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현지민 기자]
동현배: 캐스팅됐다는 얘길 듣고 처음에는 꿈만 같았다. 매니저에게 ‘내가 된 것 맞느냐’ ‘계약서에 도장 확실히 찍었느냐’고 몇 번을 물어봤다. 촬영 준비를 하면서도 ‘중간에 잘리면 어떡하지’라고 걱정했다. 촬영을 하면서는 무조건 ‘피해는 주지 말자’는 생각으로 임했다.
10. 오디션을 보고 발탁이 됐는데 어떤 매력이 통했을까?
동현배: ‘최고의 한방’ 공개오디션 첫날 첫 번째 남자였다. 오디션에서 연습생 드릴 역과 톱스타 MJ 역의 지정대본이 있었다. 내가 톱스타 역은 아닌 것 같아서 드릴 역의 대본을 읽었는데 혀가 꼬여버렸다. 망한 거다. 실망하고 서 있는데 서수민 PD님이 ‘오래 기다리셨죠. 하나 더 해보실래요?’라고 물었다. 한 번 더 받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고 서수민, 유호진 PD님 두 분을 웃겼다. 운이 좋았다.
10. 랩을 하는 연습생 역에다 코미디 연기까지 선보여야 했는데 어떻게 준비했나?
동현배: 웃기려고 노력하진 않았다. 진지하게 연기를 하다 보니 주면에서 재미있다고 해줬다. 힙합 제스처를 연구하기 위해 주변 형들의 움직임을 관찰했고 현직 아이돌들의 영상도 많이 봤다.
10. 함께 데뷔를 꿈꾸는 이지훈 역의 김민재와 자주 붙어있었다. 실제로도 많이 친해졌나?
동현배: 어제도 메시지를 보냈다. 나이 차이가 꽤 나는 동생이지만 친구 역이라 편해져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첫 만남부터 친구하자고 제안했다. 함께 술을 마시며 더 가까워졌다.
10. 동고동락한 4인방 중 가장 큰 형이었는데 동생들이 잘 따르던가?
동현배: 촬영 중간에 함께 밥도 먹으며 친하게 지냈다. 내가 형이라 점심값을 내곤 했는데 차태현 형님이 ‘왜 네가 사냐, 쟤들이 너보다 돈 훨씬 더 많이 번다’고 놀렸다.(웃음) 넷이 함께 있으면 웃음이 났다. 특히 극 중에서도 티격태격했던 세영이랑은 첫 회식 때부터 앙숙이 됐다. 내가 ‘너 진짜 죽을래’라고 하면 세영이가 ‘죽여라 죽여라’라고 하는 식이다. 유호진 PD님이 ‘너넨 계속 그렇게 지내라’고 했다.
10. 선배 차태현이 ‘최고의 한방’ 공동 연출자로 나섰다. 연기 도움을 받았나?
동현배: 차태현 형님을 만나고 롤모델이 바뀌었다. 모든 스태프와 배우들을 챙겨주고 화를 낸 적도 없다. 자신의 스케줄을 마치고 눈이 빨개져서 현장에 도착했는데도 항상 웃으면서 연기 지도를 해줬다. 안쓰러울 정도였지만 멋있었다. 연기를 지도해줄 때에도 혼을 내지 않고 내 의견을 많이 들어주며 더 좋은 방향을 위해 조언해주는 선배다. 술을 마신 후 진지하게 농담하는 모습이 얼마나 웃기는지 모른다. 일로나 인간적으로나 많이 배우고 싶다.
10. 작품 속 드릴은 무대 공포증을 극복하고 데뷔했다. 배우로서 아킬레스건이 있다면?
동현배: 감독님 울렁증이 있었다. ‘컷’ 소리가 나면 괜히 죄책감이 들고 두려웠다. 지금은 괜찮다. 내가 연기에 확신이 있고 자신감이 있으면 극복할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했고 연습에 몰두했다. 데뷔 초엔 누군가에게 잘 보이려고 연기를 했던 것 같다. 그러다 보니 카메라 앞에서 몸이 굳어버렸다. 지금은 내가 준비한 걸 충분히 보여주자는 마음이다.
