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현지민 기자]
정유미: 누군가 말씀을 해주시니 그제야 느낌이 온다. 연기든 뭐든 한 분야에서 10년 차면 굉장한 베테랑일 것 같은데, 그런 의미에서 보면 내 10년은 어디 갔나 싶다. 부족한 부분이 많다. 단지 여유가 생긴 것 같다. 현장에서 돌발 상황이 생겼을 때 평정심을 잘 유지한다. 물론 배우여서가 아니고 나이에서 나오는 여유인지도 모르겠다.(웃음)
10. 대중들에게 각인이 되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정유미: 무명 기간이 길어 중고 신인처럼 지냈던 것 같다. 하지만 그 긴 시간을 버틴 원동력은 나 스스로에 대한 집중력이다. 내가 바라는 꿈, 하고 싶은 것에만 집중을 했다. 사실 나는 워낙 작은 단역부터 출발을 했기 때문에 배우로서의 선이 있다고 생각했다. 매번 오디션을 봤고, 그때마다 역할에 한계를 느꼈다. 누군가의 동료, 친구, 동생, 신입사원 등이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이었으니까. 그래서 도리어 욕심이 없었다. 뜨고 안 뜨고의 개념조차 없었다.(웃음) 그냥 대사 한두 줄 더 늘어나면 좋겠다는 소박한 꿈만 꿨다.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돈을 벌수 있다는 사실 자체에 만족했다. 만약 꿈이 컸다면 진즉에 포기를 했을지도 모른다.
10. 그런 정유미에게 SBS ‘천일의 약속’이라는 작품이 찾아왔다.
정유미: ‘천일의 약속’을 하며 너무 많은 관심을 받았다. 내 자리가 아닌 것 같았고, 누군가의 사랑을 받으며 일을 한다는 게 신기했다. 동시에 쓴소리도 많이 들었다. 오히려 아무도 관심을 안 줄 때는 고민이 없었는데, 관심을 받다 보니 점점 휩쓸리게 됐다. MBC 예능 ‘우리 결혼했어요’를 하면서도 많이 흔들렸다. 예능을 하며 내 모습이 온전하게 비치길 바랐는데 의도하지 않은 방향으로 흘러가곤 했다. 그 과정에서 ‘어떻게 하면 다시 사람들의 마음을 돌릴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다 보니 나 스스로를 포장하게 됐다.
10. 역할이 점점 커질수록 주변 반응에 더 신경이 쓰였겠다.
정유미: 부담도 되고, 무게가 느껴졌다. 반응에 의해 계속해서 나를 고쳐나가려고 노력하다 보니 어느 순간 나 자신이 없어지는 느낌이 들었다. 오히려 발전에 방해를 받는 느낌. 내가 바보라서 목적의식도 없이 달려온 것이 아니지 않나. 내가 서있는 위치가 어디고, 부족한 게 어떤 건지 나 스스로 판단하고 채워나가야 하는데 말이다. 그래서 다시 ‘정유미’한테 집중하기로 했다. 미흡한 부분을 채우고 발전할 수 있는 길을 찾자고 스스로 다독이고 있다.
10. 계속 연기를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뭔가?
정유미: 주변에서 소처럼 일한다고 하더라.(웃음) 누가 강요하는 것이 아니고 스스로 그렇게 하게 된다. 기회가 닿을 때 다양하게 많이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크다. 예전에는 오디션을 통해 작품을 전전긍긍 기다려야 했다. 방송국에서 연락이 올까 봐 손에서 핸드폰을 놓을 수도 없었다. ‘천일의 약속’ 이후 쉼 없이 계속 작품을 하고 있는 것도, 시놉시스를 읽으면 그냥 연기가 하고 싶다. 이런 마음이 매번 드는 것도 신기하다.
10. 열정이 크다. 전보다 다양한 작품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행복할 것 같다.
정유미: 내가 하고 싶은 작품을 골라서 연기할 수 있는 미래를 그리고 있다. 그래도 이제는 많은 기회가 주어진다는 것에 매번 감사하다. 포스터에 얼굴이 실리고, 크레디트에 이름이 적히는 것이 아직도 신기하다.
