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조현주 기자]
최민식 / 사진=쇼박스 제공
최민식 / 사진=쇼박스 제공
‘타이밍이 절묘하네~’

배우 최민식도 예상하지 못했다. 그는 오는 5월 9일 조기 대선을 앞두고 선거와 관련된 작품인 ‘특별시민’(감독 박인제)을 대중들에게 내놨다. 차기 대권을 노리고 헌정 사상 최초로 3선에 도전하는 현 서울시장 변종구(최민식)의 이야기를 담은 ‘특별시민’은 대한민국에서 본격적으로 선거전을 다룬 영화다. 최민식은 시나리오 초기 단계부터 참여했다. “드라마가 좋더라. 작품의 소재로 한 번 즈음 다뤄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정치인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바로 선거에요. 생사가 달려 있잖아요. 그 중요한 이벤트를 나름대로 비틀고 유머러스하게, 우리식의 정치영화로 만들어보자는 생각이었죠. 외국의 훌륭한 정치영화만 부러워할 것이 아니라 우리도 한 번 제대로 만들어보자는 취지로 의기투합했어요.”

최민식이 연기한 변종구는 정치9단이다. 서울을 사랑하는, 발로 뛰는 서울시장이지만 어느 정치인보다도 최고 권력을 지향하고 이미지 관리에 철저하다. 선거 공작의 일인자인 선거대책본부장 심혁수(곽도원)를 파트너로 삼고, 패기 넘치는 젊은 광고 전문가 박경(심은경)을 영입해 선거를 승리로 이끌기 위해 노력한다.

최민식이 주목한 지점은 바로 ‘말’이다. 연설문을 직접 쓰고 외워서 연기했다. 후보자들 간의 TV토론 역시 애드리브로 진행해 현장감을 살렸다. “연설문 장면은 한 번 찍었는데, 내가 못 견디겠더라. 양해를 구하고 한 회차를 더 찍었다”면서 관록의 정치인인 변종구에 몰입하기 위한 노력을 전했다.

다이나믹 듀오와는 ‘죽일놈’ 무대를 함께 꾸미기도 했다. “내가 잘할게”라며 무릎을 꿇는 최민식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그는 “‘죽일놈’은 변종구의 쇼타임에 아주 적절한 가사였다. 내가 비전문가니까 다이나믹 듀오가 직접 개사까지 해왔다”라며 고마움을 드러냈다.

“그게 힙합정신인가요? 다이나믹 듀오는 굉장히 열려 있었어요. 본인들과 나이 차이도 있고, 가요계 선배도 아닌데 만난지 한 시간 정도 지난 뒤 곧바로 형님이라고 부르더라고요. 그러면서 느낌대로 움직이라고 조언도 해줬죠. 바로 적응했죠.(웃음) 마치 오래전부터 알아온 동네 후배들 같은 느낌을 받았어요.”

최민식 / 사진=쇼박스 제공
최민식 / 사진=쇼박스 제공
현 시점에 개봉하는 것에 대해서는 ‘양날의 검’이라고 표현했다. 시나리오를 기획 했을 때 이런 시국이 오고, 또 현 시점에 개봉한다는 거 자체를 생각조차 못했다. 최민식은 “시국과 얽혀 있는 영화다. 지금 국민들이 대통령 후보로 누구를 뽑아야 할지 많은 고민을 하고 있을 텐데, 이 영화가 도움을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물론 이 영화가 지침서는 아니에요. 하나의 상업영화죠. 요즘은 전 국민들이 정치에 관심이 높잖아요. 전문가 수준이죠. 본의 아니게 ‘특별시민’이 지금 개봉을 하게 됐는데, 그저 작은 도움이라도 됐으면 좋겠어요. 영화로서 과장되고 부자연스러운 모습들도 있지만 현실과 흡사한 부분도 많거든요. 그걸 관객들과 공유하고 싶어요.”

“바구니에 한 가득씩 담고 싶었다”는 최민식이지만 “‘하우스 오브 카드’처럼 시리즈물로 나아갈게 아닌 이상 한계가 있더라. 다른 외화에서 발췌한 것은 없다. 한국에서 살면서 느꼈던 정치 이야기를 잘 조합하려고 했는데 당연히 아쉬운 점도 많다”고 토로했다. 그렇지만 “‘특별시민’이 현실에 바닥을 붙인 정치 영화의 출발점이 됐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시즌2에 대해서도 “미드처럼 촘촘하게 그릴 역량은 충분하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조현주 기자 jhjdh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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