠진다. 그러나 기우가 박사장 네 과외 선생님으로 가게 되면서 경계선이 허물어지고 영화의 모든 사건이 시작된다. 기우가 움직이면서 두 공간의 대비가 필요했다. 극과 극의 공간이 필요해서 직접 설계했다. 크기의 차이부터 어마어마하기 때문에 영화를 보면 더 생생하게 차이를 볼 수 있을 것 같다”며 기대감을 높였다.
봉 감독은 “영화가 훌륭하다면 그건 배우들의 힘이 컸기 때문이다. 이런 배우들과 언제 또 찍어볼까 싶다. 분량 얘기가 나와서 페이지 수를 공개해야 하나 싶다. 하지만 그럴 필요가 없는 것이, 요즘 말로 ‘케미’라고 하나. 워낙 화학작용이 대단했다. 마치 하나의 덩어리 같았다. 송강호 선배가 중심에서 잘 이끌어 주셔서 내가 그다지 할 일이 없었다. 부드럽고 유연하게 톱니바퀴처럼 굴러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웠다”고 말했다.
‘기생충’은 칸 영화제에서 경쟁 부문 공식 상영을 마치고, 국내에서는 5월 말 개봉한다.
노규민 기자 pressgm@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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