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현지민 기자]
차주영: 체감하고 있다. 아직 차주영이라는 배우보다는 극 중 캐릭터인 최지연 아나운서로 봐주시더라. 신기한 게, 아주 어린 아기들부터 어르신들까지 다 알아봐준다.
10. 아나운서 역할이었다. 전문성이 드러나는 부분은 적었지만, 준비는 철저히 하지 않았을까.
차주영: 두 세 장면 정도 아나운서로서의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 장면이 있었다. 연기 선생님이 아는 아나운서를 소개받았다. 발음부터 발성 등 아나운서처럼 보이기 위해서 준비를 꽤 했었다. 부각된 장면이 많지 않아서 아쉽긴 했지만, 그때 배웠던 발성이 연기하는 데 있어서도 도움이 되더라.
10. 속물근성이 다분한 캐릭터였다. 재벌남을 잡기 위해 오래 사귄 남자친구를 모질게 차버렸다. 캐릭터 이해에 힘든 부분은 없었나?
차주영: 효상(박은석)의 배경에 끌렸던 건 사실이지만, 재력만 쫓았던 것은 아니다. 감독님, 은석 오빠와도 얘기를 많이 나눴는데 우리는 서로를 진심으로 생각했던 거다. 물론, 지연이가 애매하게 양다리를 걸쳤던 건 잘못된 일이다. 나 역시 대본을 보며 ‘만날 거면 차라리 과거를 깨끗하게 정리해야지’라고 생각했는데, 주변 여자 선배들이 ‘못된 마음은 아니었을 거다. 충분히 그럴 수 있는 상황이다’라며 이해를 시켜줬다. 내가 몰입을 못할까봐 도움을 주신 거다.
10. 어쨌든 지연이 태양(현우)를 차버렸기 때문에 ‘아츄커플’도 탄생했다.
차주영: 맞다. 내 덕이다.(웃음) 현장에서도 현우오빠와 세영이에게 내 덕이라고 얘기한 적 있다. 현장에선 우리 셋이 화기애애했다. 나랑 세영이가 현우오빠에게 ‘저렇게 전 여친 주변을 서성이냐’고 장난도 쳤다.
10. 54부작 긴 호흡의 드라마였다. 많은 선배 배우들과 연기하며 느낀 점이 많을 것 같다.
차주영: 이 전에 몰랐던 재미를 느끼게 해준 작품이었다. tvN ‘치즈인더트랩(이하 치인트)’이 공식적인 데뷔작인데, 그땐 내가 아무것도 몰랐다. 이번엔 선배들이 대사를 하는 방법, 행동, 애드리브, 현장을 케어 하는 방법 등 다양한 걸 보면서 많이 배웠다. 나는 정말 복이 많은 사람이었다. 이렇게 좋은 선배들과 한 작품에서 호흡을 했다는 게 행복하다. 특히 박준금 선배에게 도움을 많이 받았다. 내가 너무 긴장해서 감독님이 촬영 방향을 바꾸자고 제안했는데, 박준금 선배가 나를 토닥이고 감독님께 ‘긴장해서 그렇다. 잘 할 수 있다’고 전해줬다.
10. 많은 커플들을 보면서 아쉬움은 없었을까. 극 중 지연과 효상은 그리 달달한 커플이 아니었다.
차주영: 감독님께도 비슷한 말을 한 적이 있다. 우리도 커플인데 왜 아무 에피소드가 없냐고.(웃음) 하지만 비즈니스처럼 보여야 하는 관계였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부분이었다. 실제로는 은석 오빠와 친남매처럼 친하게 지냈다. 오빠가 애드리브로 분위기도 화기애애하게 만들어줬다.
10. 고민이 많았을 것 같은데, 생각한 만큼 캐릭터가 잘 표현됐나?
차주영: 최지연이라는 인물은 누구나 탐냈을 법한 역할이었다. 다채로운 연기를 보여줄 수 있는 상황이었으니까. 맡은 바를 잘 해내야겠다는 생각은 했지만 작품을 통해 이름을 알리고 싶다는 욕심은 없었다. 그저 선배들이랑 친해지고 싶었다. 그런 인간관계가 내 자신감도 키워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 점에서 만족한다.
10. 지난해 ‘치인트’를 통해 연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연기전공은 아니었다고.