10. 최근 비장하고 무거운 작품들을 해서 그런지, 차분한 이미지일 것 같았는데 발랄해서 놀랐다. 생활 연기도 잘 어울릴 것 같은데.
정유미: 꼭 해보고 싶다. 망가지고 풀어지는 연기를 하면 내 모습을 온전히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
10. 꿈꿔본 작품 속 캐릭터가 있다면?
정유미: 너무 많다. MBC ‘내 이름은 김삼순’의 김삼순 캐릭터가 떠오른다. 촬영이 바빠 보지는 못 했지만 tvN ‘또 오해영’도 보려고 한다. 근래 작품 중에 tvN ‘디어 마이 프렌즈’를 챙겨봤었는데, 선생님들의 연기가 너무 존경스러웠다. 대본이 없는 것처럼 너무 자연스럽게 연기를 하신다. 내가 감히 따라갈 순 없겠지만, 도전해보고 싶다.
10. 10년 후 정유미는 어떤 모습일까?
정유미: 내 10년 전을 먼저 생각하게 된다. 계약이 잘못돼 해외 촬영을 나갔었는데, 그 사이에 사무실이 없어졌다. 오디션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했다. 그때는 지금의 모습을 상상도 할 수 없었다. 10년 후 역시 예측할 수 없지만 지금보다 조금 더 여유롭고 따뜻한 사람이고 싶다. MBC ‘엄마의 정원’에서 고두심 선생님과 호흡을 맞췄었다. 선생님이 촬영장에 들어오시면 주변이 따뜻해진다. 순간 안정되고 차분해지는 느낌. 나도 부디 그런 사람이고 싶다.
현지민 기자 hhyun418@tenasia.co.kr
배우 정유미는 당근과 채찍 중에 채찍을 선택했다. 오랜 시간 연기를 했으니 스스로 인정하고 토닥일 법도 한데, 그는 “아직 많이 부족하다”라고 답한다. 끊임없이 새로운 색을 찾아 나서는 정유미가 연기자로서의 과거와 현재, 미래에 대해 입을 열었다.10. 어느덧 13년 차 배우가 됐다.
정유미: 누군가 말씀을 해주시니 그제야 느낌이 온다. 연기든 뭐든 한 분야에서 10년 차면 굉장한 베테랑일 것 같은데, 그런 의미에서 보면 내 10년은 어디 갔나 싶다. 부족한 부분이 많다. 단지 여유가 생긴 것 같다. 현장에서 돌발 상황이 생겼을 때 평정심을 잘 유지한다. 물론 배우여서가 아니고 나이에서 나오는 여유인지도 모르겠다.(웃음)
10. 대중들에게 각인이 되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정유미: 무명 기간이 길어 중고 신인처럼 지냈던 것 같다. 하지만 그 긴 시간을 버틴 원동력은 나 스스로에 대한 집중력이다. 내가 바라는 꿈, 하고 싶은 것에만 집중을 했다. 사실 나는 워낙 작은 단역부터 출발을 했기 때문에 배우로서의 선이 있다고 생각했다. 매번 오디션을 봤고, 그때마다 역할에 한계를 느꼈다. 누군가의 동료, 친구, 동생, 신입사원 등이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이었으니까. 그래서 도리어 욕심이 없었다. 뜨고 안 뜨고의 개념조차 없었다.(웃음) 그냥 대사 한두 줄 더 늘어나면 좋겠다는 소박한 꿈만 꿨다.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돈을 벌수 있다는 사실 자체에 만족했다. 만약 꿈이 컸다면 진즉에 포기를 했을지도 모른다.
10. 그런 정유미에게 SBS ‘천일의 약속’이라는 작품이 찾아왔다.
