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수경 기자]
역주행의 형태도 다양해지는 추세다.
역주행이라는 단어가 대중에게도 널리 알려지게 된 계기는 걸그룹 EXID의 ‘위아래’로 꼽힌다. ‘위아래’는 3주간의 방송 활동에도 아무런 반응이 오지 않았지만, 활동 종료 후 경기도 파주의 한 위문 공연에서 찍힌 하니의 직캠으로 그 해 하반기를 휩쓸게 됐다. 직캠처럼 온라인상의 짧은 영상이나 ‘짤방’으로 알려진 또 다른 케이스는 이애란의 ‘백세인생’이다. 이애란은 2015년 ‘~라고 전해라’라는 인터넷 짤방으로 역주행 히트를 기록했다.
이후 역주행은 지상파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서도 일어났다. MBC ‘무한도전’을 통해 알려졌던 자이언티의 ‘양화대교’, 혁오의 ‘위잉위잉’, ‘스타오디션-위대한 탄생3’을 통해 알려졌던 한동근의 ‘이 소설의 끝을 다시 써보려 해’가 그 예다.
지난해 명실상부 ‘역주행의 아이콘’으로 떠올랐던 뮤지션은 볼빨간사춘기였다. 지난해 8월 29일 발매된 정규 앨범 ‘Full Album RED PLANET’ 타이틀곡 ‘우주를 줄게’가 한달 뒤 임창정의 장기 집권을 꺾고 멜론 차트에서 1위를 차지하며 각종 음원 차트에서 대대적 지각 변동을 일으킨 것. 볼빨간사춘기 또한 KBS2 ‘유희열의 스케치북’에 출연했지만, 예능이 아닌 음악 프로그램에 출연해 대중들의 귀를 사로잡았다는 점과 재미 요소까지 갖췄다는 점에서 기존의 역주행과 궤를 달리했다.
여기서의 재미는 ‘웃김’이 아닌 ‘공감’에서 오는 재미다. ‘우주를 줄게’는 기발한 재치가 반짝이는 가사로 가득한 곡이다. ‘인공위성처럼 네 주윌 마구 맴돌려 해’, ‘어제는 / 지나간 행성에다가 그대 이름 새겨 놓았죠’와 같은 노랫말은 평범하지 않다. 동시에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을 때 사람들이 가지는 보편적 정서를 건드리며 공감을 자아낸다. 이처럼 속내를 재밌게 표현해주는 곡에 사람들은 열광했다. 그간의 역주행 곡과는 달리 ‘우주를 줄게’와 더블 타이틀곡 ‘나만 안되는 연애’가 1년이 다 되어가는 21일 현재까지도 멜론 일간 차트 30위권에 안착할 수 있었던 이유다.
공감의 재미를 갖춘 역주행의 또다른 예는 신현희와김루트의 ‘오빠야’였다. 2015년 2월 발매된 ‘오빠야’는 지난 1월 20일 엠넷 차트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함과 동시에, 국내 음원 차트 상위권에 안착하며 ‘오빠야’ 돌풍을 불러 일으켰다. ‘오빠야’ 또한 흔한 짝사랑의 감정을 노래한다. 그러나 표현과 멜로디는 흔하지 않다. ‘오빠야’로 포문을 열더니, ‘혼자 끙끙 앓다가 죽어버릴 것만 같아서 얘기를 한다’라는 가사와 호흡을 이루며 흘러가는 멜로디는 짝사랑으로 앓고 있던 사람들에게 어떤 통쾌함까지 선사한다. 이것이 ‘오빠야’만의 재미다.
올해 초엔 ‘기획성 역주행’ 또한 새롭게 나타났다. 지난 11일 멜론·벅스·지니·올레뮤직 등의 실시간 차트 100위 안에 진입한 벤의 ‘잘해준 것밖에 없는데’이 그 예다. ‘잘해준 것 밖에 없는데’는 덜 알려진 아티스트의 숨은 명곡을 재조명하기 위해 기획된 모바일 음악 예능 방송 ‘어마어마한 라이브’에서 지난 9일 소개된 후 7년 만에 차트 순위권에 오르게 됐다. 이는 대중들이 즐겨 보는 지상파 프로그램이 아닌 모바일 플랫폼에서도 역주행이 탄생할 수 있음을 반증했다.
이후엔 팬덤과 대중이 결합한 역주행이 등장했다. 바로 Mnet ‘프로듀스101 시즌2’에 출연했으나 안타깝게 떨어진 강동호·최민기·김종현 연습생이 소속된 그룹 뉴이스트의 ‘여보세요’다. ‘여보세요’는 2013년 공개된 곡이지만, 21일 오전 7시 기준 멜론 차트 4위를 차지하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여보세요’의 역주행은 재데뷔를 간절히 원했음에도 간발의 차로 떨어진 뉴이스트 멤버들에 대해 대중들이 공감했다는 의미도 내포돼있다.
강태규 대중음악평론가는 “최소 1만 명이 모여야 역주행이 일어난다고 본다. 그만큼 공감의 진폭이 중요하다”며 “뉴이스트의 스토리가 가진 감동의 맥이 팬들은 물론 대중들에까지 닿았기 때문에 역주행이 일어났다”고 설명했다.
