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하진 기자]
차지연, 뮤지컬 ‘마타하리’ 공연 장면 / 사진제공=EMK뮤지컬컴퍼니
차지연, 뮤지컬 ‘마타하리’ 공연 장면 / 사진제공=EMK뮤지컬컴퍼니
웅장한 무대에 한 번, 긴박하게 흘러가는 스토리에 두 번, 배우들의 비장함에 압도당한다.

뮤지컬 ‘마타하리’가 지난 16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개막했다. 지난해 초연에 이어 다시 관객 앞에 섰다. 초연이 끝나기도 전에 이번 공연을 준비한 만큼 완성도와 전체적인 구성이 탄탄해졌다.

‘마타하리’는 전쟁의 비극 속 죽음을 불사한 마타하리와 아르망의 사랑 이야기를 조명한다.

우선 관객들은 장면마다 달라지는 무대에 시선을 빼앗긴다. 1차 세계대전이라는 시대적 배경을 무대의 웅장함으로 표현했다. 전쟁의 비참함을 과하지도, 덜하지도 않게 적절히 묘사했다. 무엇보다 장면 전환이 물 흐르듯 암전 없이 이뤄져 몰입을 깨지 않는다. 풍요로운 빛의 도시인 파리가 어둠으로 물드는 전쟁의 참혹함을 한눈에 볼 수 있다는 것, 분명 ‘마타하리’만의 백미다.

재연에는 드라마적인 요소도 강화했는데, 마타하리가 스파이가 된 이유부터 생존을 위해 치열하게 살아온 삶도 적절히 풀어냈다. 호불호가 갈린 초연의 플래쉬백과 극중극 형식을 걷어내고 시간의 흐름에 따라, 인물들의 대사만으로 상황을 전달했다. 덕분에 관객들의 몰입은 더 높아졌다.

임슬옹, 뮤지컬 ‘마타하리’ 공연 장면 / 사진제공=EMK뮤지컬컴퍼니
임슬옹, 뮤지컬 ‘마타하리’ 공연 장면 / 사진제공=EMK뮤지컬컴퍼니
여기에 아르망은 순수하고 사랑스러운 면 대신 거침없는 반항아적 성격을 강화했다. 이로써 냉철하고 완벽한 라두 대령과의 대립도 한층 돋보였다. 마타하리를 사이에 두고 그려내는 삼각관계도 극의 재미를 높인다.

지난 18일 무대에 오른 차지연과 임슬옹, 문종원 등은 작품이 전하는 메시지를 잘 구현했다. 힘 넘치고 깊이 있는 차지연의 카리스마는 여전했고, 데뷔 후 첫 뮤지컬 도전인 임슬옹의 변신도 주목할 만했다.

‘마타하리’는 오는 8월 6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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