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손예지 기자]
‘라디오스타’ 조우종, 한석준 / 사진제공=MBC
‘라디오스타’ 조우종, 한석준 / 사진제공=MBC
이렇게 웃길 줄 몰랐다.

딱딱하고 똑똑하고 냉정하고 바르기만 할 것 같았다. 아나운서 하면 대중이 떠올리는 이미지이다. 그래서 조우종과 한석준이 프리랜서를 선언한 모양이다. ‘친근’과는 거리가 먼 ‘완벽한 사람’이라는 이미지에 갇히기에, 두 사람은 훨씬 더 털털하고 솔직하고 웃겼다.

지난 23일 방송된 MBC ‘라디오스타’는 ‘4대보험은 끝났다! 구직자들’특집으로 꾸며졌다. KBS를 떠나온 전(前) 아나운서 김현욱, 이지연, 한석준, 조우종이 게스트로 출연했다.

오랜 시간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대중과 만나온 김현욱과 이지연 말고도 예능 원석이 새로 발견됐다. 바로 조우종과 한석준이다.

‘라디오스타’ 조우종 / 사진제공=MBC
‘라디오스타’ 조우종 / 사진제공=MBC
조우종은 지난 2005년 KBS 공채 31기 아나운서로 입사, KBS 예능 프로그램을 다수 이끌며 활약을 펼쳤다. 프리랜서를 선언한 것은 지난해 10월. 조우종은 현재 FNC 엔터테인먼트에 둥지를 틀었다.

사실 조우종의 행보는 일부 대중으로부터 비판을 받기도 했다. 그가 한때 연말 시상식에서 “KBS 사장이 목표”라며 KBS를 지키겠다는 의지를 보였기 때문이다. 더욱이 조우종이 프리랜서로 전향한 후, 그의 이미지나 유머 코드가 아나운서 후배이자 먼저 KBS를 떠난 전현무와 상당 부분 겹치면서 좀처럼 얼굴을 보기 힘들기도 했다.

조우종에 대한 ‘비호감’ 이미지는 ‘라디오스타’에서 확실히 잠식된 듯 하다. 이날 조우종은 김구라의 조언으로 FNC를 새 소속사로 선택하게 됐다고 밝혔다. 김구라가 “FNC에는 아이돌이 많으니 행사도 많을 것”이라고 조언했다는 것. 예상치 못한 이유에 웃음이 터졌다. 또 매니저가 생긴지 갓 일주일 된 신인 연예인으로 “매일 안부 연락을 해야 하는 거냐”고 묻는 어리바리한 모습도 그에 대한 호감을 이끌어냈다.

조우종은 앞서 ‘나 혼자 산다’에 출연해 아나운서 아닌 연예인으로서 하루 하루 불안을 겪고 있는 싱글 라이프를 공개해 주목을 받았다. “병원 가는 게 취미”라는 그의 일상은 측은지심을 불러 일으켰다. 여기에 ‘라디오스타’에서의 입담이 더해져 ‘조우종의 재발견’을 일궈냈다.

‘라디오스타’ 한석준 / 사진제공=MBC
‘라디오스타’ 한석준 / 사진제공=MBC
한석준 역시 ‘라디오스타’ 방송 후 화제의 중심에 섰다. 지난 2003년 KBS 공채 29기 아나운서로 입사, 간판 아나운서로 활약한 그는 훤칠한 외모와 차분한 진행 솜씨로 인기를 얻었다.

지난해 프리랜서로 전향한 후에는 주로 케이블채널 예능 프로그램의 진행을 맡았다. 그런 그가 오랜만에 공중파 토크 프로그램을 찾아 거침없고 솔직한 입담을 선사했다.

한석준은 이날 KBS 퇴사 이유를 “아침형 인간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털어 놓았다. 데일리 방송 진행을 위해 새벽 4시 반에 출근하라는 지시를 받았던 것. 이 에피소드는 직장인 시청자들로부터 큰 공감을 이끌어냈다. 이 외에도 결혼 생활 7년 만에 ‘돌싱(돌아온 싱글)’이 된 비하인드 등을 솔직히 고백해 눈길을 끌었다.

‘라디오스타’ 방송이 끝난 후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두 사람에 대해 “이렇게 웃길 줄 몰랐다”, “왜 프리랜서로 전향했는지 알 것 같다”, “응원하겠다”는 반응이 줄을 잇고 있다.

틀을 깨고 나온 조우종과 한석준의, 앞으로의 행보를 기대한다.

손예지 기자 yeji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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