김수경 기자 ksk@tenasia.co.kr
역주행이라는 단어가 대중에게도 널리 알려지게 된 계기는 걸그룹 EXID의 ‘위아래’로 꼽힌다. ‘위아래’는 3주간의 방송 활동에도 아무런 반응이 오지 않았지만, 활동 종료 후 경기도 파주의 한 위문 공연에서 찍힌 하니의 직캠으로 그 해 하반기를 휩쓸게 됐다. 직캠처럼 온라인상의 짧은 영상이나 ‘짤방’으로 알려진 또 다른 케이스는 이애란의 ‘백세인생’이다. 이애란은 2015년 ‘~라고 전해라’라는 인터넷 짤방으로 역주행 히트를 기록했다.
이후 역주행은 지상파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서도 일어났다. MBC ‘무한도전’을 통해 알려졌던 자이언티의 ‘양화대교’, 혁오의 ‘위잉위잉’, ‘스타오디션-위대한 탄생3’을 통해 알려졌던 한동근의 ‘이 소설의 끝을 다시 써보려 해’가 그 예다.
지난해 명실상부 ‘역주행의 아이콘’으로 떠올랐던 뮤지션은 볼빨간사춘기였다. 지난해 8월 29일 발매된 정규 앨범 ‘Full Album RED PLANET’ 타이틀곡 ‘우주를 줄게’가 한달 뒤 임창정의 장기 집권을 꺾고 멜론 차트에서 1위를 차지하며 각종 음원 차트에서 대대적 지각 변동을 일으킨 것. 볼빨간사춘기 또한 KBS2 ‘유희열의 스케치북’에 출연했지만, 예능이 아닌 음악 프로그램에 출연해 대중들의 귀를 사로잡았다는 점과 재미 요소까지 갖췄다는 점에서 기존의 역주행과 궤를 달리했다.
여기서의 재미는 ‘웃김’이 아닌 ‘공감’에서 오는 재미다. ‘우주를 줄게’는 기발한 재치가 반짝이는 가사로 가득한 곡이다. ‘인공위성처럼 네 주윌 마구 맴돌려 해’, ‘어제는 / 지나간 행성에다가 그대 이름 새겨 놓았죠’와 같은 노랫말은 평범하지 않다. 동시에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을 때 사람들이 가지는 보편적 정서를 건드리며 공감을 자아낸다. 이처럼 속내를 재밌게 표현해주는 곡에 사람들은 열광했다. 그간의 역주행 곡과는 달리 ‘우주를 줄게’와 더블 타이틀곡 ‘나만 안되는 연애’가 1년이 다 되어가는 21일 현재까지도 멜론 일간 차트 30위권에 안착할 수 있었던 이유다.
공감의 재미를 갖춘 역주행의 또다른 예는 신현희와김루트의 ‘오빠야’였다. 2015년 2월 발매된 ‘오빠야’는 지난 1월 20일 엠넷 차트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함과 동시에, 국내 음원 차트 상위권에 안착하며 ‘오빠야’ 돌풍을 불러 일으켰다. ‘오빠야’ 또한 흔한 짝사랑의 감정을 노래한다. 그러나 표현과 멜로디는 흔하지 않다. ‘오빠야’로 포문을 열더니, ‘혼자 끙끙 앓다가 죽어버릴 것만 같아서 얘기를 한다’라는 가사와 호흡을 이루며 흘러가는 멜로디는 짝사랑으로 앓고 있던 사람들에게 어떤 통쾌함까지 선사한다. 이것이 ‘오빠야’만의 재미다.
올해 초엔 ‘기획성 역주행’ 또한 새롭게 나타났다. 지난 11일 멜론·벅스·지니·올레뮤직 등의 실시간 차트 100위 안에 진입한 벤의 ‘잘해준 것밖에 없는데’이 그 예다. ‘잘해준 것 밖에 없는데’는 덜 알려진 아티스트의 숨은 명곡을 재조명하기 위해 기획된 모바일 음악 예능 방송 ‘어마어마한 라이브’에서 지난 9일 소개된 후 7년 만에 차트 순위권에 오르게 됐다. 이는 대중들이 즐겨 보는 지상파 프로그램이 아닌 모바일 플랫폼에서도 역주행이 탄생할 수 있음을 반증했다.
이후엔 팬덤과 대중이 결합한 역주행이 등장했다. 바로 Mnet ‘프로듀스101 시즌2’에 출연했으나 안타깝게 떨어진 강동호·최민기·김종현 연습생이 소속된 그룹 뉴이스트의 ‘여보세요’다. ‘여보세요’는 2013년 공개된 곡이지만, 21일 오전 7시 기준 멜론 차트 4위를 차지하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여보세요’의 역주행은 재데뷔를 간절히 원했음에도 간발의 차로 떨어진 뉴이스트 멤버들에 대해 대중들이 공감했다는 의미도 내포돼있다.
강태규 대중음악평론가는 “최소 1만 명이 모여야 역주행이 일어난다고 본다. 그만큼 공감의 진폭이 중요하다”며 “뉴이스트의 스토리가 가진 감동의 맥이 팬들은 물론 대중들에까지 닿았기 때문에 역주행이 일어났다”고 설명했다.
김수경 기자 ks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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