차주영: 처음부터 배우라는 직업에 뜻이 있던 게 아니라 어떤 말을 하기 조심스럽다. 자연스럽게 여기까지 흘러오긴 했지만 연기에 대해 쉽게 생각한 건 절대 아니다. 어렸을 때부터 캐스팅 제안을 종종 받았었다. 대학 졸업 후 진로를 결정하는 시기에도 제안을 받았는데, 당시 나이가 25살이었다. 20대 중반이 되니 새로운 도전을 해보고 싶은 마음이 컸다. 그래서 덤볐다. 사실 속으론 배우에 대한 막연한 꿈이 있었던 것 같다.
10. 처음 카메라 앞에 섰던 순간은 어땠을까?
차주영: 핸드폰 광고 촬영장이었다. 무용을 전공했는데, 카메라 앞에서 춤을 춰야하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연기에 대한 생각 없이 춤을 췄다. 전혀 떨리지 않았다. 이후에 ‘치인트’에서는 대본을 받고 감정 표현을 해야 했다. 그땐 몸이 굳어버리더라. 내가 가진 감정만으론 캐릭터를 표현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느꼈다. 노력을 많이 해야겠다고 느꼈다.
10. 떨렸던 ‘치인트’와 이번 ‘월계수’, 나아진 모습을 발견했나?
차주영: 절대 만족할 순 없지만, 전작보단 조금은 나아진 것 같다. ‘치인트’ 때는 무서워서 모니터도 못 하겠더라. 그래도 이번엔 내가 내 연기를 모니터하며 나아갈 방향을 분석할 수 있었다. 그래도 여전히 민망하긴 했다.
10. 연기적 고민이 깊어지는 만큼 스트레스도 있을 것 같다. 조바심은 없을까.
차주영: 당연히 스트레스는 많지만, 그런 것에 얽매이진 않으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늦게 시작한 만큼 누구보다 더 많이 노력해야한다는 사실은 인지하지만 스트레스에 갇혀있는 것도 좋은 영향은 아닐 것 같다. 모든 감각을 열어두고 다양한 걸 느끼려고 한다. 예전엔 영화를 보면 관객의 입장에서 마냥 비판도 하고 팬심도 가졌었는데, 이젠 그게 힘들다.
10. ‘치인트’, ‘월계수’ 두 작품에서 모두 도도한 캐릭터를 연기해서 그런지 ‘차도녀’ 이미지가 있다. 대중들이 모르는 반전매력이 있다면? 청국장을 즐긴다거나.
차주영: 청국장? 정말 좋아한다. 음식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평양냉면을 너무 사랑한다. 2년 동안 매일 먹은 적도 있다. 아마 가게 사장님이 인터뷰를 본다면 날 알 거다. 세 네 군데 가게를 다니며 맛집을 찾다가 1년 정도는 한 가게에 꽂혀서 그 집만 갔다. 성격이 그렇다. 노래 하나에 꽂히면 몇 개월을 한 노래만 듣는다.
10. 평양냉면이 해장에 좋다더라. 혹시 술도 즐기는지?
차주영: 잘 마시진 못하는데 분위기를 좋아하는 편이다. 오히려 혼술은 종종 한다. 냉면도 혼자 먹는 거다. 고기도 혼자 구워 먹는다. 나 혼자서 되게 잘한다. 여행도 혼자 다닌다. 독립적이고 자주적인 스타일이다.
10. 이제 봄이다. 혼자 여행을 계획하고 있진 않을까?
차주영: 가고 싶은데 여유가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우선 취미생활부터 다시 시작하려고 한다. ‘월계수’ 들어가기 전에 기타랑 첼로를 막 배우기 시작했었는데 작품 시작하면서 못 했었다. 다시 시작하려고 한다. 전공했던 무용도 그렇고, 기회가 닿는 대로 다양한 걸 하고 싶다.
10. 매력이 가득한 배우가 될 것 같은 기분이다.
차주영: 감정의 폭이 큰 배우이고 싶다. 내가 느끼는 것들을 보는 사람들도 같이 느낄 수 있는 연기를 하고 싶다.