10. 2011년에 데뷔했지만 빅뱅 멤버 태양의 형으로 더 알려졌다.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셀럽’의 이미지가 강했다. 이젠 ‘배우’가 된 느낌인가?
동현배: 이번 한 작품을 통해 많이 보여줬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하지만 주변의 칭찬을 들으며 조금은 실감한다. 배우가 폭넓은 연기를 하기 위해선 인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인지도를 위해 연기를 하고 싶진 않다. 아직까지는 함께 일하는 스태프들과 동료 배우들에게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크다.
10. 유쾌한 매력을 보여줬는데 남들이 모르는 반전 매력이 있다면?
동현배: 켈리그라피를 한다. 알파벳 D까지 쓸 줄 안다.(웃음) 4개월 전에 시작했는데 ‘최고의 한방’에 출연하게 되면서 잠깐 접었다. 다시 시작하려고 한다. 원래 글씨 쓰는 걸 좋아하는 편이다. 이번에 촬영 마친 후에도 감독님과 동료들에게 손편지를 썼다.
10. 자신이 생각하는 삶의 방향은?
동현배: 30대 초반엔 조바심이 있었다. 오디션을 볼 땐 항상 몸에 힘이 들어갔다. 지금도 여유가 생긴 건 아니지만 조금은 연기를 즐길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이제 시작이라 거창한 꿈을 꾸기엔 민망하지만 내 연기를 보고 ‘잘 하는 구나’ 생각해주는 사람이 생긴다면 좋겠다. 이름 앞에 ‘배우’라는 호칭이 어색하지 않은 사람이고 싶다.
현지민 기자 hhyun418@tenasia.co.kr
지난 7월 22일 종영한 KBS2 ‘최고의 한방’은 죽은 줄 알았던 과거의 톱스타가 살아 돌아오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다. 현재의 청춘과 과거의 청춘이 소통하는 독특한 구조 안에서 각각 다른 상황에 놓인 청춘들의 매력이 눈길을 끌었다. 그 중에서 동현배는 데뷔를 꿈꾸는 만년 연습생 드릴 역으로 존재감을 과시했다. 특유의 허세로 똘똘 뭉쳐있지만 무대 공포증이라는 반전 고질병을 앓고 있는 인물이다. 동현배는 데뷔 당시 ‘감독님 울렁증’을 앓았단다. 극 중 캐릭터가 공포증을 극복하고 데뷔에 성공했듯 동현배 역시 울렁증을 떨쳐냈다. 잘 보이기 위한 연기가 아니라 스스로 인정할 수 있는 연기를 하게 된 결과다.10. 그간 조연이나 단역을 맡다가 극에 재미를 더하는 큰 역을 맡았다. 걱정과 기대가 함께 있지 않았나?
동현배: 캐스팅됐다는 얘길 듣고 처음에는 꿈만 같았다. 매니저에게 ‘내가 된 것 맞느냐’ ‘계약서에 도장 확실히 찍었느냐’고 몇 번을 물어봤다. 촬영 준비를 하면서도 ‘중간에 잘리면 어떡하지’라고 걱정했다. 촬영을 하면서는 무조건 ‘피해는 주지 말자’는 생각으로 임했다.
10. 오디션을 보고 발탁이 됐는데 어떤 매력이 통했을까?
동현배: ‘최고의 한방’ 공개오디션 첫날 첫 번째 남자였다. 오디션에서 연습생 드릴 역과 톱스타 MJ 역의 지정대본이 있었다. 내가 톱스타 역은 아닌 것 같아서 드릴 역의 대본을 읽었는데 혀가 꼬여버렸다. 망한 거다. 실망하고 서 있는데 서수민 PD님이 ‘오래 기다리셨죠. 하나 더 해보실래요?’라고 물었다. 한 번 더 받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고 서수민, 유호진 PD님 두 분을 웃겼다. 운이 좋았다.
10. 랩을 하는 연습생 역에다 코미디 연기까지 선보여야 했는데 어떻게 준비했나?
동현배: 웃기려고 노력하진 않았다. 진지하게 연기를 하다 보니 주면에서 재미있다고 해줬다. 힙합 제스처를 연구하기 위해 주변 형들의 움직임을 관찰했고 현직 아이돌들의 영상도 많이 봤다.