정유미: ‘천일의 약속’을 하며 너무 많은 관심을 받았다. 내 자리가 아닌 것 같았고, 누군가의 사랑을 받으며 일을 한다는 게 신기했다. 동시에 쓴소리도 많이 들었다. 오히려 아무도 관심을 안 줄 때는 고민이 없었는데, 관심을 받다 보니 점점 휩쓸리게 됐다. MBC 예능 ‘우리 결혼했어요’를 하면서도 많이 흔들렸다. 예능을 하며 내 모습이 온전하게 비치길 바랐는데 의도하지 않은 방향으로 흘러가곤 했다. 그 과정에서 ‘어떻게 하면 다시 사람들의 마음을 돌릴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다 보니 나 스스로를 포장하게 됐다.
10. 역할이 점점 커질수록 주변 반응에 더 신경이 쓰였겠다.
정유미: 부담도 되고, 무게가 느껴졌다. 반응에 의해 계속해서 나를 고쳐나가려고 노력하다 보니 어느 순간 나 자신이 없어지는 느낌이 들었다. 오히려 발전에 방해를 받는 느낌. 내가 바보라서 목적의식도 없이 달려온 것이 아니지 않나. 내가 서있는 위치가 어디고, 부족한 게 어떤 건지 나 스스로 판단하고 채워나가야 하는데 말이다. 그래서 다시 ‘정유미’한테 집중하기로 했다. 미흡한 부분을 채우고 발전할 수 있는 길을 찾자고 스스로 다독이고 있다.
10. 계속 연기를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뭔가?
정유미: 주변에서 소처럼 일한다고 하더라.(웃음) 누가 강요하는 것이 아니고 스스로 그렇게 하게 된다. 기회가 닿을 때 다양하게 많이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크다. 예전에는 오디션을 통해 작품을 전전긍긍 기다려야 했다. 방송국에서 연락이 올까 봐 손에서 핸드폰을 놓을 수도 없었다. ‘천일의 약속’ 이후 쉼 없이 계속 작품을 하고 있는 것도, 시놉시스를 읽으면 그냥 연기가 하고 싶다. 이런 마음이 매번 드는 것도 신기하다.
10. 열정이 크다. 전보다 다양한 작품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행복할 것 같다.
정유미: 내가 하고 싶은 작품을 골라서 연기할 수 있는 미래를 그리고 있다. 그래도 이제는 많은 기회가 주어진다는 것에 매번 감사하다. 포스터에 얼굴이 실리고, 크레디트에 이름이 적히는 것이 아직도 신기하다.
10. 최근 비장하고 무거운 작품들을 해서 그런지, 차분한 이미지일 것 같았는데 발랄해서 놀랐다. 생활 연기도 잘 어울릴 것 같은데.
정유미: 꼭 해보고 싶다. 망가지고 풀어지는 연기를 하면 내 모습을 온전히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
10. 꿈꿔본 작품 속 캐릭터가 있다면?
정유미: 너무 많다. MBC ‘내 이름은 김삼순’의 김삼순 캐릭터가 떠오른다. 촬영이 바빠 보지는 못 했지만 tvN ‘또 오해영’도 보려고 한다. 근래 작품 중에 tvN ‘디어 마이 프렌즈’를 챙겨봤었는데, 선생님들의 연기가 너무 존경스러웠다. 대본이 없는 것처럼 너무 자연스럽게 연기를 하신다. 내가 감히 따라갈 순 없겠지만, 도전해보고 싶다.
10. 10년 후 정유미는 어떤 모습일까?
정유미: 내 10년 전을 먼저 생각하게 된다. 계약이 잘못돼 해외 촬영을 나갔었는데, 그 사이에 사무실이 없어졌다. 오디션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했다. 그때는 지금의 모습을 상상도 할 수 없었다. 10년 후 역시 예측할 수 없지만 지금보다 조금 더 여유롭고 따뜻한 사람이고 싶다. MBC ‘엄마의 정원’에서 고두심 선생님과 호흡을 맞췄었다. 선생님이 촬영장에 들어오시면 주변이 따뜻해진다. 순간 안정되고 차분해지는 느낌. 나도 부디 그런 사람이고 싶다.
현지민 기자 hhyun418@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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