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유진 기자]
마치 꿈속인 듯 아련한 영상과 눈 쌓인 하얀 풍경, 슬픔의 깊이를 전달하듯 동공의 흔들림까지 담아낸 클로즈업까지. ‘달의 연인’은 박시은의 안타까운 죽음마저 낭만적으로 그려냈다.
SBS 월화극 ‘달의 연인-보보경심:려'(이하 달의 연인)는 ‘그들이 사는 세상’·’그 겨울, 바람이 분다’ 등을 연출한 김규태 PD의 작품답게 극대화된 아름다움으로 시선을 끈다. 매 장면 등장하는 예쁜 풍경과 수려한 외모의 배우들, 절묘한 케미스트리 등은 조화를 이루며 작품의 영상미를 높였다.
섬세한 연출과 만난 고려시대는 보다 화려하고 이국적으로 표현돼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정통 사극엔 없는 이질적 요소인 타임슬립과 21세기 여인 해수(이지은)의 존재 역시 이러한 설정 덕분에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었다.
제작진이 공들여 완성했다는 황궁 목욕탕 ‘다미원’은 ‘달의 연인’의 영상미가 돋보이는 공간이다. ‘다미원’ 내부 한 가운데 위치한 황자들의 목욕탕은 꽃과 양초로 화려하게 장식됐고 은은한 등과 수많은 양초는 몽환적인 느낌을 준다. 여기에 복근을 드러낸 채 목욕을 즐기는 황자들의 모습이 어우러져 보는 즐거움을 더했다.
물 위에 떠다니는 장미 꽃잎과 화려하게 늘어진 커튼, 목욕 후 걸치는 가운까지 온통 레드로 장식된 황후유씨(박지영)의 개인 목욕탕은 그의 잔인하고 탐욕스러운 성격을 비주얼적으로 보여준다. 이에 목욕을 하는 황후유씨는 별다른 대사 없이 표정만으로도 음모를 꾸미는 듯 위험한 분위기를 전달해 극의 몰입도를 높인다.
해수를 향한 왕소(이준기)와 왕욱(강하늘)의 감정도 남다르게 전달된다. 해수를 바라보는 두 사람의 얼굴은 클로즈업 돼 화면을 가득 채운다. 해수를 말에 태운 채 달리던 왕소와의 첫만남도, “꼭 다른 아이 같다”며 해수를 살피던 왕욱과의 첫만남도 그랬다. 클로즈업 화면은 두 황자의 차갑고 따뜻한 성격까지 담아내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눈이 내린 뒤 더욱 로맨틱해진 화면과 배우들의 비주얼은 주요 장면에서 남다른 시너지를 발휘했다. 소복히 쌓인 눈 위에서 달콤한 한 때를 보낸 왕욱과 해수의 데이트 장면이 특히 그랬다. 서로에 대한 감정을 느끼는 두 사람의 설렘은 예쁜 풍경과 함께 보는 이들에게도 효과적으로 전달됐고 귀여운 망토를 두른 채 왕욱의 발자국을 따라 밟는 해수의 모습이 유독 아름답게 그려졌다.
비록 ‘달의 연인’에 대한 시청자들의 반응은 호불호가 갈리며 아쉬운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지만, 영상미와 어우러진 배우들의 케미스트리가 ‘꽃사극’의 참의미를 되새겨주고 있다는 점은 변함이 없다. 축구 중계와 맞물린 지난 방송분에서 소폭 상승한 시청률로 가능성을 보인 만큼 앞으로의 전개와 중반부 ‘몬스터’ 종영이 어떤 영향을 줄 지에도 귀추가 주목된다.
김유진 기자 you@tenasia.co.kr
SBS 월화극 ‘달의 연인-보보경심:려'(이하 달의 연인)는 ‘그들이 사는 세상’·’그 겨울, 바람이 분다’ 등을 연출한 김규태 PD의 작품답게 극대화된 아름다움으로 시선을 끈다. 매 장면 등장하는 예쁜 풍경과 수려한 외모의 배우들, 절묘한 케미스트리 등은 조화를 이루며 작품의 영상미를 높였다.
섬세한 연출과 만난 고려시대는 보다 화려하고 이국적으로 표현돼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정통 사극엔 없는 이질적 요소인 타임슬립과 21세기 여인 해수(이지은)의 존재 역시 이러한 설정 덕분에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었다.
물 위에 떠다니는 장미 꽃잎과 화려하게 늘어진 커튼, 목욕 후 걸치는 가운까지 온통 레드로 장식된 황후유씨(박지영)의 개인 목욕탕은 그의 잔인하고 탐욕스러운 성격을 비주얼적으로 보여준다. 이에 목욕을 하는 황후유씨는 별다른 대사 없이 표정만으로도 음모를 꾸미는 듯 위험한 분위기를 전달해 극의 몰입도를 높인다.
해수를 향한 왕소(이준기)와 왕욱(강하늘)의 감정도 남다르게 전달된다. 해수를 바라보는 두 사람의 얼굴은 클로즈업 돼 화면을 가득 채운다. 해수를 말에 태운 채 달리던 왕소와의 첫만남도, “꼭 다른 아이 같다”며 해수를 살피던 왕욱과의 첫만남도 그랬다. 클로즈업 화면은 두 황자의 차갑고 따뜻한 성격까지 담아내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김유진 기자 you@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