현지민 기자 hhyun418@tenasia.co.kr
취업 후 가난한 취준생인 남자친구를 매몰차게 차버렸다. 대기업 미사어패럴의 사장을 꾀어 결혼도 했다. 시어머니 앞에서도 할 말은 다 내뱉었다. 참 얄미운 캐릭터다. 지난달 화제 속에 종영한 KBS2 주말드라마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 속 최지연 아나운서 말이다. 하지만 최지연을 연기한 배우 차주영은 도도한 외모와 달리 털털하고 유쾌했다. 이제 막 드라마 두 작품을 마친 신예지만 걱정보단 용기가 앞섰다. 두려움보단 기대감이 더 컸다. 차주영의 제1막이 이제 시작된다.10. 인기 드라마에서 얄미우면서도 예쁜 역할로 눈길을 끌었다. 주변 반응이 달라진 걸 느끼나?
차주영: 체감하고 있다. 아직 차주영이라는 배우보다는 극 중 캐릭터인 최지연 아나운서로 봐주시더라. 신기한 게, 아주 어린 아기들부터 어르신들까지 다 알아봐준다.
10. 아나운서 역할이었다. 전문성이 드러나는 부분은 적었지만, 준비는 철저히 하지 않았을까.
차주영: 두 세 장면 정도 아나운서로서의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 장면이 있었다. 연기 선생님이 아는 아나운서를 소개받았다. 발음부터 발성 등 아나운서처럼 보이기 위해서 준비를 꽤 했었다. 부각된 장면이 많지 않아서 아쉽긴 했지만, 그때 배웠던 발성이 연기하는 데 있어서도 도움이 되더라.
10. 속물근성이 다분한 캐릭터였다. 재벌남을 잡기 위해 오래 사귄 남자친구를 모질게 차버렸다. 캐릭터 이해에 힘든 부분은 없었나?
차주영: 효상(박은석)의 배경에 끌렸던 건 사실이지만, 재력만 쫓았던 것은 아니다. 감독님, 은석 오빠와도 얘기를 많이 나눴는데 우리는 서로를 진심으로 생각했던 거다. 물론, 지연이가 애매하게 양다리를 걸쳤던 건 잘못된 일이다. 나 역시 대본을 보며 ‘만날 거면 차라리 과거를 깨끗하게 정리해야지’라고 생각했는데, 주변 여자 선배들이 ‘못된 마음은 아니었을 거다. 충분히 그럴 수 있는 상황이다’라며 이해를 시켜줬다. 내가 몰입을 못할까봐 도움을 주신 거다.
10. 어쨌든 지연이 태양(현우)를 차버렸기 때문에 ‘아츄커플’도 탄생했다.
차주영: 맞다. 내 덕이다.(웃음) 현장에서도 현우오빠와 세영이에게 내 덕이라고 얘기한 적 있다. 현장에선 우리 셋이 화기애애했다. 나랑 세영이가 현우오빠에게 ‘저렇게 전 여친 주변을 서성이냐’고 장난도 쳤다.
10. 54부작 긴 호흡의 드라마였다. 많은 선배 배우들과 연기하며 느낀 점이 많을 것 같다.
차주영: 이 전에 몰랐던 재미를 느끼게 해준 작품이었다. tvN ‘치즈인더트랩(이하 치인트)’이 공식적인 데뷔작인데, 그땐 내가 아무것도 몰랐다. 이번엔 선배들이 대사를 하는 방법, 행동, 애드리브, 현장을 케어 하는 방법 등 다양한 걸 보면서 많이 배웠다. 나는 정말 복이 많은 사람이었다. 이렇게 좋은 선배들과 한 작품에서 호흡을 했다는 게 행복하다. 특히 박준금 선배에게 도움을 많이 받았다. 내가 너무 긴장해서 감독님이 촬영 방향을 바꾸자고 제안했는데, 박준금 선배가 나를 토닥이고 감독님께 ‘긴장해서 그렇다. 잘 할 수 있다’고 전해줬다.
10. 많은 커플들을 보면서 아쉬움은 없었을까. 극 중 지연과 효상은 그리 달달한 커플이 아니었다.
차주영: 감독님께도 비슷한 말을 한 적이 있다. 우리도 커플인데 왜 아무 에피소드가 없냐고.(웃음) 하지만 비즈니스처럼 보여야 하는 관계였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부분이었다. 실제로는 은석 오빠와 친남매처럼 친하게 지냈다. 오빠가 애드리브로 분위기도 화기애애하게 만들어줬다.
10. 고민이 많았을 것 같은데, 생각한 만큼 캐릭터가 잘 표현됐나?
