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조현주 기자]
‘옥자’ 안서현
‘옥자’ 안서현
영화 ‘옥자’(감독 봉준호)가 스펙터클하고 험난한 칸 입성기를 치렀다. 우여곡절 끝에 베일을 벗은 ‘옥자’에 대한 평가는 대부분 호의적이었다.

‘옥자’는 제 70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 초청작으로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봉준호 감독이 ‘설국열차’(2013) 이후 4년 만에 내놓는 신작이자 미국 동영상 스트리밍 업체인 넷플릭스의 첫 칸 경쟁부문 진출작이라는 점에서 그렇다.

전통적인 극장 개봉 방식이 아닌 온라인 스트리밍을 통해 공개되는 ‘옥자’에 대한 프랑스 영화계에 대한 반발이 거셌다. 프랑스극장연합회(FNCF)는 비극장 상영 영화에 대한 경쟁 부문 초청을 반대했다. 결국 칸 국제영화제는 내년부터 프랑스 극장에 배급되는 영화만이 경쟁 부문에 초청되는 원칙을 만들었다.

칸 국제영화제가 개막한 뒤에도 시련은 계속됐다. 경쟁 부문 심사위원장인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은 “황금종려상 혹은 다른 영화상 수상작을 대형 스크린에서 볼 수 없다는 건 상상하기 어렵다”며 “유일한 해법은 새 플랫폼이 기존 룰을 수용하고 준수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심사위원인 윌 스미스는 “넷플릭스는 우리 아이들의 영화에 대한 이해의 폭을 크게 넓혀줬다”며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과 대립 구도를 형성했다.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의 말이 화제가 되자 그는 “나 뿐 아니라 심사위원 누구도 넷플릭스 영화를 차별하지 않을 것”이라며 “경쟁부문에 초청된 19편의 영화의 예술적인 면을 공정하게 심사할 것”이라고 입장을 다시 전했다.

험난한 칸 신고식은 끊이지 않았다. ‘옥자’의 기자 시사회에서도 문제가 발생했다. 19일(현지시간) 오전 8시 30분 프랑스 칸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옥자’가 상영 됐으나 8분 만에 스크린이 꺼졌다가 10분 뒤 상영이 재개됐다. 영화 상영 도중 관객석에서 야유와 박수가 나온 것. 이 같은 소동은 ‘옥자’가 넷플릭스 제작 영화라서 몇몇 관객들이 상영을 방해한 것으로 보도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는 시작부터 스크린 상단 장막이 다 올라가지 않아 영상 상단을 가리고 영화가 상영이 되면서 일어난 일이었다. 일부 관객들은 박수와 야유를 보내 영화를 제대로 상영하라는 신호를 보냈다. 칸 조직위원회 측은 공식 홈페이지에 기술적인 문제로 영화 초반 상영이 몇 분간 중단되었다고 사과의 말을 남겼다.

‘옥자’ 포스터
‘옥자’ 포스터
‘옥자’는 모험기다. 비밀을 간직한 채 태어난 거대한 ‘슈퍼 돼지’ 옥자가 뉴욕으로 납치됐다. 옥자와 강원도 산골에서 10년간 함께 자란 소녀 미자(안서현)가 가족과도 같은 소중한 옥자를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강원도 산골에서 미국 뉴욕까지, 긴 여정을 떠난 미자와 어렵사리 칸에 입성한 ‘옥자’는 아이러니하게도 그 궤도를 같이한다.

기자시사회 이후 진행된 간담회에서 봉준호 감독은 영화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어떤 분들은 내 영화의 장르 구분을 포기하고 ‘봉준호 장르’라고 불러주는 분들도 있는데 그것이 가장 큰 찬사다”고 말했다.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의 발언에 대해서는 “어떻게든 영화를 언급해주셔서 감사하다. 어릴 때부터 그 분의 영화를 보고 자랐다. 정말 좋아하는 분이다. 우리 영화를 뭐라고 말해도 좋다”고 여유 있는 모습을 보였다.

‘옥자’ 상영 이후 영국의 가디언지, 미국 버라이어티 등 외신들은 일제히 호평을 남겼다. ‘옥자’의 스펙터클한 여정이 수상으로 이어질지도 관심이 모아진다. 황금종려상 수상은 28일 열리는 폐막식에서 공개된다.

한편 ‘옥자’는 6월 29일(한국시간)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에 동시 공개된다. 국내에서는 같은 날 극장 개봉한다.

조현주 기자 jhjdh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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