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하진 기자]
과거엔 좋아하는 가수의 신곡이 나오면, 레코드점에서 테이프나 CD로 된 음반을 사서 몇 번이고 반복해서 들었다. 지금처럼 모바일을 통해 단돈 몇 백원에 손쉽게 구할 수 있었던 시절이 아니라 가능했고, ’30초 미리 듣기’ 서비스도 상상할 수 없었기에 두근거리며 재생 버튼을 누를 수도 있었다.
실로 오랜만에 신보를 낸 한 뮤지션은 ‘어떻게 하면 좀 더 질 높은 노래를 만들까’ 고심하며 수정에 수정을 거듭했노라 알리며, “음악의 소비 형태가 쉽게 듣고, 접근성도 용이해지면서 많은 공을 들이지 않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많은 대중음악들이 녹음을 하는 중에 바뀌고, 결정된다”고 꼬집었다.
음악을 듣는 형태가 소장보다는 소비 쪽에 가까워지면서 10곡 이상을 가득 담아 시장에 내놓는 것 보다, 싱글을 발표하는게 이득이라고 판단했고 수록곡 보다 타이틀 넘버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음반의 트랙리스트로 마찬가지. 몇 번이고 반복해 들으며 거슬리지 않는지를 확인하고, 최대한 흐름을 방해하지 않게끔 순서를 짜는 배열에도 과거만큼 목을 메지 않는다. 음반을 통째로 1번부터 끝 트랙까지 듣는 방식이 아니라, 곡을 선택해서 듣는 쪽으로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 새 음반’ 카테고리를 선택해서 들어가지 않는 이상, 그 외의 곡들은 놓치기 십상이다.
▶ 대한민국의 아이돌化
온라인 음원시장이 열린 뒤, 버튼을 통한 음악의 주소비층은 1, 20대로 좁혀졌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음원 사이트의 상위권 역시 아이돌그룹이 차지하게 됐다. 어쩌다 아이돌이 아닌 가수가 1위를 하면, 그게 큰 화제가 될 정도로 놀라운 일로 여겨지고 있다.
많이 들으면 들을수록 순위가 올라가는 음원차트의 시스템에서, 음원시장을 쥐고 있는 세대로 이뤄진 팬덤이 탄탄한 아이돌 가수들이 장악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이는 음악의 다양화보다 차트 순위에 대한 집착을 가져왔고, 다른 나라에도 아이돌 위주의 ‘K팝’을 알리는 계기가 됐다. 해외에서는 대한민국의 아이돌 트레이닝 방식을 배우기 위해 접근하며, 이 같은 시스템을 높이 평가하지만 그렇다고 대한민국을 음악의 다양성을 추구하는 나라로 손꼽지는 않는다. 우리의 음악 산업 중심은 ‘아이돌’에 국한돼 있다. ▷ 다시 듣자, 내 추억의 노래
매일 새로운 음악으로 채워지는 음원 사이트의 ‘최신 음악’ 부문. 들을 음악이 넘쳐나고, 이를 손쉽게 들을 수도 있지만, 그럴수록 대중들은 그 옛날 자신만의 ‘추억의 노래’를 찾았다. 빠른 변화에 따른 이유 모를 헛헛함과 좀처럼 채워지지 않는 향수를 MBC ‘토토가(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 tvN ‘응팔(응답하라 1988)’이 제대로 관통하면서, 하나의 문화로 자리했다.
더불어 새롭게 떠오른 것 중 하나는 ‘차트의 역주행’이다. 대중들이 과거나 혹은 발표 당시 빛을 보지 못한 곡을 다시금 찾아 들으며 차트 안에 이름을 올리게 되는 현상을 일컫는데, ‘토토가 열풍’이었던 한동안은 90년대 음악들이 상위권을 차지하며 10대들의 귀도 열었다.
이 같은 특수를 노린 프로그램도 나왔다. JTBC에서 방영 중인 ‘투유 프로젝트-슈가맨’이 그것인데, 대놓고 역주행을 내걸었다. 한 시대를 풍미한 가수를 섭외해 현재 활동 중인 가수들이 그의 노래를 재해석해 부른다. 이를 통해 다시 음원이 나오면, 차트에 이름을 올리게 되는 식이다.
사진. 멜론, 엠넷, 벅스, 지니뮤직, MBC, JTBC
국내의 한 음원사이트를 기준으로, 2016년 1월에는 약 3만 7000곡이, 2월에는 3만 2000곡이 나왔다.(수록곡 전곡기준) 관계자에 따르면 1, 2월은 ‘음원 비수기’의 영향으로 전년도 월평균 신규곡수에 비해 70~75% 수준이다.▷ 소비와 소장가치
매일 새로운 곡들이 쏟아진다. 이 중에서 반, 혹은 그 이상이 될지도 모르는 노래들은 흘려보낼 수밖에 없다. 이는 음악이 LP로 출발해 테이프, CD를 거쳐 온라인 스트리밍으로 안착하면서 나타난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현대인이 스마트폰으로 가장 많이 하는 것 중 하나도, 검색 다음으로 ‘음악 듣기’이다. 듣고 싶은 노래를 켜고 끄는 것이 손가락 하나로 가능한 시대가 도래한 뒤부터 ‘음악을 소장한다’는 의미도 예전과는 달라졌고, 그 추억도 흐려졌다.
