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하진 기자]
JTBC ‘SKY 캐슬’ 방송화면 캡처. /
JTBC ‘SKY 캐슬’ 방송화면 캡처. /
뜨거운 인기를 얻은 JTBC 금토드라마 ‘SKY 캐슬'(극본 유현미, 연출 조현탁)이 지난 1일 막을 내렸다. 캐슬에 사는 네 가족들은 끊임없는 사건·사고를 통해 깨달음을 얻었다. 더 이상 타인의 시선에 신경 쓰지 않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삶을 살아가기로 했다. 경험을 통해 성장한 이들은 비로소 활짝 웃었다.

이날 방송은 김주영(김서형)과 한서진(염정아)의 대화로 시작했다. 교도소에 수감된 주영은 면회를 온 서진에게 “혜나를 죽인 건 우리 둘”이라고 말했다. 서진도 부정할 수 없었다. 집으로 돌아온 그는 자신이 그동안 혜나에게 얼마나 큰 상처를 줬는지 떠올렸고, 참회의 눈물을 흘렸다. 이후 남편 강준상(정준호)에게 먼저 “혜나를 보러 가자”고 제안했다. 서진과 준상, 예서(김혜윤)와 예빈(이지원)은 환하게 웃고 있는 혜나의 사진 옆에 자신들의 가족사진을 뒀다. 서진은 “미안하다”고 사과했고 예서는 자신의 자퇴 소식을 알렸다. 예빈은 “반에서 7등 했다. 언니 말대로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며 눈물을 삼켰다. 준상은 아무 말도 못하고 가슴 아파했다. 그 뒤로 준상의 어머니 윤 여사(정애리)도 꽃을 들고 혜나를 찾았다.

JTBC ‘SKY 캐슬’ 방송화면 캡처. /
JTBC ‘SKY 캐슬’ 방송화면 캡처. /
◆ 사라진 피라미드, 웃음꽃 활짝

자퇴 후 혼자 공부를 시작한 예서의 표정은 한결 밝아졌다. 쫓기듯 공부했던 과거와는 완전히 달랐다. 서진 역시 마찬가지. 그는 촘촘한 예서의 공부 계획표를 보고 “널널하게 다시 짜는 게 좋다”고 했다. 딸을 서울대 의대에 보내는 게 인생 최대 목표였던 옛날의 서진은 없었다. 준상은 병원을 그만뒀고, 캐슬에서도 떠났다.

우주(찬희)도 자퇴를 결심했다. 혜나를 죽인 누명을 쓰고 구치소에 있다 풀려난 그는 “나를 되돌아볼 시간이 필요하다는 걸 알았다”고 했다. 이수임(이태란)과 황치영(최원영)은 놀랐지만 아들의 선택을 존중해주기로 했다. 우주는 유럽으로 여행을 떠났고 수임은 ‘안녕 스카이캐슬’이라는 책을 완성했다.

아이들과 집을 나갔던 노승혜(윤세아)는 차민혁(김병철)에게 ‘아이들을 억압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아내고 다시 돌아왔다. 승혜는 “아이들을 위해서 한 일인데 ‘아빠가 없는 게 행복하다’는 말을 들었을 때 얼마나 가슴 아팠는지 모른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민혁도 울음을 터뜨렸다. 민혁의 성공지상주의를 상징했던 집 한복판의 피라미드는 사라졌고, 대신 웃음꽃이 폈다. 민혁은 세리(박유나)에게 춤을 배우고 같이 요리를 하는 등 큰 변화를 보여줬다. 승혜 역시 활짝 웃으며 가족들을 바라봤다.

우양우(조재윤)와 진진희(오나라)도 아들 수한(이유진)과 오붓한 시간을 보냈다. 양우는 “특목고에 가지 않아도 좋다”고 했고 진희는 아들에게 “엄마가 가장 잘 한 일은 수한이를 낳은 것이다. 사랑한다”고 말했다.

내내 ‘SKY 캐슬’을 무겁게 짓눌렀던 팽팽한 긴장감과 사람들의 사나운 얼굴, 불안한 표정이 모두 사라졌다. 시청자들도 바뀐 이들의 일상을 들여다보며 같이 웃었다.

하지만 어딘가에서 또 다른 욕망이 꿈틀대고 있다는 여지를 남겼다. 서진의 집에 또 다른 엄마가 이사왔고 그는 수임과 승혜, 진희 앞에서 자녀 교육 문제에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서진과 주영을 만났던 은행의 VVIP 행사는 또 열렸고, 여전히 입시 코디네이터를 고르기 위해 많은 엄마들이 참석했다. 표독스러운 주영의 얼굴에서 마침표를 찍으며 생각할거리를 던졌다.

JTBC ‘SKY 캐슬’ 방송화면 캡처. /
JTBC ‘SKY 캐슬’ 방송화면 캡처. /
◆ 끝까지 빛난 배우들의 열연

캐슬의 변화가 중심이 된 마지막 회에서도 배우들의 연기는 빛났다. 깊이 뉘우치고 훈훈하게 마무리 짓는 과정이 자칫 허무하게 느껴질 수도 있으나, 중심을 잡는 베테랑 연기자들의 호흡 조절이 이를 막았다.

수임의 집에서 모여 식사를 하는 서진과 승혜, 진희. 이들은 처음으로 감정을 숨기지 않고 진짜 웃음으로 서로를 마주했다. 반면 구치소에서 딸 케이(조미녀)와 조 선생(이현진)을 만난 주영은 조용히 눈물을 흘렸다.

빈틈없는 모습으로 위풍당당하게 주영을 표현한 김서형은 변화를 온몸으로 느끼면서도 절제된 울음으로 마지막까지 보는 이들을 숨죽이게 했다. 염정아 역시 혜나를 생각하며 괴로워하고, 윤 여사를 바라보며 옅은 미소를 짓는 등 복잡한 감정을 오가면서도 흐트러지지 않고 극을 잘 이끌었다. 첫 회부터 끝까지 모자라거나 흘러 넘치지 않게 한서진을 표현했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