10. 함께 데뷔를 꿈꾸는 이지훈 역의 김민재와 자주 붙어있었다. 실제로도 많이 친해졌나?
동현배: 어제도 메시지를 보냈다. 나이 차이가 꽤 나는 동생이지만 친구 역이라 편해져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첫 만남부터 친구하자고 제안했다. 함께 술을 마시며 더 가까워졌다.
10. 동고동락한 4인방 중 가장 큰 형이었는데 동생들이 잘 따르던가?
동현배: 촬영 중간에 함께 밥도 먹으며 친하게 지냈다. 내가 형이라 점심값을 내곤 했는데 차태현 형님이 ‘왜 네가 사냐, 쟤들이 너보다 돈 훨씬 더 많이 번다’고 놀렸다.(웃음) 넷이 함께 있으면 웃음이 났다. 특히 극 중에서도 티격태격했던 세영이랑은 첫 회식 때부터 앙숙이 됐다. 내가 ‘너 진짜 죽을래’라고 하면 세영이가 ‘죽여라 죽여라’라고 하는 식이다. 유호진 PD님이 ‘너넨 계속 그렇게 지내라’고 했다.
10. 선배 차태현이 ‘최고의 한방’ 공동 연출자로 나섰다. 연기 도움을 받았나?
동현배: 차태현 형님을 만나고 롤모델이 바뀌었다. 모든 스태프와 배우들을 챙겨주고 화를 낸 적도 없다. 자신의 스케줄을 마치고 눈이 빨개져서 현장에 도착했는데도 항상 웃으면서 연기 지도를 해줬다. 안쓰러울 정도였지만 멋있었다. 연기를 지도해줄 때에도 혼을 내지 않고 내 의견을 많이 들어주며 더 좋은 방향을 위해 조언해주는 선배다. 술을 마신 후 진지하게 농담하는 모습이 얼마나 웃기는지 모른다. 일로나 인간적으로나 많이 배우고 싶다.
10. 작품 속 드릴은 무대 공포증을 극복하고 데뷔했다. 배우로서 아킬레스건이 있다면?
동현배: 감독님 울렁증이 있었다. ‘컷’ 소리가 나면 괜히 죄책감이 들고 두려웠다. 지금은 괜찮다. 내가 연기에 확신이 있고 자신감이 있으면 극복할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했고 연습에 몰두했다. 데뷔 초엔 누군가에게 잘 보이려고 연기를 했던 것 같다. 그러다 보니 카메라 앞에서 몸이 굳어버렸다. 지금은 내가 준비한 걸 충분히 보여주자는 마음이다.
10. 2011년에 데뷔했지만 빅뱅 멤버 태양의 형으로 더 알려졌다.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셀럽’의 이미지가 강했다. 이젠 ‘배우’가 된 느낌인가?
동현배: 이번 한 작품을 통해 많이 보여줬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하지만 주변의 칭찬을 들으며 조금은 실감한다. 배우가 폭넓은 연기를 하기 위해선 인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인지도를 위해 연기를 하고 싶진 않다. 아직까지는 함께 일하는 스태프들과 동료 배우들에게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크다.
10. 유쾌한 매력을 보여줬는데 남들이 모르는 반전 매력이 있다면?
동현배: 켈리그라피를 한다. 알파벳 D까지 쓸 줄 안다.(웃음) 4개월 전에 시작했는데 ‘최고의 한방’에 출연하게 되면서 잠깐 접었다. 다시 시작하려고 한다. 원래 글씨 쓰는 걸 좋아하는 편이다. 이번에 촬영 마친 후에도 감독님과 동료들에게 손편지를 썼다.
10. 자신이 생각하는 삶의 방향은?
동현배: 30대 초반엔 조바심이 있었다. 오디션을 볼 땐 항상 몸에 힘이 들어갔다. 지금도 여유가 생긴 건 아니지만 조금은 연기를 즐길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이제 시작이라 거창한 꿈을 꾸기엔 민망하지만 내 연기를 보고 ‘잘 하는 구나’ 생각해주는 사람이 생긴다면 좋겠다. 이름 앞에 ‘배우’라는 호칭이 어색하지 않은 사람이고 싶다.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