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이은호 기자]
음원 차트에 재밌는 일이 일어났다. 29일 발표된 에디킴과 이성경의 듀엣곡 ‘내 입술 따뜻한 커피처럼’이 차트 1위에 오르면서, 그룹 샵이 부른 원곡 역시 16년 만에 차트에 진입한 것. 오전 8시 72위에 이름을 올리더니, 차트 100위 권 안에 머물러 있다.
‘내 입술 따뜻한 커피처럼’은 지난 2001년 발표된 샵의 4.5집 타이틀곡. 세련된 멜로디와 서정적인 분위기로 오랜 시간동안 음악 팬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다. 작곡가 박근태는 이 곡의 리메이크를 에디킴에게 직접 제안했고, 에디킴은 자신만의 감각적인 어쿠스틱 편곡으로 곡을 재해석했다. 여기에 섬세하면서도 담백한 이성경의 목소리가 더해져 시너지 효과를 냈다는 평이다.
16년 만의 역주행. 이토록 긴 생명력의 근원은 박근태의 창작 태도에서 나온다. 박근태는 다작과는 거리가 먼 인물. 데뷔한 지 20여 년이 지났지만 약 200곡을 발표했을 뿐이다. 비슷한 경력의 작곡가들이 800~1,000곡 가량을 발표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저하게 적은 숫자다.
자기복제에 대한 철저한 경계에서 비롯된 결과다. 박근태는 지난해 텐아시아와의 인터뷰에서 “한 곡이 히트하면 계속 비슷한 스타일로 가야한다. 그리고 같은 음악을 계속 하다 보면 그 안에 매몰될 수 있다”면서 “자기 복제에 빠지면, 그 시절에만 유행했던 작곡가로만 남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일례로 박근태가 쓴 SG워너비 ‘타임리스(Timeless)’가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뒤, 우후죽순으로 ‘소몰이 발라드’가 쏟아져 나왔다. 박근태에게도 ‘타임리스2’를 만들어 달라는 주문이 들어왔다. 그러나 그는 거절했다. 한 장르 안에 매몰되지 않기 위해서다. 당장의 저작권료는 벌지 못했지만, 음악가로서 긴 생명력을 얻었다.
실제 박근태의 작품을 살펴보면 윤미래의 ‘시간이 흐른 뒤에’, 브라운아이드소울의 ‘정말 사랑했을까’, 신화의 ‘브랜드 뉴’, 조피디의 ‘친구여’ 등 발표된 지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세련됐다’는 평을 듣는 곡들이 많다. 최근 MBC ‘무한도전’ 젝스키스 편에서 불려 화제를 모았던 ‘폼생폼사’ 역시 박근태의 작품이다.
이제 박근태는 색다른 실험에 나선다. 지난번 에릭베넷의 ‘정말 사랑했을까’ 리메이크에 이어 에디킴과 이성경의 ‘내 입술 따뜻한 커피처럼’까지, 이색적인 조합을 통해 새로운 색깔을 얻어내는 것. 지금의 박근태를 만들었던 실험과 변화, 하나에 매몰되지 않으려는 태도가, 아직까지도 유효하게 남아 앞으로의 박근태를 만들어가고 있다. 시간을 달리는 작곡가, 박근태의 다음 행보가 기대되는 이유다.
이은호 기자 wild37@tenasia.co.kr
‘내 입술 따뜻한 커피처럼’은 지난 2001년 발표된 샵의 4.5집 타이틀곡. 세련된 멜로디와 서정적인 분위기로 오랜 시간동안 음악 팬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다. 작곡가 박근태는 이 곡의 리메이크를 에디킴에게 직접 제안했고, 에디킴은 자신만의 감각적인 어쿠스틱 편곡으로 곡을 재해석했다. 여기에 섬세하면서도 담백한 이성경의 목소리가 더해져 시너지 효과를 냈다는 평이다.
자기복제에 대한 철저한 경계에서 비롯된 결과다. 박근태는 지난해 텐아시아와의 인터뷰에서 “한 곡이 히트하면 계속 비슷한 스타일로 가야한다. 그리고 같은 음악을 계속 하다 보면 그 안에 매몰될 수 있다”면서 “자기 복제에 빠지면, 그 시절에만 유행했던 작곡가로만 남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일례로 박근태가 쓴 SG워너비 ‘타임리스(Timeless)’가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뒤, 우후죽순으로 ‘소몰이 발라드’가 쏟아져 나왔다. 박근태에게도 ‘타임리스2’를 만들어 달라는 주문이 들어왔다. 그러나 그는 거절했다. 한 장르 안에 매몰되지 않기 위해서다. 당장의 저작권료는 벌지 못했지만, 음악가로서 긴 생명력을 얻었다.
실제 박근태의 작품을 살펴보면 윤미래의 ‘시간이 흐른 뒤에’, 브라운아이드소울의 ‘정말 사랑했을까’, 신화의 ‘브랜드 뉴’, 조피디의 ‘친구여’ 등 발표된 지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세련됐다’는 평을 듣는 곡들이 많다. 최근 MBC ‘무한도전’ 젝스키스 편에서 불려 화제를 모았던 ‘폼생폼사’ 역시 박근태의 작품이다.
이제 박근태는 색다른 실험에 나선다. 지난번 에릭베넷의 ‘정말 사랑했을까’ 리메이크에 이어 에디킴과 이성경의 ‘내 입술 따뜻한 커피처럼’까지, 이색적인 조합을 통해 새로운 색깔을 얻어내는 것. 지금의 박근태를 만들었던 실험과 변화, 하나에 매몰되지 않으려는 태도가, 아직까지도 유효하게 남아 앞으로의 박근태를 만들어가고 있다. 시간을 달리는 작곡가, 박근태의 다음 행보가 기대되는 이유다.
이은호 기자 wild37@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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