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수경 기자]
⇒ [TEN리뷰] ①에서 이어집니다.
배우들의 연기는 ‘아가씨’가 선사하는 매혹의 시작이자 끝이었다.
1500:1의 경쟁률을 뚫고 하녀 역인 ‘숙희’로 발탁된 김태리는 말간 얼굴로 대담한 연기를 해낸다. 머슴처럼 싹싹한 하녀의 모습이었다가도, 최고의 사기꾼인 백작과 거래할 정도로 발칙하다. 사랑의 전율에 순수하게 젖어드는 연기는 관객으로 하여금 숙희가 원해 마지 않는 “그 안에 든 달콤하고 부드러운 것”에 같이 입맛을 다시도록 만드는 힘이 있다.
김민희의 연기 또한 영화에 서스펜스를 더하는 주역이다. 거대한 저택에 갇혀 자란 귀족 아가씨 히데코로 변신한 김민희는 순수한 아기의 얼굴과 물새처럼 차가운 여자의 얼굴을 오간다. 일본의 귀족 아가씨를 완벽하게 체화하기 위해 일본인 선생에게 일본어와 다도, 걸음걸이 등 예절 교육을 익혔다는 김민희의 연기는 영화의 완성도를 높였다. 자분자분하게 걸음을 떼며 걷다가도, 알 수 없는 목소리로 “나의 구원자. 나의 타마코. 나의 숙희”라고 독백하는 히데코는 매혹적인 여운을 남긴다.
백작을 맡은 하정우는 ‘아가씨’의 백미다. 의외라고 생각할 정도로 이번 작품에 웃음 포인트가 많은 이유는 하정우 덕이다. 하정우는 원작 ‘핑거스미스’의 젠틀먼(영화에서 백작)을 자유자재로 갖고 놀며 능청스럽게 백작을 연기해냈다. 물 흐르듯 능글맞게 백작을 표현하며 ‘아가씨’가 주는 웃음의 대부분을 담당했지만, 그럼에도 혼자만 튀어 보이지 않도록 조화로운 그림을 완성했다.
아가씨의 후견인인 코우즈키를 맡은 조진웅은 극의 후반부로 갈수록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박 감독은 코우즈키에 관해 언론 시사회에서 “코우즈키의 캐릭터는 영화 초반에는 중요하지 않은 것처럼, 막상 별로 등장하지 않는 사람인 줄 알았는데 마지막에 아주 큰 역할을 한다. 그것이 묘미다”라고 밝힌 바 있다. 박 감독이 앞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말한 것처럼 “응축된 에너지가 터질 것 같이 무시무시한 힘을 뿜어내다가도 언제 그랬냐는 듯 섬세한 연기를 해내는” 조진웅은 외곯수에다 알 수 없는 노인인 코우즈키로 완벽하게 분해 긴장감과 스릴을 불어넣는다.
겹겹의 층으로 속살을 감싸 어디에 쨈이 숨어있을 지 모르는 페이스트리처럼, 박 감독은 ‘아가씨’에 예상치 못한 재미를 숨겨놓았다. 찾는 것은 물론 관객의 몫이다. 한 번 맛봐서는 감질맛 나는 맛에 김태리의 “두 번씩 보라”라는 당부가 떠오른다.
1일 개봉.
김수경 기자 ksk@tenasia.co.kr
배우들의 연기는 ‘아가씨’가 선사하는 매혹의 시작이자 끝이었다.
1500:1의 경쟁률을 뚫고 하녀 역인 ‘숙희’로 발탁된 김태리는 말간 얼굴로 대담한 연기를 해낸다. 머슴처럼 싹싹한 하녀의 모습이었다가도, 최고의 사기꾼인 백작과 거래할 정도로 발칙하다. 사랑의 전율에 순수하게 젖어드는 연기는 관객으로 하여금 숙희가 원해 마지 않는 “그 안에 든 달콤하고 부드러운 것”에 같이 입맛을 다시도록 만드는 힘이 있다.
김민희의 연기 또한 영화에 서스펜스를 더하는 주역이다. 거대한 저택에 갇혀 자란 귀족 아가씨 히데코로 변신한 김민희는 순수한 아기의 얼굴과 물새처럼 차가운 여자의 얼굴을 오간다. 일본의 귀족 아가씨를 완벽하게 체화하기 위해 일본인 선생에게 일본어와 다도, 걸음걸이 등 예절 교육을 익혔다는 김민희의 연기는 영화의 완성도를 높였다. 자분자분하게 걸음을 떼며 걷다가도, 알 수 없는 목소리로 “나의 구원자. 나의 타마코. 나의 숙희”라고 독백하는 히데코는 매혹적인 여운을 남긴다.
아가씨의 후견인인 코우즈키를 맡은 조진웅은 극의 후반부로 갈수록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박 감독은 코우즈키에 관해 언론 시사회에서 “코우즈키의 캐릭터는 영화 초반에는 중요하지 않은 것처럼, 막상 별로 등장하지 않는 사람인 줄 알았는데 마지막에 아주 큰 역할을 한다. 그것이 묘미다”라고 밝힌 바 있다. 박 감독이 앞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말한 것처럼 “응축된 에너지가 터질 것 같이 무시무시한 힘을 뿜어내다가도 언제 그랬냐는 듯 섬세한 연기를 해내는” 조진웅은 외곯수에다 알 수 없는 노인인 코우즈키로 완벽하게 분해 긴장감과 스릴을 불어넣는다.
겹겹의 층으로 속살을 감싸 어디에 쨈이 숨어있을 지 모르는 페이스트리처럼, 박 감독은 ‘아가씨’에 예상치 못한 재미를 숨겨놓았다. 찾는 것은 물론 관객의 몫이다. 한 번 맛봐서는 감질맛 나는 맛에 김태리의 “두 번씩 보라”라는 당부가 떠오른다.
1일 개봉.
김수경 기자 ks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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