차주영: 최지연이라는 인물은 누구나 탐냈을 법한 역할이었다. 다채로운 연기를 보여줄 수 있는 상황이었으니까. 맡은 바를 잘 해내야겠다는 생각은 했지만 작품을 통해 이름을 알리고 싶다는 욕심은 없었다. 그저 선배들이랑 친해지고 싶었다. 그런 인간관계가 내 자신감도 키워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 점에서 만족한다.
차주영: 처음부터 배우라는 직업에 뜻이 있던 게 아니라 어떤 말을 하기 조심스럽다. 자연스럽게 여기까지 흘러오긴 했지만 연기에 대해 쉽게 생각한 건 절대 아니다. 어렸을 때부터 캐스팅 제안을 종종 받았었다. 대학 졸업 후 진로를 결정하는 시기에도 제안을 받았는데, 당시 나이가 25살이었다. 20대 중반이 되니 새로운 도전을 해보고 싶은 마음이 컸다. 그래서 덤볐다. 사실 속으론 배우에 대한 막연한 꿈이 있었던 것 같다.
10. 처음 카메라 앞에 섰던 순간은 어땠을까?
차주영: 핸드폰 광고 촬영장이었다. 무용을 전공했는데, 카메라 앞에서 춤을 춰야하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연기에 대한 생각 없이 춤을 췄다. 전혀 떨리지 않았다. 이후에 ‘치인트’에서는 대본을 받고 감정 표현을 해야 했다. 그땐 몸이 굳어버리더라. 내가 가진 감정만으론 캐릭터를 표현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느꼈다. 노력을 많이 해야겠다고 느꼈다.
10. 떨렸던 ‘치인트’와 이번 ‘월계수’, 나아진 모습을 발견했나?
차주영: 절대 만족할 순 없지만, 전작보단 조금은 나아진 것 같다. ‘치인트’ 때는 무서워서 모니터도 못 하겠더라. 그래도 이번엔 내가 내 연기를 모니터하며 나아갈 방향을 분석할 수 있었다. 그래도 여전히 민망하긴 했다.
10. 연기적 고민이 깊어지는 만큼 스트레스도 있을 것 같다. 조바심은 없을까.
차주영: 당연히 스트레스는 많지만, 그런 것에 얽매이진 않으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늦게 시작한 만큼 누구보다 더 많이 노력해야한다는 사실은 인지하지만 스트레스에 갇혀있는 것도 좋은 영향은 아닐 것 같다. 모든 감각을 열어두고 다양한 걸 느끼려고 한다. 예전엔 영화를 보면 관객의 입장에서 마냥 비판도 하고 팬심도 가졌었는데, 이젠 그게 힘들다.
10. ‘치인트’, ‘월계수’ 두 작품에서 모두 도도한 캐릭터를 연기해서 그런지 ‘차도녀’ 이미지가 있다. 대중들이 모르는 반전매력이 있다면? 청국장을 즐긴다거나.
차주영: 청국장? 정말 좋아한다. 음식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평양냉면을 너무 사랑한다. 2년 동안 매일 먹은 적도 있다. 아마 가게 사장님이 인터뷰를 본다면 날 알 거다. 세 네 군데 가게를 다니며 맛집을 찾다가 1년 정도는 한 가게에 꽂혀서 그 집만 갔다. 성격이 그렇다. 노래 하나에 꽂히면 몇 개월을 한 노래만 듣는다.
10. 평양냉면이 해장에 좋다더라. 혹시 술도 즐기는지?
차주영: 잘 마시진 못하는데 분위기를 좋아하는 편이다. 오히려 혼술은 종종 한다. 냉면도 혼자 먹는 거다. 고기도 혼자 구워 먹는다. 나 혼자서 되게 잘한다. 여행도 혼자 다닌다. 독립적이고 자주적인 스타일이다.
10. 이제 봄이다. 혼자 여행을 계획하고 있진 않을까?
차주영: 가고 싶은데 여유가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우선 취미생활부터 다시 시작하려고 한다. ‘월계수’ 들어가기 전에 기타랑 첼로를 막 배우기 시작했었는데 작품 시작하면서 못 했었다. 다시 시작하려고 한다. 전공했던 무용도 그렇고, 기회가 닿는 대로 다양한 걸 하고 싶다.
10. 매력이 가득한 배우가 될 것 같은 기분이다.
차주영: 감정의 폭이 큰 배우이고 싶다. 내가 느끼는 것들을 보는 사람들도 같이 느낄 수 있는 연기를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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