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손예지 기자]
JTBC ‘그냥 사랑하는 사이’에서 이강두 역을 맡았던 가수 겸 배우 2PM 이준호 / 사진제공=JYP엔터테인먼트
JTBC ‘그냥 사랑하는 사이’에서 이강두 역을 맡았던 가수 겸 배우 2PM 이준호 / 사진제공=JYP엔터테인먼트
가수 겸 배우 2PM 이준호가 JTBC ‘그냥 사랑하는 사이(이하 그사이)’에서 연기 호흡을 맞춘 배우 나문희에게 “착하게 잘한다”는 칭찬을 들었다며 웃음 지었다. 2일 오전 서울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텐아시아와 가진 인터뷰에서다.

이준호가 타이틀롤로 극을 이끈 ‘그사이’는 붕괴사고에서 극적으로 살아남은 두 남녀가 서로의 상처를 보듬어가는 과정을 그린 드라마다. 이준호는 사고로 꿈을 잃고 뒷골목을 전전하는 남자 이강두를 맡아 열연했다. 나문희는 그런 이강두에게 불법으로 마약성 진통제를 파는 할멈을 연기했다. 작품 속에서 이강두와 할멈은 서로의 비밀을 하나씩 공유한, 나이를 초월한 친구 같은 사이였다.

이준호는 “나문희 선생님과 작품에서 만난 건 처음이었다”며 영화 ‘아이 캔 스피크’(2017)와 코믹 연기를 선보인 MBC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2006)으로 나문희를 기억했다고 했다. “우리가 나문희 선생님에게 떠올리는 이미지와 ‘그사이’ 속 할멈은 너무 달랐다. 할멈이 북한 사투리를 쓰며 대사를 하는데 거기서 내가 전혀 예상치 못한 느낌을 받았다. 덕분에 ‘나도 더 잘해봐야지’라는 생각이 들면서 설레기도 했다”며 “그래서인지 나문희 선생님과 연기할 때 강두의 캐릭터가 더 솔직하게 그려졌다. 선생님 앞에서는 더 어리광도 피우고 깊은 이야기도 할 수 있어 재밌었다”고 떠올렸다.

“착하게 잘한다”는 칭찬을 들은 적도 있다고 했다. 이준호는 “처음에는 잘하면 잘하는 건데, 착하게 잘하는 건 뭘까? 궁금했다. 실은 아직도 그 답을 찾고 있다”고 덧붙여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아직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강두를 꾸밈없이, 진실되게 연기하려고 노력한 점을 좋게 봐주신 것 같다”고 고마워했다.

이준호와 나문희 / 사진제공=JTBC ‘그냥 사랑하는 사이’ 방송화면
이준호와 나문희 / 사진제공=JTBC ‘그냥 사랑하는 사이’ 방송화면
2013년 영화 ‘감시자들’로 처음 연기를 시작해 6년차 배우가 된 이준호는 나문희에게 깊은 감명을 받은 듯 했다. 그는 “내가 앞으로 연기를 오래 할 수 있다면 선생님처럼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했다.

이준호는 나문희에 대해 “안목이 좋고 세련된 사람”이라며 “툭툭 던지는 말이 재밌다. 나에게도 벽을 세우지 않고 대해주셨다. 한번은 대기실에 문을 열고 들어갔는데 ‘밖에 비오니?’ 물으셨다. ‘그쳤는데요?’ 하니까 ‘대사 연습한 거야’ 이러셨다. 그렇게 둘이 헤어 스타일링과 메이크업을 받으면서 자연스럽게 대사 연습을 했다”고 말했다. 또 “그런 와중에 상대 배우를 배려하는 마음도 깊으시다. 내가 피곤할까봐 ‘우리 맞춰보자’는 말을 많이 하지 않으셨다. 그래서 선생님이 혼자 대사 연습을 하면 내가 다가가서 맞춰드렸다. 그만큼 연기를 오래 하셨는데도 촬영하다가 NG가 나면 곧바로 ‘죄송하다’고 사과하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본받아야 할 자세라고 생각한다”고 존경심을 표했다.

이준호가 ‘그사이’를 촬영하며 가장 치유 받은 순간도 나문희와 함께 한 장면이다. 이준호는 “극 중 할멈이 돌아가시고 혼자 할멈을 회상하는 신이 있었다. 의자에 할멈과 강두가 나란히 앉아 이야기를 하는데, 할멈이 ‘다른 사람 신경쓰지 말고 네 멋대로 해라’고 한다. 선생님의 얼굴을 보면서 그 대사를 듣는데 눈물이 핑 돌았다. 눈빛만으로 상대방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 그게 바로 선생님의 능력”이라고 엄지를 추켜세웠다.

손예지 기자 yeji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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