가수들의 인기를 가늠하는 정도 역시 ‘음반 판매량’에서 ‘특정 음원사이트의 순위’로 바뀌었다. ‘OO가 몇 만장의 음반 판매고를 올렸다’는 소식도 아주 오래전 이야기가 돼 버린 게 현실. 음악이 온라인을 통한 음원 시장에서 거래되기 시작하면서 일어난 변화이며, 시대에 바뀜에 따른 자연스러운 결과이다.
과거엔 좋아하는 가수의 신곡이 나오면, 레코드점에서 테이프나 CD로 된 음반을 사서 몇 번이고 반복해서 들었다. 지금처럼 모바일을 통해 단돈 몇 백원에 손쉽게 구할 수 있었던 시절이 아니라 가능했고, ’30초 미리 듣기’ 서비스도 상상할 수 없었기에 두근거리며 재생 버튼을 누를 수도 있었다.
실로 오랜만에 신보를 낸 한 뮤지션은 ‘어떻게 하면 좀 더 질 높은 노래를 만들까’ 고심하며 수정에 수정을 거듭했노라 알리며, “음악의 소비 형태가 쉽게 듣고, 접근성도 용이해지면서 많은 공을 들이지 않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많은 대중음악들이 녹음을 하는 중에 바뀌고, 결정된다”고 꼬집었다.
음악을 듣는 형태가 소장보다는 소비 쪽에 가까워지면서 10곡 이상을 가득 담아 시장에 내놓는 것 보다, 싱글을 발표하는게 이득이라고 판단했고 수록곡 보다 타이틀 넘버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음반의 트랙리스트로 마찬가지. 몇 번이고 반복해 들으며 거슬리지 않는지를 확인하고, 최대한 흐름을 방해하지 않게끔 순서를 짜는 배열에도 과거만큼 목을 메지 않는다. 음반을 통째로 1번부터 끝 트랙까지 듣는 방식이 아니라, 곡을 선택해서 듣는 쪽으로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 새 음반’ 카테고리를 선택해서 들어가지 않는 이상, 그 외의 곡들은 놓치기 십상이다.
▶ 대한민국의 아이돌化
온라인 음원시장이 열린 뒤, 버튼을 통한 음악의 주소비층은 1, 20대로 좁혀졌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음원 사이트의 상위권 역시 아이돌그룹이 차지하게 됐다. 어쩌다 아이돌이 아닌 가수가 1위를 하면, 그게 큰 화제가 될 정도로 놀라운 일로 여겨지고 있다.
많이 들으면 들을수록 순위가 올라가는 음원차트의 시스템에서, 음원시장을 쥐고 있는 세대로 이뤄진 팬덤이 탄탄한 아이돌 가수들이 장악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이는 음악의 다양화보다 차트 순위에 대한 집착을 가져왔고, 다른 나라에도 아이돌 위주의 ‘K팝’을 알리는 계기가 됐다. 해외에서는 대한민국의 아이돌 트레이닝 방식을 배우기 위해 접근하며, 이 같은 시스템을 높이 평가하지만 그렇다고 대한민국을 음악의 다양성을 추구하는 나라로 손꼽지는 않는다. 우리의 음악 산업 중심은 ‘아이돌’에 국한돼 있다. ▷ 다시 듣자, 내 추억의 노래
매일 새로운 음악으로 채워지는 음원 사이트의 ‘최신 음악’ 부문. 들을 음악이 넘쳐나고, 이를 손쉽게 들을 수도 있지만, 그럴수록 대중들은 그 옛날 자신만의 ‘추억의 노래’를 찾았다. 빠른 변화에 따른 이유 모를 헛헛함과 좀처럼 채워지지 않는 향수를 MBC ‘토토가(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 tvN ‘응팔(응답하라 1988)’이 제대로 관통하면서, 하나의 문화로 자리했다.
더불어 새롭게 떠오른 것 중 하나는 ‘차트의 역주행’이다. 대중들이 과거나 혹은 발표 당시 빛을 보지 못한 곡을 다시금 찾아 들으며 차트 안에 이름을 올리게 되는 현상을 일컫는데, ‘토토가 열풍’이었던 한동안은 90년대 음악들이 상위권을 차지하며 10대들의 귀도 열었다.
이 같은 특수를 노린 프로그램도 나왔다. JTBC에서 방영 중인 ‘투유 프로젝트-슈가맨’이 그것인데, 대놓고 역주행을 내걸었다. 한 시대를 풍미한 가수를 섭외해 현재 활동 중인 가수들이 그의 노래를 재해석해 부른다. 이를 통해 다시 음원이 나오면, 차트에 이름을 올리게 되는 식이다.
음악시장의 변화는 꾸준히 진행 중이다. 그 중심에 있는 음악의 디지털화가 시장 변화에 한 획을 그었다. 생활 저변에 노래가 흐르고 있어 발전을 꾀했고, 저작권 문제나 사재기 등 잡음도 초래했다. 또 다른 변화기를 맞아 그 순기능과 역기능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는 만큼, 버려야 할 것과 취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제대로 파악하고 완전하게 만들어야 할 것이다.김하진 기자 hahahajin@
사진. 멜론, 엠넷, 벅스, 지니뮤직, MBC, JTBC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