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하진 기자]
사진제공=MBC ‘PD 수첩’
사진제공=MBC ‘PD 수첩’
MBC 시사교양프로그램 ‘PD수첩’이 조계종의 큰스님인 설정 총무원장과 현응 교육원장의 비위(非違)를 조명한다. 방송을 앞두고 방송금지가처분 신청이 제기되는 등 조계종 측의 강한 반발이 있었지만, 1일 법원은 이를 기각하는 판결을 내렸다. 이날 오후 11시 10분 방송은 차질 없이 전파를 탈 예정이다.

‘PD수첩’ 제작진은 설정 총무원장, 현응 교육원장을 둘러싼 숨겨진 처와 자식, 학력 위조, 사유재산 소유, 성폭력 등 불교계 큰스님들을 둘러싼 갖가지 의혹들을 파헤친다.

설정 스님에 대한 의혹은 총무원장 선거 과정에서 본격적으로 제기됐다. 숨겨진 처자식(은처자), 학력 위조, 사유재산 등 세 가지 의혹이다.ㅤ

‘PD수첩’ 제작진은 설정 스님이 딸로 지목되는 전 씨에게 돈을 10여 년간 송금해 온 통장 계좌 내역을 확보했다. 계좌 송금 내역은 설정 스님과 전 씨와의 관계를 풀 수 있는 핵심 증거로, 설정 스님과 친인척 명의로 여러 차례 거액이 전 씨에게 송금된 사실을 확인했다. 사찰 명의로도 입금됐다고 한다.

학력 위조 의혹 역시 집중 취재했다. 설정 스님은 수십 년 동안 서울대 출신이라고 밝혔다. 서울대 측이 ‘서울대에 입학 졸업한 사실이 없다’고 밝히자, 설정 스님은 서울대를 다닌 적 없다는 것을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소문이 난 것은 ‘와전’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설정 스님은 스스로 자필 이력서에 ‘서울대 수료’라고 썼다. 자신의 대담집에서도 10여 쪽에 걸쳐 서울대 입학과 대학 생활에 대해 상세히 기술했고 서울대에서 촬영한 사진까지 제시했다. ‘PD수첩’ 제작진은 “많은 불교 신도들은 설정 스님이 서울대를 나온 스님이라는 사실을 믿고 따랐다. 설정 스님은 여전히 진정한 사과를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PD수첩’ 측은 “한국 불교계 대표 큰스님들을 둘러싼 비위 행위에 대한 진위를 검증하고, 이를 통해 조계종을 포함한 불교의 현주소를 짚겠다”고 밝혔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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