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박수정 기자]
심재원
심재원
“오리콘 1위”, “동방신기, 해외 가수 최다 DVD 1위” “엑소, 해외 남성 데뷔 최단 기간 도쿄돔 공연” 등등, 일본 내 한류의 움직임을 증명하는 각종 기록들이 있다. 모두 아티스트가 기록한 오리콘 차트나 공연 관련 기록들이 대부분이다. 그 기록을 위해 무대 뒤에서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힘쓰는 스태프들이 있다. SM 퍼포먼스 디렉터 심재원이 공연 연출가로서 또 하나의 기록을 남겼다.

심재원은 지난해 11월 6~8일 일본 도쿄돔에서 개최된 엑소의 단독콘서트 ‘엑소 플래닛 #2 -더 엑솔루션-(EXO PLANET #2 -The EXO’luXion-)’의 공연 총 연출을 담당했다. 1983년생, 당시 32세의 나이로 심재원은 도쿄돔 공연 최연소 해외 연출가로 기록을 남기게 됐다. 공연 연출은 단순히 노래의 안무를 짜는 것을 넘어 공연 전반의 스토리텔링과 영상, 조명, 카메라 등 모든 기술적인 요소를 총괄하는 방대한 작업. 심재원은 지난 2014년 동방신기 공연 ‘티스토리(T1STORY)’로 공연연출가로서 첫 발을 내딛은 1년 만에 큰 고지를 밟았다.

‘도쿄돔 공연 최연소 해외 연출가’는 가수 출신으로서 심재원의 경험과 열정 그리고 엑소가 있기에 가능한 기록이었다. 심재원은 지난 1998년 이글파이브로 데뷔한 뒤, 2002년 블랙비트로 다시 재데뷔해 활동했던 아이돌 출신이다. 비록 가수로서 활동할 때에는 괄목할만한 성과를 얻지 못했지만 그 이후 춤이라는 자신의 특기를 살렸다. 심재원은 2007년 소녀시대 ‘다시 만난 세계’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안무가의 길을 걸었다. 아티스트 출신이기에 누구보다 아티스트의 마음을 알고, 어떻게 무대에 서야 하는지 알았던 심재원은 안무가가 아닌 퍼포먼스에 관련된 모든 것을 총괄하는 퍼포먼스 디렉터라 스스로 정의하고 새로운 영역을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공연연출가로서 영역 확장도 자연스런 흐름이었다. 심재원은 최근 텐아시아와 인터뷰에서 “머릿속으로 상상을 현실 가능성 있게끔 만들어야 하니까 무대 장치, 카메라에 대한 관심, 그것을 잡아줄 조명 등등등 실현시킬 수 있는 기술들에 대해서도 관심을 많이 가지게 됐다”며 “현장 디렉팅, 스테이지 디렉팅 등등 자연스럽게 노하우가 쌓이면서 콘서트 연출까지 오게 됐다”고 전했다. 연출가의 길은 자신의 역할을 더욱 깊고 그리고 넓게 확장하고 특기를 접목하면서 만들어낸 결과물인 것.

여기에 엑소라는 걸출한 글로벌 대세와의 만남이 ‘도쿄돔 공연 최연소 해외 연출가’ 기록으로 이어졌다. 콘서트 한 회당 약 5만 명의 관객을 수용할 수 있는 도쿄돔은 그만한 관객동원력이 없으면 결코 개최할 수 없는 공연장. 일본에서도 손 꼽히는 스타들만이 도쿄돔을 개최하는 상징적인 곳이다. 엑소가 없었다면, 심재원도 자신의 열정을 도쿄돔에서 펼칠 수 없었으리라. 심재원은 “단순히 내가 잘난 게 아니라 엑소 덕분에 힘을 합쳐 좋은 무대를 만들었다”며 “지금 생각해도 꿈만 같다”고 겸손한 자세를 보이기도 했다.

퍼포먼스 디렉터로서, 공연 연출가로서, 심재원은 자신의 꿈 한 가지를 이뤘다. 그는 “어렸을 때는 과연 내가 도쿄돔 연출을 할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너무 빨리 하게 되니까 다음은 뭐할지 고민도 된다”고 도쿄돔 이후의 행보를 기대케 했다.

심재원에 대한 기대는 무엇보다 SM 아티스트들의 신뢰에서 빛이 난다. 보아는 심재원과의 호흡을 위해 자신의 콘서트를 1년 미루는 결단까지 보였으며 동방신기, 엑소 등등 모두가 심재원에 대한 믿음을 드러내고 있다. 공연뿐만 아니라 앨범 타이틀곡 안무 작업도 심재원이 직접 참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해외 안무가와의 작업을 하면서도 심재원과 협업을 펼친다. 능력, 열정 그리고 서로간의 신뢰까지 갖춰졌다. ‘도쿄돔 공연 최연소 해외 연출가’라는 기록의 비결이다.

박수정 기자 soverus@
사진. 박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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